▲세미나가 진행되고 있다. ⓒ김은애 기자

최근 이슬람권 선교 및 구호활동의 위험성 증가에 따라, (사)한국위기관리재단은 27일 오후 서울 남대문교회 알렌기념관에서 선교단체들의 대처방안을 모색하는 ‘선교 현안 긴급 진단’ 모임을 개최했다.

이날 외교부 관계자가 ‘중동지역 치안정세 및 안전 유의사항’에 대해 발표했고, 윤민우 교수(가천대 경찰안보학과 부교수)가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세력의 기원과 전략적 특성, 그리고 최근 동향에 관하여’를 제목으로 강연했다.

특히 윤 교수는 “사안의 비중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이 이슬람 극단주의에 대한 이해가 그다지 심도 있게 이루어지지 못한 경향이 있다”며 “하지만 이슬람 극단주의는 우리에게 실존하는 중요한 안보 현안”이라고 했다.

그는 “이슬람 극단주의의 사상적 기원은 십자군 전쟁과 이후 계속된 몽고침략과 지배기까지 거슬러 올라간다”며 “십자군에 의한 예루살렘 점령은 무슬림들에겐 씻을 수 없는 치욕이자 반드시 회복해야할 것이었다. 여기서 이교도 침략자들을 무슬림의 땅에서 몰아내야 한다는 지하드(성전)에 대한 관념이 중요한 사상적 토대가 됐다”고 설명했다.

▲윤민우 교수가 발제하고 있다. ⓒ김은애 기자

이어 “이슬람 극단주의의 궁극적인 목표는 이슬람 샤리아 또는 칼리프로 불리는 신정의 건설”이라며 “이 신정은 이슬람 종교가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법률, 가정생활 등 모든 인간 삶의 영역에 개입하고 통제하는 정체를 의미한다”고도 했다.

윤 교수는 “현실적으로 이 이슬람 신정에 가장 가까운 사례는 탈레반 정권 지배 하의 아프가니스탄이다. 살라피 극단주의자들의 주장에 따르면, 이 이슬람 신정은 전 지구적 범위에 걸쳐 구축되어야 한다”면서 “이슬람의 땅은 영역을 분할할 수 없으며, 모든 무슬림은 하나의 정체 아래 속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하지만 현실적으로 전 지구적 범위에서 하나의 신정을 건설하는 것은 실현하기 어려운 목표”라며 “때문에 극단주의자들은 자신들이 속한 특정 지역범위 내에서 이슬람 신정 건설을 우선 목표로 한다. IS가 자신들의 명칭을 ISIL(The Islamic State of Iraq and the Levant)로 표현한 것은, 이라크와 레반트 지역에서의 신정 건설을 구체적인 목표로 설정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했다.

그는 “이들이 ISIL을 최근 IS로 바꾼 것은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다”면서 “이는 지역 범위의 신정 건설을 넘어, 전 세계적인 범위에서 무슬림들의 유일한 국가가 되겠다는 목표를 천명한 것”이라며 “보코하람 역시 최근에 자신들의 점령지역에서 이슬람 칼리프 국가를 선포했다. 탈레반 역시 아프가니스탄에서의 신정국가 재건을 목표로 한다”고 했다.

윤 교수는 “이런 맥락에서 이슬람 극단주의는 근대적인 개념의 주권과 민족국가에 기초한 국제질서 체제와 공존할 수 없다”며 “이슬람 극단주의는 주권 개념과 민족국가 이론에 근거한 영역 분할과 국가들의 공존을 종교적인 이교행위로 해석한다”고 했다.

특히 그는 “IS의 부상은 전통적으로 알카에다가 유지해 오던 헤게모니와 리더십에 어떤 변화가 올 수도 있을 것이라는 점을 암시한다”면서 “IS의 급부상으로 IS와 알카에다 간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네트워크 전체의 컨트롤 타워 지위를 놓고 어떤 주도권 다툼을 연출할 것”이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아울러 그는 “IS와 알카에다로 대변되는 수니파 이슬람 극단주의의 세력의 최근 동향은 상당히 우려스러운 전망을 하게 만든다”며 “미래의 불확실성은 우리 국가의 정치적·경제적 안보에 그다지 긍정적이지 않은 영향을 미칠지 모른다”고 했다.

이 밖에 외교부 관계자는 “최근 중동 정세가 악화되고 극단주의 세력에 의한 테러가 발생하는 등 치안 상황이 악화되고 있다”며 “국내 선교·구호 단체들은 인근 지역 방문을 삼가고, 정부에서 제공하는 안전 관련 정보를 숙지하는 등 안전 대책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한편 위기관리재단은 이후 정기총회를 통해 김록권 장로(헤리티지너싱홈 원장)와 손윤탁 목사(남대문교회 담임)를 각각 새 이사장과 부이사장에 선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