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교비 헌화 행사 모습. ⓒ한동대 제공

한동대학교(총장 장순흥 박사)는 개교 20주년을 기념하여 27일 피지 나시카와 비전칼리지에서 피지 순교비 헌화 행사를 열었다.

이 순교비는 1997년 7월 피지 나시카와 비전칼리지 초청으로 피지인들에게 컴퓨터 기술 전수와 선교를 위해 방문한 한동대 학생 열 명 중 두 명(故 강경식·권영민 군)이 순교한 것을 추모하기 위해 세워졌다. 이들은 식수시설 개선을 위한 우물 만들기에 동참한 후 모래를 씻어내기 위해 바다로 들어갔다, 갑작스러운 파도에 휩쓸려 순교했다.

당시 순교 사건은 학교와 학생들에게 큰 아픔과 어려움을 줬으나, 몇 달 뒤 피지에서 700여명의 원주민들이 회심하는 기적으로 돌아왔다. 이는 한동대가 ‘열방을 섬기며 선교하는 하나님의 대학’임을 확증하는 계기가 됐다. 이후에도 한동대 학생들은 선배들의 뒤를 따라 방학 때마다 수백 명이 열방으로 봉사와 선교 활동을 나가고 있다.

헌화식 행사에는 장순흥 한동대 총장과 교직원, 필리모네 카우 주한 피지 대사, 순교자 가족 및 비전 칼리지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헌화식은 순교 당시 학생 신분이었다 목회자가 된 에디 목사의 기도, 장순흥 총장의 봉헌사, 순교자 가족 추모사, 주한 피지 대사의 감사인사 순서로 진행됐다.

필리모네 카우 주한 피지 대사는 “피지인들을 섬기기 위해 피지 땅에 왔다 순교한 두 학생의 뜻을 기리며, 진심으로 고맙고 감사하다”고 말했다. 피지 정부는 28일 정부 차원의 감사장을 순교 학생들 가족에게 수여했다.

장순흥 총장은 “한동대 첫 입학생인 강경식·권영민 군이 순교하여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은 것은, 한동대가 하나님의 대학으로서 복음 전도와 열방을 섬기는 사명을 가지고 있음을 분명히 확증시켜 주는 것이었다”며 “이들의 정신을 본받아, 학교는 사랑·섬김·희생의 근본 가치를 실천하면서 민족과 세계 열방을 섬기는 데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강경식 군 어머니는 추모사에서 “한동대 제1회 졸업생 영민이와 경식이를 만드신 하나님의 목적은 우리에게 양육을 맡기시고 한동대를 통해 훈련받게 하셔서 한동대의 첫 순교자로 쓰시기 위함이었다”며 “이렇게 저희 아들을 귀하게 쓰신 하나님께 감사와 찬양과 영광을 돌린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피지공화국은 수도 수바(Suva)가 위치한 본섬 바티레부와 북섬 바누아레브 및 약 330개의 섬으로 이뤄진 남태평양 제도이다. 1971년 수교 이래 대한민국과 우호관계를 지속하고 있으며, 2012년 7월 주한 피지대사관이 개관했다. 초대 대사로 파견된 필리모네 카우 대사는 양국간 외교와 상호 교류의 가교 역할을 수행하고 있으며, 지난 5월과 6월 한동대를 두 차례 방문, 교내 피지 순교 기념광장에서 헌화 및 추모했다.

이와 함께 장순흥 총장은 지난 6월 2일 피지 명예총영사로 임명됐다. 이번 피지 방문에서는 피지 교육부 장관과 외교부 장관과의 면담을 갖고 양국간 협력을 논의한다. 한동대는 29일 오전 피지 국립대학교와 학생 및 교수 교류 등에 관한 협약도 체결한다.

기술교육학교인 나시카와 비전칼리지는 학생수 170명, 교직원 30명의 소규모 학교로, 기독교 정신에 입각한 교육과 훈련을 통해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며, 크리스천 인재들을 배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