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원옥 씨(81).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유럽 캠페인이 지난 7일과 10일 독일 베를린 자유대학과 베를린 한인교회에서 열렸다. 이번 캠페인은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이하 정대협) 세계한민족여성네트워크 독일 지역, 재독한국여성모임, 재독한국평화여성회, 코레아 페어반트, 베를린 한인교회가 공동으로 주최했다.


이번 캠페인을 위해 81세의 고령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독일 교민사회와 유학생 사회 앞에 증언한 위안부 피해자인 길원옥 씨는 지난 2007년 11월과 12월 네덜란드 의회와 유럽의회가 2차 대전 당시 일본군의 위안부 강제 동원에 대한 일본정부의 공식 사과 및 배상을 요구하는 결의안 채택을 위한 유럽 캠페인에 참석한 바 있다.

행사가 열린 세미나실은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이 그린 작품들이 전시가 되어 할머니의 증언을 듣기 위해 모인 독일 현지인과 한국인 유학생들로 자리를 가득 메웠다. 행사는 참석한 독일 현지인을 위해 한국어-독일어 통역으로 진행됐다.

길원옥 씨의 증언에 앞서 인사말과 짧은 영상물을 통해 아시아-태평양 전쟁 당시 20만명의 젊은 아시아 소녀들과 여성들을 강제로 끌려가 성노예가 되었던 피해자들의 증언과 사진 등을 보여주었다. 끔찍하고 잔인했던 전쟁 범죄의 슬프고 한맺힌 피해자 할머니들의 증언을 보며 세미나실에서는 침묵이 흘렀다.

이어진 증언에서 길원옥 씨는 “여러분 앞에 내놓기 부끄러운 말이지만 그래도 여러분의 도움을 받고자 이 자리에 왔다”며 13세의 어린 나이에 일본군의 거짓말에 속아 위안부로서 강제로 끌려가 폭력과 강간으로 인해 눈물로만 지새웠던 나날들에 대해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길 씨는 과거의 범죄를 인정하지 않고 오히려 거짓된 역사로 호도하며 한국 뿐 아니라 아시아의 많은 여성 피해자들을 모욕하고 있는 일본 정부를 비난했다. 그녀는 “전쟁 없는 나라, 평화의 나라를 위해서 여러분들에게 알리고 싶어 이 자리에 왔다. 저는 여러분들이 이 세상에 진실만을 가르치는 사람들이 되었으면 좋겠다. 이런 일이 다시는 있어서는 안 되지 않겠느냐”고 호소했다.

길 씨의 증언 시간 이후에는 질의 및 응답 시간이 이어졌으며 독일 현지인들과 한국 유학생들의 질문이 끊임없이 이어졌다. 한 현지인은 그녀에게 종교가 무엇이며 그게 도움을 줬는지 질문했다. 이에 할머니는 "내가 인생을 험하게 살고 아이도 가질 수 없었는데 핏덩이를 길러다가 그 아들을 열심히 가르쳐서 대학원까지 나와서 목사가 되었다. 그 또한 자신이 입양된 것을 알고 다른 딸아이를 입양해서 잘 살고 있다”고 밝혔다.

제2부에서는 정대협 활동 보고 및 위안부 박물관 건립 소개와 문화행사(정옥희 일인극)으로 이날 행사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