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방문한 아시아 복음주의 단체 대표자들의 한국교회 선교사들에게 애정어린 충고를 전했다.

13일 오전 화평교회에서 열린 한국복음주의협의회 6월 월례회에서는 말레이시아복음주의협의회 총무 왕킴 콩 목사, 인도복음주의협의회 총무 리차드 하웰 목사, 일본복음주의협의회 국제위원장 조슈아 오가와 목사, 필리핀 복음주의 협의회 대표 에브라임 M. 텐데로 목사가 참석해 발제를 전했다. 응답은 최희범 목사와 강승삼 목사가 전했다.


▲한복협 월례회에서는 말레이시아, 인도, 일본, 필리핀의 교계 지도자들이 참석해 한국교회에 대한 애정어린 비판을 했다. ⓒ송경호 기자

이들이 속한 각각의 나라는 대부분 한국 선교사들이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곳으로, 이들은 한국의 희생과 열정으로 말미암은 현지 부흥에 감사하면서도 그간 다소 아쉬웠던 점을 털어놓았다. 발표에 앞서 김명혁 목사는 “한국교회에 대한 비판의 강도를 높여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특히 이들은 한국 선교사들의 현지 문화 부적응, 선심 쓰는 듯한 태도, 우월주의, 현지 지도자와의 소통 부재, 성과주의 등의 문제점을 거론했다. 말레이시아 왕킴 콩 목사는 “한국 선교사들이 특히 선교와 기도사역 분야에서 많은 지역교회와 선교단체들의 비전을 풍성하게 해주었다”고 운을 뗐다.

그러나 그는 “복음을 증거하기 위한 접근법과 열심은 현지인들이 문화적·종교적으로 민감한 것이 무엇인지 알고 염두해 둬야 한다”며 “먼저 선교사들은 선심 쓰는 듯한 태도를 피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각 나라의 종교적 영적 행복은 서로 다르다. 그런 사고방식은 효과적인 협력 관계를 방해한다”고 말했다.

현지 지도자들과의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못한 점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부분 한국 선교사들은 현지 단체에 조언을 구하지 않고 상대방 교회에 대한 정보도 갖지 못한 채 사역하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현지 한국 선교사들이 그리스도인들 및 일반인들과 친밀한 관계를 갖고 있지 않다고 꼬집었다. 일로써는 관계를 맺고 있지만 인간적 관계는 부족하며, 그러한 의사소통 부재는 선교사들이 갖고 있는 한국적 문화로 더욱 악화되어 간다고 말했다. 교인 숫자를 지나치게 과장하는 측면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선교지에서 뭔가 결실을 얻어야 한다는 무의식적 압력 또는 본국 교회 등에게서 더 많은 후원을 얻어내기 위해 그같은 부풀리기를 한다고 그는 말했다.

이같은 총체적인 문제의 해결을 위해 콩 목사는 먼저 선교사들이 직접 전도하는 대신 현지인들이 하나님의 사역의 효과적인 도구가 될 수 있도록 도와 현지 사역의 촉진자, 훈련자, 공급자가 되도록 힘써줄 것을 요청했다. 또한 한국교회가 현지인 기독교 단체들과 의논해서 현지 교회들을 입양하는 방법을 통해 보다 체계적이고 효과적으로 선교할 것을 부탁했다.

에브라임 텐데로 필리핀복음주의협의회 회장은 한국의 선교사들에게 무엇보다 현지의 문화를 존중하고 그에 적응해나가며 협력해 줄 것을 요청했다. 그는 필리핀에서 다른 국가들이 개신교 선교에 실패한 이유에 대해 가톨릭이 영향력을 발휘하기도 때문이기도 하지만 무엇모다 문화적 장벽의 어려움을 극복하지 못한 점이 크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한국 선교사들이 필리핀 교회들을 ‘한국화하고 싶은 유혹’에 직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 기독교 초기 부흥의 이유는 선교사들이 평민들의 말, 즉 한국어를 사용했기 때문이었다는 점을 설명하며 현재 한국 선교사들이 복음을 효과적으로 전하기 위해선 영어보다는 필리핀어를 통해 복음을 전파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한국에 왔던 개척 선교사들은 식민지의 권력을 갖지 않고 십자가와 성육신의 태도였다”며 “선교사들은 선교지에서 권위있는 지위를 영구적으로 차지하고 있으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