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언어 어려워 이해 쉽지 않아
성경 개념 쉽게 설명하는 만화나
성경 그대로 쉽게 만화로 번역 책
사건 위주라 역사·신화로 볼 위험
쉬운성경 또는 새한글 성경 좋아
문해력 수준에 맞게 선택하면 돼

만화 성경
▲시중에 나온 만화 성경들.

“성경책은 말투가 이해가 안 돼 읽기가 힘든데 한 학생이 ‘유물론자에게 성경은 어렵다’며 만화 성경책을 소개해 줬다.”

탈북민 첫 지역구 국회의원으로 당선된 태영호 국회의원의 말이다. 태 의원은 당선자 시절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나라에 들어와 기독교인이 되었다고 한다.

그는 만화성경을 다 읽고 성경책도 읽었을 뿐 아니라, 성경을 가정생활에 응용하는 법을 다룬 책도 읽었다고 한다.

“아내가 잔소리할 때마다 대꾸하지 않고, 소래(세숫대야)에 더운물 받아 발을 씻어준다. 예수가 한 것처럼 가정생활을 하라는 가르침이다.”

읽기 힘든 성경이었지만 만화를 통해 친해질 수 있었다고 한다. 그렇게 하나님 말씀을 깨닫고 일상을 말씀대로 살기 위해 노력한다는 것이다.

사실 우리 그리스도인들도 별다르지 않다. 성경 본문을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너무 많다. 자주 설교를 들은 성경 본문만 기억한다. 필자가 성경 읽기를 위한 문해력을 키워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유다.

큐티는 더욱 그렇다. 하나님 말씀인 성경을 읽고 묵상해서 일상에 적용하면 큐티이다. 삶으로 그리스도인임을 드러내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큐티를 어려워한다. 성경 본문이 이해되지 않기 때문이다.

청소년들은 물론 장년들도 성경 본문을 보면 오리무중 안갯속으로 들어간다. 성경에 쓰인 ‘국어’가 이해되지 않기 때문이다. 성도님들께 성경을 이해하려면 ‘쉬운성경’이나 ‘새한글 성경’이 좋다고 말씀드리는 이유다.

사실 쉽게 쓰인 ‘쉬운성경’을 쉽지 않게 느끼는 분들도 꽤 된다. 성경을 열심히 읽겠다고 시작했지만, 뜻모를 이야기만 남긴 채 헤어지는 경우가 다반사다. 전체 흐름을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분들에게 성경 보기는 마치 ‘장님 코끼리 만지기’처럼 느껴진다.

그런 분들에게 성경 관련 만화책을 권해 드린다. 만화책은 크게 두 종류로 분류할 수 있다. 첫 번째는 성경 개념들을 쉽게 설명해 주는 만화책이다. 신학 용어로 표현하면 ‘조직신학’이다. 조직신학은 성경의 구조, 혹은 하나님 말씀이 작동하는 시스템을 정리해 알려주는 학문이다. 그 개념들을 알면 성경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그럼에도 그 방대함에 오히려 큐티에 방해가 될 수도 있다. 만화로 된 ‘조직신학’을 읽기를 권하는 이유다.

성경의 개념을 알기 위해서는 <만화 기독교 강요>를 추천한다. 생명의말씀사에서 출간했다. 김종두 작가의 해석이 무난하다. 김종두 작가는 내가 좋아하는 성경 만화작가이다. 만화로 개념을 쉽게 설명해 준다. 중고로 구매해도 좋다.

<기독교 강요>는 원래 신앙생활을 하기 위해 알아야 할 교리들을 쓴 책이다. 종교개혁자 칼뱅의 작품이다. 사실 이 책도 만만치 않다. 그러나 <만화 기독교 강요>는 교리를 개념으로 설명하고 있다. 물론 만화로 개념을 보여준다. 그래서 쉽다.

두 번째는 성경을 그대로 만화로 쉽게 번역한 책들이다. 그야말로 어려운 성경을 쉽게 읽어낼 수 있다. 성경의 흐름을 이해하기 좋은 만화로는 <한눈에 보는 만화 성경개관> 신약편과 구약편을 추천한다. 부흥과개혁사에서 출간한 백금산·김종두 작품이다.

만화 성경 자체를 읽는 방법도 있다. 일단 그림 위주로 훑어본다. 쭉 보다가 관심이 있거나 끌리는 부분이 눈에 들어오면 정독하면 된다. 꼭 읽어내야 한다는 의무감보다는, 유람하다가 멋진 풍경이 나오면 서서 그 풍경을 누리면 된다. 그렇게 성경과 사랑에 빠지게 된다.

하지만 성경 만화는 조심해야 할 부분이 있다. 사건 위주로 돼 있어, 자칫 하다가는 성경을 역사책으로만 인식하기 좋다. 그래서 되도록 너무 어린 연령대가 아니라면 성경 만화보다는 ‘쉬운성경’이나 ‘젊은이를 위한 새한글성경’을 권한다. 교리 만화책은 개념을 쉽게 이해할 수 있게 도와주지만, 성경 만화는 성경을 역사나 신화로만 이해하게 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물론 만화 성경은 성경을 읽기 위한 과정이다. 자신의 문해력 수준에 맞게 선택하면 된다.

이석현 읽고 쓴다
▲이석현 목사.

이석현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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