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WMA 사무총장 강대흥 선교사
▲37년간 태국교회에서 동역하고 다양한 선교기관을 섬기며 현재 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 사무총장직을 맡고 있는 강대흥 선교사가 9일 출판감사예배에서 기도하고 있다. 오른쪽은 그의 아내 황정신 선교사. ⓒ송경호 기자
37년간 태국교회를 섬긴 팀사역의 개척자이자 한국 선교계의 구심점을 감당하는 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의 사무총장직을 맡고 있는 강대흥 선교사가 <더불어 사명대로 산다>를 출간했다.

도서출판 사도행전이 진행해 온 ‘복음에 빚진 선교사 열정’ 여덟 번째 시리즈의 주인공 강대흥 선교사는 9일 오전 노량진 CTS 기독교TV 11층 컨벤션홀에서 출판감사예배 및 북토크를 열었다. 그는 오랜 기간 선교 현장과 다수의 선교기관, 연합단체를 섬긴 경험을 토대로 한국교회의 선교 방향성을 제안했다.

“바울의 고백처럼, 선교사는 사명이자 선물”
태국서 팀사역 펼쳐 자립·자치·자전으로 부흥

“‘하나님의 은혜의 선물을 따라 일꾼이 되었다’던 바울처럼, 선교사가 된 것이 사명이며 은혜의 선물”이라고 강대흥 선교사는 고백한다. 어머니의 서원기도를 따라 20대에 목사가 되고 담임목회를 시작한 그는, 1987년 11월 33세에 태국선교사가 돼 2020년 은퇴할 때까지 동반자 선교와 팀사역에 매진했다.

햇수로 37년간 선교사로 살면서, 태국 란따섬의 미전도종족 바다집시족을 전도해 교회를 세우고 자립시켰다. 초기 11년간은 태국 목사들을 위한 ‘목회자훈련원’ 사역에 집중했다. 그는 “이 과정에서 과거 한국교회가 선교사들을 복음화되는 과정에서 경험한 자립·자치·자전의 방식으로 태국교회가 부흥하는 것을 보는 은혜를 누렸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태국기독교총회와 협력하는 가운데, 현장선교사들의 단체인 한국총회선교회(KGAM)를 만들어 17명의 선교사 가정과 ‘팀사역’으로 동역했던 것은 특히 보람 있는 일이었다”고 회고했다.

현장선교사로의 사역뿐 아니라 2004년부터 4년간은 한인세계선교사회(KWMF) 사무총장으로, 그리고 4년간 회장으로 섬겼다. 2006년에는 예장 합동 GMS(총회세계선교회) 사무총장으로 두 기간을 섬겼다. 그는 “GMS 사역 기간에는 지역교회 목사님들의 선교 경향을 이해했고, 성도를 목양하는 목회자의 교회를 더 이해하게 됐다”고 말했다.

2021년 방콕에서 현지 교회 선교 동원과 선교사들에게 디브리핑 사역을 하는 동안 KWMA 사무총장으로 선임됐다. 아울러 2004년부터는 선교현장 선교사들의 사역을 격려하고, 선교 현장 주요 이슈를 발표해 건강한 선교 현장을 만드는 방콕포럼을 시작했다. 세계기도자학교(WPS) 사무총장으로 섬긴 것은 국제선교단체들과 협력하고 동남아 교계리더들과 관계를 맺은 것은 큰 열매였다.

2013년 태국에 재입국한 이후에는 두 가지 사역에 집중됐다. 하나는 태국교회가 선교하는 교회가 되도록 돕는 4개월 과정의 ‘선교학교’를 매년 개최한 것이고, 다른 하나는 강 선교사를 중심으로 태국 목사들과 태국교회에 교회개척운동을 시작한 것이다. 2년간 100여개 교회가 동참했고, 1,230명이 예수님을 믿고, 89명이 세례를 받았으며, 79개의 가정교회가 개척됐다.

복음에 빚진 선교사열전 여덟번 째 시리즈 <더불어 사명대로 산다>
▲복음에 빚진 선교사열전 여덟 번째 시리즈 <더불어 사명대로 산다>.
강 선교사는 “이런 사역들을 통해 태국교회가 스스로 전도하고 선교사를 보내는 교회로 성장하도록 협력하는 모델을 만들었다고 자부한다. 이 과정에서 누구와도 협력할 수 있는 은사가 내게 있다는 걸 발견한 것은 또 하나의 축복이었다”고 고백했다.

이러한 사역들로 선교 현장과 선교사, 현지인 교회 리더 모두에 대한 이해가 깊어질 수 있었다. 그는 “한국 목회경험과 GMS 경험은 교회와 담임, 교단을 이해할 수 있게 했고, 교파를 초월해 선교사들과 교류하면서 초교파 선교단체 DNA 역시 이해하게 됐다. 특히 국내 선교단체들이 협력하고 합의를 이뤄낼 수 있는 KWMA에서의 섬김은 선교사 일생에서 특히 영광스러운 시기”라고 말했다.

선교사 중심에서 현지인 중심으로 전환
선교지 이양, 출구 전략 등 방향성 제안

쇠퇴하는 서구 선교계로부터 비서구권 선교계로의 전환기에 강대흥 선교사는 한국 선교가 나아갈 방향에 대한 고민을 가감 없이 나눴다. 그는 “우선 과제는 선교지가 필요로 하는 전문인을 발굴해 선교사 중심에서 현지 교회(교단)가 원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아야 한다”고 했다.

이어 “국내 거주 260만 이주민을 타문화권 선교 대상으로 여기고 선교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더 나아가 사역을 종료할 무렵에 반드시 수행해야 할 이양과 출구 전략의 문제, 그리고 은퇴 이후의 삶까지 풀어야 할 과제도 생각해야 한다”고 밝혔다.

강 선교사는 “저는 선교의 모든 과제를 해결할 사람은 아니다. 다만 여러 분야를 경험할 기회를 가졌을 뿐”이라며 “그 중에서 특별히 조금이라도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분야는 ‘팀사역’이다. 선교사들이 제각각 독불장군이나 소외된 독립군이 되는 것이 아니다. 선배는 후배를 돌보고 이끌며, 후배는 선배의 도움을 통해 더 나은 사역을 해나갈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한 가지는 선교사 자녀들(MK)에 대한 것이다. 교육 환경이 여의치 않아 자녀교육 문제에 어려움이 생기면 선교사로서 정체성마저 흔들리기에 그는 팀 선교사들과 자녀를 공동으로 돌보는 ‘선교사 자녀 기숙사’로 해결해 선교사가 선교에 집중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

강대흥 선교사
▲강대흥 선교사와 그의 아내 황정신 사모가 꽃다발을 받고 출판기념예배 참석자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송경호 기자
강 선교사는 “한국교회가 한동안 서구 선교 패러다임을 따라 재정과 물리적 실적을 통한 이른바 ‘보여주기식 선교’에 치중했던 것이 사실”이라고 했다. 그는 “건물과 사람을 세우고, 업적을 이루기보다 다른 선교사들과 팀으로 사여하는 길을 추구하고, 교단과 지역과 나라를 초월해 다양성 속에서 일치와 화합을 모색하는 노력을 계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선교사 열전 시리즈’가 선교사 개인 간증으로서 한국교회 후원을 보람스럽게 만들뿐 아니라, 한국선교에 유익한 자료가 될 것”이라며 “이민교 선교사님에 의해 시작된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고, 도서 목록에 포함된 것을 무한한 영광으로 생각한다. 미흡한 경험과 고백이 밀알처럼 한국선교에 도움이 되길 소망한다”고 전했다.

이날 감사예배는 정용구 선교사(KWMA 미래한국선교개발센터장) 사회로 최남수 목사(의정부 광명교회)가 설교를 전하고 CTS 감경철 회장, 장인식 선교사(FMB), 전철영 선교사(GMS 선교사무총장), 김보현 목사(PCK 사무총장)가 축사를 출판사 사도행전 대표 이민교 선교사가 환영사를 전했다. 2부 북토크는 이용미 아나운서(나다운스피치) 사회로 진행됐다.

최남수 목사는 “선교사로서 그의 눈은 오직 하나님만 주시하고 방향은 오직 말씀에 기초해 있다. 이론과 실제를 다 갖추어 한국교회가 선교의 기준을 삼게 한다”며 “선교사 열전의 진짜 시작은 이제부터다. 서구교회 중심 선교시대를 지나 비서구 중심 선교시대에 들어서는 때에 가장 걸맞는 총체적 지도자”라고 격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