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봄 시들과 노래·낭송 어우러져
고수의 기법, 문학적 카타르시스
가장 아름다운, 바로 ‘너’라는 꽃

새에덴교회
▲콘서트를 관람하는 성도들.

부활절이 지나고 봄꽃들이 만발하는 가운데, 용인 새에덴교회에서 ‘소강석 목사 시 콘서트: 꽃소리 들리는 밤’ 시 콘서트가 4월 7일 저녁예배 후 개최됐다.

이날 4천여 명이 참석한 시 콘서트는 소강석 목사와 황순원문학촌 촌장인 문학평론가 김종회 교수와의 토크 콘서트가 진행됐다.

토크 콘서트에 앞서 소강석 목사의 작품 중 ‘봄’과 ‘꽃’을 주제로 한 ‘봄의 왈츠’, ‘봄3’, ‘봄7’, ‘매화1’, ‘벚꽃’, ‘꽃잎과 바람’, ‘오시리’ 등 시들을 낭송하거나 시를 노랫말로 만든 곡들을 전문 성악가들이 공연하는 등 ‘봄내음’ 가득한 무대들로 꾸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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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예령 배우가 소 목사의 시 봄3, 봄7을 낭송하고 있다.

지난해 소강석 목사의 열세 번째 시집 ‘너라는 계절이 내게 왔다’ 출간 후 서울 서초구 세빛섬에서 북콘서트가 열렸으나, 한정된 공간으로 참석하지 못한 성도들의 ‘앙코르 요청’으로 이날 행사가 마련됐다.

지난 콘서트와 마찬가지로 이동준·황지윤 아나운서 사회로 이어진 콘서트에서 김종회 교수는 “소강석 목사님이 시를 쓰시는 행위는 목회를 일종의 문화예술적 형태로 표현하는 것이리라 생각한다”며 “그만큼 목사님께서 교회와 성도들을 향한 열정이 누구보다 강하심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소 목사님의 시에는 3가지 특징이 있다. 먼저 기독교 정신과 사상이 드러나지 않을 정도로 직접적 언어를 사용하지 않지만, 시어를 통해 은은하게 드러내고 있다”며 “하나님·예수님·교회 등 신앙의 직접적 언어를 사용하지 않고도, 시를 읽으면 부지불식간에 하나님 사랑을 느낄 수 있다. 이는 고수의 기법이자 문학적 카타르시스의 모범”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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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비가 꽃잎에게’로 만들어진 노래를 바이올린으로 연주하는 바이올리니스트 김연정.

또 “소 목사님의 시는 어렵지 않지만, 결코 쉽게 쓰여지지 않았다. 쉽고 수려하며 결이 고운 시어를 사용해 독자 친화적이지만, 담고 있는 의미는 간단하지 않다”며 “모든 시인들이 시를 이렇게 쓰고 싶지만, 잘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소 목사님의 시는 평범한 일상을 노래하지만, 아픔과 슬픔을 넘어서게 하는 위로가 있다. 이는 김소월 시인의 계보”라며 “치유하고 살리는 문학의 역할이 목사님의 시 세계에 있다. 이것이 목사님의 시가 너무나 가치 있다고 평가할 수 있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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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서트를 진행하고 있는 이동준·황지윤 아나운서.

답변에 나선 소강석 목사는 “봄을 맞아 꽃과 관련된 저의 시를 이해하고 감상하고 느낄 수 있도록 시 콘서트를 마련했다”며 “교인들과 시 낭송과 노래, 연주, 토크를 진행하며 꽃향기가 보이고 꽃소리가 들리는 특별한 밤을 갖는 것은 특권”이라고 소개했다.

소 목사는 ““저는 지금까지 시를 쓴다고 했지만, 아직 너무 많은 부족함을 느끼고 시에 대한 목마름을 느낀다”며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꽃은 ‘너’라는 꽃이다. 오늘도 너라는 꽃을 찾아 헤매고 있다. 시를 쓰는 동안, 꽃소리를 많이 들을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그는 “꽃은 하나님의 선물 아닌가. 이를 통해 사랑하는 성도들을 생각하게 된다”며 “꽃을 시로 쓰면서 하나님 앞에 꽃 피는 삶을 살겠다고 다짐하게 된다. 성도님들도 그렇게 살게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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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쪽부터) 김종회 교수의 질문에 소강석 목사가 답하고 있다.

소 목사는 “앞으로도 하나님이 주시는 감동으로 시를 쓰고 더욱 깊이 사유하고 고독을 경험하며 시상을 떠올리겠다”며 “같은 별과 같은 꽃을 보면서도 늘 다르게 생각하며 시적 상상력을 더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와 함께 “산 속 작은 구절초까지 사랑하고, 이름 모를 들꽃도 가까이 보면 아름답게 느껴진다”며 “그중 가장 좋아하는 ‘너라는 꽃’은 내 모습일 수도 있고 성도들일 수도 있으며 독자일 수도 있고 하나님일 수도 있다. 너라는 꽃을 찾아 앞으로도 시를 쓰고 싶다”고 덧붙였다.

소강석 목사는 지금까지 13권의 시집을 발표했으며, 윤동주문학상과 천상병문학대상을 수상한 중견 시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