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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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정부가 ‘극단주의’(extremism)에 대한 정의를 대폭 확대하고 관련 개인과 단체에 대한 제재에 나서자, 기독교 단체가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영국 크리스천투데이(CT)에 의하면, 영국 균형발전주택부는 14일(이하 현지시각) “극단주의는 폭력, 증오, 불관용에 기초한 이데올로기를 조장하거나 발전시키는 것으로, 무엇보다 타인의 기본권과 자유를 부정하거나 파괴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며 극단주의에 대한 새로운 정의를 발표했다.

이에 대해 기독교 단체인 ‘크리스천컨선’(Christian Concern)은 “낙태에 반대하거나 성과 결혼에 대한 전통주의적 신념을 갖고 있는 기독교인들은 새로운 정의에 어긋날 수 있다. 생명을 옹호하는 기독교인들은 낙태에 대한 ‘기본권’에 반대하는 것으로 볼 수 있고, 따라서 ‘편협’하고 극단주의적이 되고 극단주의의 잠재적 징후로 간주된다”고 우려했다.

또 “동성결혼을 반대하는 기독교인들이 ‘타인의 기본권과 자유를 부정하거나 파괴하고 편협함을 원하는 것’으로 보일 수 있다”고 했다.

크리스천컨선은 버나드 랜달(Bernard Randall) 목사를 포함해 ‘프리벤트’(Prevent)에 신고된 기독교인들의 사례를 언급했다. 프리벤트는 개인이 테러리스트가 되는 것을 막는, 정부의 대테러 계획이다.

기독교 학교 교목이었던 랜달 목사는 학생들에게 전한 설교에서 “성소수자 이데올로기에 동의할 필요가 없다”고 말해 문제가 됐다. 또 다른 사건에서 기독 교사인 스베틀라나 파웰(Svetlana Powell)도 한 레즈비언 학생에게 “하나님께서 너를 사랑하신다”고 말한 후 프리벤트에 신고됐다.

크리스천컨선은 “새로운 극단주의의 정의가 모호하며, 이로 인해 기독교인들이 정부 정책에 영향을 미치는 직업에서 제외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기독교적 신념을 표현했다는 이유로 프리벤트에 신고된 기독교인들을 지원해 온 크리스천컨선은 “극단주의에 대한 새로운 정의는 이러한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보장했어야 했다. 슬프게도 이제 예방을 위한 기독교인 추천이 더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크리스천컨선의 안드레아 윌리엄스(Andrea Williams) 대표는 “이 정의는 목적에 맞지 않는다. 더 많은 기독교인들이 프리벤트에 보고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기독교인들이 동성결혼이나 낙태를 반대한다는 이유로 ‘극단주의자’로 간주되는 것은 터무니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윌리엄스 대표는 “정부가 ‘기본권’에 낙태, 동성결혼, 이성 정체성이 포함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며 “이런 명확한 설명이 없을 경우, 결혼에 대한 정당한 신념을 표현하는 기독교인들이 정부에 의해 ‘극단주의자’로 간주될 위험이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