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기독교인
▲인도 기독교인. ⓒ빌리그래함복음주의협회
힌두 근본주의 단체들이 학교에서 십자가, 조각상, 종교적 복장을 포함한 기독교 상징물을 금지하겠다고 밝히자, 이에 인도의 기독교 지도자들이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힌두 민족주의 단체인 가족안전위원회(Kutumba Surakshya Parishad) 사탸 란잔 보라(Satya Ranjan Borah) 회장은 2월 7일 인도 북동부에 위치한 아삼 주에서 연 기자회견을 통해 “기독교 선교사들이 학교와 교육 기관을 종교 기관으로 바꾸고 있다”며 “우리는 그것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후 보라 회장은 지역의 저명한 기독교 지도자들 앞으로 서신을 보내 가톨릭 신부와 자매들의 복장, 예수 그리스도와 마리아 상, 십자가 성호 등의 설치를 금지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이어 “국가의 세속적 가치를 유지하기 위해 앞으로 10일 이내에 학교 캠퍼스에서 모든 종류의 독점적 종교 물품을 제거해 줄 것을 요청한다”고 했다. 

아삼 지역의 가톨릭, 개신교, 복음주의 교회들로 구성된 에큐메니칼 단체인 아삼기독교포럼(ACF) 사무총장인 초와람 다이마리(Chowaram Daimary) 목사는 “이러한 위협은 이곳에서 우리 신앙을 실천하는 데 좋은 징조가 아니”라고 말했다.

ACF는 지난 2월 14일 긴급회의를 열고 “우리는 교육 기관에 대한 위협과 기독교 상징 제거 요구에 불안해하고 있다. 그들 중 일부는 우리 학교에서 힌두교 예배를 수행해야 한다고 요구한다. 우리는 이 같은 요구를 거부하고, 우리 문명 사회에 위협이 되는 이러한 요소들에 대한 국가 당국의 조치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어 아삼 주 BJP 정부에 “문명 사회를 위협하고 인도 헌법이 우리에게 부여한 권리에 반하는 이들 세력에 맞서 조치를 취해 달라”고 촉구했다. 

ACF 회장 존 물라치라(John Moolachira) 가톨릭 대주교는 “우리는 그러한 전술에 겁먹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우리 시민들의 옷 입는 방식을 계속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그것은 우리의 기본 권리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긴장으로 인해 아삼의 기독교 기관에 대한 물리적 공격은 없었으나, 아삼 전역의 일부 침례교 및 가톨릭 학교와 기타 교회 벽에는 위협적인 포스터가 걸려 있었다. 

ACF 부회장이자 아삼 침례교 총회 지도자인 버나드 마락 목사는 “그들은 가장 멀리 떨어진 교회에도 위협적인 서신을 보냈다”며 “이러한 위협 뒤에는 기독교 공동체를 위협해 힌두 근본주의자들의 지시에 따라 살게 만드는 숨은 계획이 있다. 그들은 기독교 공동체에 두려움을 불러일으키고, 우리가 그들의 조건에 따라서만 살 수 있다는 것을 상기시키고 싶어한다. 이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다. 이러한 상황임에도 정부는 침묵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힌두 근본주의자들이 이 지역 기독교인들에 대한 개종 전술을 반복적으로 주장하는 것과는 달리, 정부 자료에 따르면 기독교인들은 아삼 인구 3,500만 명 중 2.7%에 불과하다. 200년 전 아삼주에 기독교 기관이 설립됐으며, 현재 아삼주 내 약 500개 학교와 기타 기관의 대부분을 가톨릭 교회에서 운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