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리고 여리고성 가나안 기적 예수 맹인 시각장애인
▲그리스 출신 스페인 화가 엘 그레코(El Greco, 1541–1614)의 ‘예수께서 눈 먼 사람을 고치시다(Christ Healing the Blind, 1570년대)’.
본문: 요한복음 9장 34절

역설적 장면의 연속입니다. 맹인이었던 사람이 바리새인들에게 일격을 가한 후 일어난 반응입니다. 바리새인들은 어떻게 할 방법이 없었습니다. 많이 당황한 모습이 보입니다. 논리적으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반작용으로 거의 강제적 압력을 행사하고 있습니다. 실로 사회 지도충인 바리새인들 체면이 말이 아닙니다. 맹인이었던 사람의 논리에 완전히 압도되었기 때문입니다. 이 본문을 배경으로 ‘우리를 가르치느냐’라는 제목으로 은혜를 나누려 합니다.

1. 출신 성분이 다르다
바리새인들은 죄인이 아니라는 말입니다.

“그들이 대답하여 이르되 네가 온전히 죄 가운데 나서 우리를 가르치느냐 하고(34절)”.

맹인이었던 사람을 죄인으로 몰아 세웁니다. 이 사람의 존재를 깎아내리면서 말을 무력화시키기 위한 방법입니다. 형편없는 사람이 하는 말은 무시해야 한다는 의도입니다.

그러면서 악의적 비난을 합니다. “죄 가운데서 태어났다”는 비난의 형태입니다. 태어날 때부터 부모가 죄가 있기에 맹인으로 태어났다는 사실입니다. “너의 부모가 죄를 범해서 형벌임을 증명하는 눈먼 상태로 태어났다”는 뜻입니다.

주님은 요한복음 9장 2절에서 “부모의 죄로 인한 것이 아니다”라고 가르쳤습니다. 그런데도 바리새인들은 그렇게 믿으려 합니다. 상당히 악의적인 의도입니다. 진실에 대한 분노와 적대감은 일관되게 발생하는 형국입니다.

맹인이었던 사람을 죄인 출신으로 단정합니다. 그러면서 바리새인들은 죄인 출신이 아니라고 차별화를 시킵니다. 사람이 자신이 난감한 상황에 몰릴 때 사용하는 억지 방법입니다. 자신에게 문제가 있을 때, 상대방이 엄청난 문제를 갖고 있다는 ‘뒤집어 씌우기’ ‘덮어 씌우기’ 등의 투사 심리입니다. 바리새인들이 출신 성분이 다르다고 주장하는 이유입니다.

2. 자존심이 상한다
감히 가르치려 드는가 하는 말입니다.

“그들이 대답하여 이르되 네가 온전히 죄 가운데 나서 우리를 가르치느냐 하고(34절)”. “네가 죄인인 주제에 우리를 가르치려 하느냐? 그럴 수 없다”는 논리입니다. 이 논리의 속셈은 바리새인들이 자존심이 상한다는 뜻입니다. “너는 죄로 인해 벌을 받았는데, 감히 우리를 가르치려 드느냐?”입니다.

가르치는 교사의 권위는 가르치는 내용으로 판단됩니다. 맹인이었던 사람이 하는 말은 내용적으로 의문의 여지가 없었습니다. 다만 맹인이었던 사람은 율법의 훈련을 받지 못한 거지였을 뿐입니다.

그런데 바리새인들과 맹인이었던 사람 중 누가 실제로 진리를 가르치고 있습니까? 물을 것도 없이 맹인이었던 사람의 말입니다. 물론 맹인이었던 사람은 가르치기보다는 주님을 증언하는 쪽이었습니다. 그런데 결과적으로 가르치는 것이 되었습니다. “입이 바른 말을 말을 한다”고 바로 바리새인들이 “우리를 가르치려 하느냐?”가 역설적으로 증명하고 있습니다.

바리새인들은 논쟁에 눌리면, 자신들을 대적하는 사람을 범죄자로 내모는 수법입니다. 이는 바리새인들뿐 아니라, 권력을 가진 사람의 전형적 수법입니다. 권력을 가진 사람은 자신의 의견에 반대하는 사람을 싫어합니다. 전적인 순종이나 무조건적인 굴복을 강요하기 때문입니다.

그리하여 주제 넘게 주장을 펼치는 사람을 가만 두지 않으려 합니다. 그래서 어떻게 해서든 처단하려 합니다. 바리새인들이 맹인이던 사람의 말에 자존심이 상한 이유입니다.

3. 지금은 상대하고 싶지 않다
현 상황을 회피하고 싶다는 말입니다.

“그들이 대답하여 이르되 네가 온전히 죄 가운데 나서 우리를 가르치느냐 하고 이에 좇아내어 보내니라(34절)”.

바리새인들은 맹인이었던 사람을 회당 밖으로 내쫓았습니다. 그렇게 해서 일종의 파문을 시도했습니다. 자신들 모임과 사회에서 제외시킨 태도입니다. 이들의 태도는 정당하지 않습니다. 말도 안 되는 억지를 부린 행동입니다. 자신들이 가진 권력을 동원하여 압력을 행사한 꼴이기 때문입니다.

바리새인들은 맹인이었던 사람을 유대인의 회당에서 난폭하게 쫓아냈습니다. 그들의 사회에서 파문을 시킨 행동입니다. 이 파문적 행동은 사람들에게 금지령과 함께 경고성을 갖게 됩니다. 이 사람을 상대하면, 그에 상응하는 벌을 감수해야 한다는 암시입니다.

바리새인의 모습에서 힘을 가진 자의 횡포를 보게 됩니다. 그들은 말로 이길 수 없다고 판단할 때, 무례한 행동을 보입니다. 자신들이 가진 힘과 무력으로 상대를 제압하려고 시도합니다. 그와 동일하게 단순한 사실과 명백한 논리에 압도당한 바리새인들입니다.

그들은 지금 진실을 말하는 맹인이었던 사람에게 압력을 가해 상황을 회피하려 시도합니다. 바로 맹인이었던 사람을 회당에서 축출시키는 행동입니다. 그렇게 순간적 난처함을 모면하려고 회피하고 있습니다.

힘을 가진 사람의 억지에는 욕설과 박해 외에는 사용할 무기가 없기 때문입니다. 바리새인들이 지금은 상대하고 싶지 않다고 회피하는 이유입니다.

김충렬
▲김충렬 박사.
4. 정리

세상에서는 힘의 원리가 판을 칩니다. 잘못한 것도 힘을 가지면 정당한 일로 둔갑합니다. 사람은 옳은 일을 추구하면서도 힘의 원리에 압도됩니다. 힘의 원리가 현실이기 때문입니다. 가는 인생 길에 주님을 믿어서 놀라운 축복을 체험하는 저와 여러분 되시기를 바랍니다. 기도하십시다!

“주님! 우리가 진리에 수긍하는 사람 되게 하옵소서. 우리는 올바른 행동을 수용하는 사람이 되게 하옵소서. 그리고 우리는 정당한 일에 회피하지 말고 직면하는 사람이 되게 하옵소서. 주님의 진리를 믿고 살아가는 사람에게 축복하시는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김충렬 박사

전 한일장신대 교수
한국상담치료연구소장
문의: www.kocpt.com
상담: 02-2202-31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