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한 해 동안 총 132명의 가톨릭 신부와 종교인들이 체포, 납치, 살해되는 등 전 세계 가톨릭에 대한 박해가 놀랄 만큼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추세는 특히 벨로루시, 중국, 니카라과, 나이지리아에서 두드러졌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에 따르면, 가톨릭 자선단체 ‘에이드투더처치인니드’(ACN)는 최근 연구 보고서를 공개하고 이 같은 수치를 발표했다. ACN은 “특정 국가에서 데이터를 얻는 데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실제 수치는 더 높을 가능성이 있다. 2022년보다 8명 증가한 총계는 확인된 사례만을 나타낸다”고 밝혔다.

권위주의 정권은 불의와 인권 침해에 반대하는 교회를 처벌하기 위해 사제와 수도자를 구금해 왔다. 니카라과에서는 상황이 특히 심각했다. 당국은 12월 마지막 주 시우나의 이시도로 데 카르멘 모라 오르테가 주교를 포함해 최소 19명의 성직자를 체포했다. 체포된 이들 중에는 주교 2명과 신학생 4명이 포함됐다.

이후 2명의 신부가 석방됐고, 2022년 체포돼 26년 징역형을 선고받은 롤란도 알바레즈 주교를 포함한 17명은 지난 1월 14일 니카라과에서 추방됐다.

롤랜도 알바레즈 라고스 주교
▲롤란도 알바레즈 라고스 주교가 체포되는 모습. ⓒ쿠리아 데 마타갈파
중국에서는 지난해 20명의 성직자가 체포됐다. ACN은 중국으로부터 정확한 데이터를 얻는 것은 여전히 어려운 일이라고 전했다. 마찬가지로, 벨로루시에서는 최소 10명의 신부가 구금됐으며 그 중 3명은 여전히 수감돼 있다.

이 단체는 우크라이나 상황도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1년여 전 러시아군에 체포된 신부 2명이 구금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는 개종금지법을 이용해 수녀 1명과 최소 5명의 다른 성직자 및 종교 인사를 구금했다. 이들이 석방됐음에도 불구하고 일부는 여전히 투옥될 수 있는 혐의를 받고 있다.

나이지리아는 수녀 3명을 포함한 납치 사건이 28건으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국가로 떠올랐다. 성직자 납치를 경험한 다른 국가로는 아이티, 말리, 부르키나파소, 에티오피아가 있다. 납치된 피해자들 대부분은 풀려났으나, 나이지리아 신부 3명, 부르키나파소 신부 1명은 여전히 실종 상태다.

ACN의 레지나 린치(Regina Lynch) 국제 사무총장은 성명을 통해 “나이지리아와 니카라과 같은 국가에서 종종 사목적 직무를 수행한다는 이유만으로 위험에 처한 사제들을 상대로 한 위협이 증가하고 있어 깊이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ACN이 보고한 132건의 사건 중 86건은 2023년 성직자가 체포되거나 구금됐으며, 나머지는 연초에 이미 구금됐거나 실종된 상태였다. 이 단체 통계에는 전 세계 가톨릭 사제와 종교인에 대한 모든 납치와 살인 사건이 포함돼 있으며, 특히 종교 박해와 관련된 체포에 중점을 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