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비전
▲가뭄 등으로 식량 가격이 계속 급등하면서 기아 위기에 놓인 소말리아 아동 가정의 모습. ⓒ월드비전
국제구호개발 NGO 월드비전은 지난 11일 제네바에서 열린 ‘2024 글로벌 인도적 지원 개요(Global Humanitarian Overview, 이하 GHO)’ 발간식에서 2024년 인도적 필요 인구가 감소 예측된 것에 대해 깊은 우려를 나타냈다.

GHO는 2024년 ‘인도적 지원 필요 인구’를 올해 대비 약 6,400만 명 감소한 2억 9,900만 명으로 예측했다. 그러나 이는 특정 인구만을 우선하는 범위 설정 방식으로, 실제 전 세계 인도적 상황이 개선된 것으로 해석하긴 어렵다.

또 인도적 지원 삭감에 대한 의사결정은 가장 큰 영향을 받는 현지 주민들 참여에 기반해 이뤄져야 하고, 아동 보호를 위한 필수 활동 보장을 고려해 이뤄져야 하지만 ‘인도적 지원 필요 인구’로 구분되지 못했다는 이유로 사각지대에 놓인 이들의 목소리는 쉽게 외면 당할 위기에 놓였다.

지난달 유엔세계식량계획(WFP) 발표한 보고서는 3억 3천만여 명이 급성 식량 불안정에 직면하고, 5세 미만 어린이 약 4,500만 명이 급성 영양실조로 고통받는 암울한 현실을 지적하며, 국제사회 지원 확대를 강조하고 있다.

이에 따라 월드비전은 2024년 증가하는 기아 위기에 지속 가능한 해결을 위해 가장 취약한 상황에 놓인 28개국 3천만여 명을 대상으로 34억 달러 규모의 지원을 계획했다.

특히 식량 안보, 식수, 교육, 보건에 중점을 둔 장기 개발 프로그램을 통해 회복력을 구축함으로써 지역의 자립을 지원하고, 기후변화 대응과 분쟁 예방 등 기아와 빈곤에 대한 장기적인 해결을 목표로 한 정책 변화를 위해 옹호활동을 이어갈 예정이다.

카르멘 틸(Karmen Till) 에티오피아월드비전 회장은 “GHO 발간식에서 ‘범위 설정 방식’으로 인도적 지원 필요 인구에 안타깝게 포함되지 않아 사각지대에 놓인 이들을 포함해, 지원이 절실한 모든 이들을 위해 국제사회는 2024년 인도적 지원 필요 자금을 전액 지원해야 하고, 아동 보호 활동을 중점에 두어야 한다”며 “특히 현지 아동과 주민 가까이에서 이들의 필요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비정부기구(NGO)의 고유한 역량을 인정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GHO는 연령, 성별, 장애 여부에 따른 세분화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인도적 지원 필요 인구의 범위를 필요 기반으로 평가하고 이에 따른 자원을 배분해야 한다”며 “인도적 위기의 근본 원인 해결을 위해 회복력을 구축하는 장기 개발에도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인도적 지원, 개발, 평화 노력의 상호 연계가 강화돼야 하고, 국제사회는 고통의 근본 원인 해결을 통해 그 누구도 소외받지 않도록 할 공동의 책임이 있다”며 “월드비전은 이러한 글로벌 인도주의 노력에 동참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호소했다.

조명환 한국월드비전 회장은 “인류를 위협하는 인도적 위기가 심화되고 있지만 올해 인도적 필요에 대한 국제사회 지원율은 35%에 불과했다”며 “전쟁, 지진, 폭우 등 전 세계 곳곳에서 생사의 갈림길에 놓인 이들에 인류애를 전하기 위해 정치적 의지와 즉각적인 행동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