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결의 가치 실현하는 ESG 경영
공동체 성경읽기 세계 1등 학교로
외국인 유학생 유치 등 외연 확대

황덕형
▲재선 임기를 시작한 서울신학대학교 황덕형 총장. ⓒ서울신대
지난 5월 9일 서울신학대학교 이사회는 제20대 총장에 황덕형 총장을 선출했다. 제19대 총장을 지낸 황 총장은 임기 4년의 총장직에 또 다시 선출돼 두 번째 임기를 수행하고 있다.

지난 9월 5일 취임식을 가진 황덕형 총장은 향후 4년에 대해 ‘성결의 가치를 실현하는 기독교 ESG 혁신경영’이라는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고, 3가지 중점 목표로 ①미래형 대학구축 ②전인적 미래인재 양성 ③글로컬 사회공헌 등을 강조했다. 다시 4년의 출발선에 선 황덕형 총장을 최근 만나 서울신대 발전의 청사진을 청취했다.

-연임을 축하드립니다. 다시 선택받으신 비결을 뭘로 보시는지요.

“먼저 학내 구성원들을 비롯해 많은 분들이 학교가 그동안 많이 성장했고 발전했다는 것을 인정하신 것 같습니다. 이사진들도 학교의 여러 지표와 상황이 좋아졌다고 인식하고 계셨습니다. 학교 운영 측면의 성과가 총장 선거 결과에 반영된 게 아닐까요.

제가 취임했던 2019년부터 학령인구가 감소하기 시작했습니다. 전임 총장님들께서 열심히 분투하셨지만, 취임 후 입학생 정원을 20% 줄여야 했고 기금도 바닥이 난 상태였습니다. 자칫 차입 경영이 염려되는 수준이었습니다.

그래서 지난 4년 동안 평가지표 개선에 주력했습니다. 2021년 신학대에서 유일하게 일반재정지원대학에 선정됐고, 대학 기본역량 진단과 대학인증평가를 모두 통과했습니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보유 기금이 20억여 원 늘어났고요. 학부 입학생의 경우 지난 3년 동안 100% 충원됐습니다. 대학원도 인문계열뿐이라 충원이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충원율이 점점 높아지고 있습니다.

둘째로 학교의 어려운 상황이 알려지면서, 동문들께서 그동안 더 많이 학교에 관심을 가져주신 것이 긍정적 효과로 나타났다고 봅니다. 총장 명함에 ‘그리스도의 종’이라고 새겨 놓았습니다. 말로만이 아니라, 실제로 섬기는 자로서 학내 여러 교수진과 직원들, 학생들과 교제하고 소통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이곳이 ‘열린 총장실’로 불립니다. 누구든 여기 들어와서 이야기하면 다 해결해 줘서 붙은 별칭입니다. 재정을 관리해야 하는 기획처에서는 난색을 표하지만, 할 수만 있으면 여러 요구사항을 해결해드리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교수든 직원이든 학생이든 들어오실 때는 표정이 어둡지만, 나가실 때는 대부분 밝습니다(웃음).”

-학령인구 감소와 신입생 감소, 대학교육 변화 등 위기 상황에서 총장직을 다시 맡게 됐는데, 이러한 위기를 어떻게 극복하실 계획인가요.

“위기의 본질은 두 가지로 봅니다. 하나는 학령인구 감소이고, 다른 하나는 그로 인한 미래사회의 변화입니다. 우리가 그동안 4차 산업혁명에 대해 말로만 들어왔는데, 실제로 요즘은 그로 인한 직군 변화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그래서 교육 수요자 중심의 유연한 커리큘럼이 필요해졌습니다. 한 가지 직업만 평생 갖고 살던 시대는 이미 지나갔습니다.

이에 맞서, 학교는 학생들의 미래 사회 대응 역량 향상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학생들의 문제해결 능력을 기르고, 이를 위해 현장 중심 교육이 필요합니다. 교수진들도 과거 자신들이 배운 것들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미래 가치 창출 방법을 가르치는 ‘문제해결 방식 교육’을 해야 할 때입니다. ‘미래 가치 창출 교육’이야말로, 학교가 당면한 위기를 극복하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저희 학교는 사회와 국가의 요구대로, 유연화 교육을 적극 확대시킬 것입니다. 모든 학생들이 ‘모듈화 교육’을 통해 전공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역량을 키워야 할 때입니다. 그래서 두 가지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하나는 제도적으로 유연화 교육 모듈화 교육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이고, 하나는 그 시스템에 채워넣을 콘텐츠입니다.

예를 들어 신학과 내에서는 지금 신학 하나만 가르치는데, 경영이나 법학을 접목시켜 볼까 합니다. 담임목사들은 일종의 CEO처럼 해야 할 일들이 있지 않습니까. 부동산이나 여러 기술 정보 같은 단편적 지식보다는, 사회구조와 법적 측면을 기본 역량으로 갖춰야 한다고 봅니다. 이를 위한 제도와 내용을 보강할 계획입니다.

덧붙여 인성지수를 계발해 ‘인성 1등 학교’를 만들 것입니다. 교육의 최고 목적은 결국 ‘인성’이고, 가장 큰 실력도 인성에서 나옵니다. 유석성 전 총장님 때 시행했던 인사 운동을 계승하고, 학생들이 1만 원이라도 기부하게 하는 사회봉사 운동을 펼칠 것입니다. 각 대학에서 인성교육을 하고 있지만, 중요성은 크게 느끼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교육의 최대로 어렵고 최고로 힘든 목적이 인성입니다. 미래는 인성을 계발하는 대학이 이끌 것입니다.

ESG 경영과도 연결되는 ‘열린 의사소통’ 교육도 실시하고자 합니다, 오늘날 지도자들은 혼자 제왕처럼 군림하려 해선 안 되고, 섬겨야 합니다. 이것이 취임사에서 언급한 ‘성결의 가치를 실현하는 ESG 경영’입니다. 이것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구체적 대안이 될 것입니다.”

서울신대
▲지난 9월 5일 취임식에서 황덕형 총장이 선서를 하고 있다. ⓒ서울신대
-대학은 교수진들의 수준이 중요한데요.

“지난 4년간 정부가 요구하는 평가지표에 맞추느라, 50분 이상을 새로 모시느라 정년직 교수를 뽑을 여유가 없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비정년 비율이 50% 가까이 올라갔습니다. 하지만 저희 학교는 비정년 교수들에 대한 차별대우가 전혀 없습니다. 교수회의도 학과 교수회의도 참여 가능하고, 교수협의회 임원도 맡는 등 언로가 다 열려 있고 정년 교수와 동일한 권한을 갖습니다.

이제는 정년 교수들도 뽑을 것입니다. 비정년 채용으로는 더 우수한 인재들을 모실 수 없기 때문입니다. 기존 비정년 교수진도 최선을 다해 정년으로 전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정년 교수 처우도 높은 수준이 아니라서, 저희 학교는 비정년과 정년 교수, 그리고 직원들 처우까지 전체적으로 향상돼야 합니다.

-최근 지방에서는 부교역자 구하기가 너무 어렵다고 호소합니다.

부교역자 문제는 신학대를 넘어 교단 차원에서 해결해야 할 문제입니다. 학교는 헌신하는 사역자를 양성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고, 기도도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사회구조적 요인을 언급하자면, 교회 사례가 적다 보니 부교역자 아내들이 일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아내들의 직장이 대부분 수도권에 있어 지방에 내려갈 수가 없습니다.

학교에서도 지방 교회들을 위해 신대원생들의 경우 마지막 학기에는 인턴십 과정처럼 지방 목회지로 보내고자 했으나, 이것도 쉽지는 않습니다. 이미 대부분 학교와 가까운 수도권 교회에서 사역 중인데, 그만두고 가라고 할 수는 없잖아요.

그래서 지방 교회들은 평일 며칠이라도 와 달라고 호소하고 있어, 신대원 마지막 학기에는 월요일 하루만 학교에 나와 2과목 정도 수강하고, 나머지 화-금요일에는 지방 목회지에서 체험하는 프로그램도 고려 중입니다.”

-최근 교육부에서 외국인 유학생 30만 유치를 선언했는데, 서울신대의 유학생 유치와 국제화 전략은 어떤가요.

“정말 중요한 문제이고, 저희 학교의 경우 사활이 걸려 있습니다. 저희 학교는 외국인들을 위한 국제학부와 국제대학원을 만들었고, 외국에서도 수업을 들을 수 있는 길을 열었습니다. 줌(Zoom)을 통해 외부 대학 강좌를 개설하고, 국제학부 내에 외국인 학생들이 원하는 ‘글로벌 한국어학과’ 개설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한 외국인 유학생 총 300명 유치가 목표입니다. 현재 300명이 저희 한국어 어학당에 와서 2년 동안 공부하는데, 30% 정도 학교에서 계속 공부하도록 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임기 중 역점 과제, 총장으로서 향후 비전과 계획은 무엇인가요.

“서울신대처럼 규모가 적은 대학은 외연 확장이 중요합니다. 그 방법으로는 첫째가 앞서 말씀드린 외국인 유학생 유치, 둘째는 편입, 셋째가 AI와 반도체 같은 최첨단 학과 개설입니다.

학생들에게 인기가 높은 실용음악과가 현재 지하에서 수업을 하는데, 지상으로 옮기고 호주 힐송 칼리지와 예배찬양인도자를 본격적으로 함께 양성할 것입니다. 그리고 신대원 기숙사 재건축과 성봉기념관 리모델링 등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강의실도 대부분 첨단으로 업그레이드해 학생들 반응이 좋습니다. 저희 학교에서 한양대 교수진이 홀로그램으로 원격 수업도 가능해졌습니다. 향후 모든 강의실에 동작 카메라 등을 달아 해외 학생들도 줌으로 강의가 가능하도록 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어떤 총장으로 기억되고 싶으신지요.

“저희 학교를 30대 명문대학, ‘우수·중요대학’ 하면 반드시 거론되는 대학으로 만든 총장이 되고 싶습니다. 그리고 전 세계에서 ‘공동체 성경읽기(PRS)’를 가장 잘 하는 대학으로 키우고 싶습니다. 또 힐송 처치와 함께 찬양인도자를 키우고 찬양을 통해 예배를 갱신하는 대학으로 만들고 싶습니다. 좋은 학생들을 학교로 보내 주시면, 더 좋은 학생으로 만들어 드리겠습니다.

둘째로 재정 지원입니다. 인근 인천대는 등록금을 빼고도 국가에서 1년에 1,200억을 지원받고 있습니다. 좋은 대학이 되려면 재정 지원이 절실합니다. 학교에서 좋은 아이들을 선발해 좋은 교육을 시키고, 또 다시 좋은 학생이 들어오는 선순환이 일어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