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암과 간 전이 병소
ⓒ온종합병원
암세포가 간에까지 전이된 50대 후반의 4기 대장암 환자가 대장암-간 동시 절제 수술로 새 삶을 되찾게 됐다. 이 환자는 조만간 항암치료를 병행하면 완치될 것으로 전망돼, 앞으로 4기 대장암의 적극 수술 치료 사례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부산 온종합병원(병원장 김동헌·전 대한외과학회 회장)은 “외과 고상화 과장(대장암·전 부산대병원 외과교수)-간담췌외과 박요한 과장(전 부산백병원 간담췌외과 교수) 팀이 하이테크서저리팀 박광민 팀장(전 서울아산병원 간담췌외과 교수) 감독 아래 지난 7월 24일 암세포가 간에까지 퍼져 4기 대장암으로 진단된 환자 A씨(58)에 대한 대장암과 간 전이 병소를 동시에 절제하는 데 성공했다”고 7월 31일 밝혔다. 현재 A씨는 일반 병실로 옮겨졌으며, 향후 항암치료를 통해 새 삶을 되찾게 된다.

A씨는 지난 6월 28일 왼쪽 하복부 통증이 심해 온종합병원 소화기내과에서 내시경 검사를 통해 장 점막 내강 전체를 둘러싸는 출혈이 동반된 종양을 확인했다. 이후 A씨는 조직 검사 결과, 7월 11일 S결장에 20㎝ 크기의 암이 간에까지 전이됐음을 통보받았다. 청천벽력 같은 소식에 A씨와 가족들은 당황했다. 당일 A씨는 고난도 암 수술을 전담하는 하이테크서저리팀 간담췌외과 박광민 팀장을 면담했다. 상황의 심각성을 간파한 박광민 팀장은 대장암 수술을 하는 외과 고상화 과장, 간절제를 담당할 간담췌외과 박요한 과장 등과 의논해 A씨의 응급수술 날짜를 앞당겨 잡았다. 화불단행(禍不單行)이라고, 수술 전 PCR검사에서 A씨가 코로나19 감염 사실이 확인돼 1주일간 음압병동에 격리 치료받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온종합병원은 7월 24일 간담췌외과 박광민 하이테크서저리 팀장의 감독 아래 외과 고상화 과장과 간담췌외과 박요한 과장이 팀을 이뤄 무려 9시간에 걸쳐 S결장→소장→게실 절제술에 이어 확대 우간 절제술로 A씨의 오른쪽 간 75%를 떼어내는 데 성공했다. 암세포를 완전히 제거한 A씨는 앞으로 항암치료를 마치면 완치될 것으로 담당과장들은 전망하고 있다.

온종합병원은 대학병원 교수출신 간담췌외과 과장들이 중심이 된 ‘하이테크서저리팀(High-Tech Surgery Team)을 구성해 간·췌장·담낭·담도 등 고난도 암 수술을 잇따라 성공시키고 있다. 온종합병원 하이테크서저리 팀은 지난해 간 전이와 상장간막 정맥 침범이 의심되는 4기 췌장암환자 C(여·40)씨의 수술에도 성공했다. ‘외과수술의 꽃’으로 불리는 췌두부십이지장 절제술(휘플 수술)과 간절제술을 동시 시행해 그의 암세포를 완전히 절제해낸 것이다. C씨는 적절한 항암치료를 받고 장기 생존이 기대되고 있다.

하이테크서저리 팀 박광민 팀장은 “대장암의 간 전이는 장기 생존을 위해서는 적극적인 수술이 필요하지만, 절반가량 제4기 암으로 판단해서 수술을 포기하고 소극적인 항암치료에만 매달리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박 팀장은 “A씨의 경우처럼 암 세포가 간에까지 전이된 4기 대장암이라고 하더라도 암세포들을 완전히 제거하고 항암치료를 병행하면 충분히 완치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임상사례로 기록될 수 있을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