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핵심, 다음 세대 아는 것
그들을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어떻게 해야 그들에 다가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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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사베이

#아만보 다음 세대

‘아만보’라는 단어를 아는가? 이 말의 시작은 이렇다.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게 되면 보이나니, 그때 보이는 것은 전과 같지 않으리라.” 유홍준 교수의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서문이다. 유홍준 교수가 이 말을 읊조린 후 이 말은 더욱 유명해졌다. 줄여서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 되었다. 별다줄 세대(별 것을 다 줄이는 세대)의 영향을 받아서 다시 ‘아만보’로 태어났다.

다음 세대는 ‘아만보’이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유홍준 교수의 말은, 다음 세대에도 정확히 적용된다. 다음 세대를 사랑하면 그들을 알게 되고, 알게 되면 그들이 다시 보인다. 그들의 고민이 보이고, 그들의 관심사가 보인다. 보이면 더 사랑할 수밖에 없다. 전에 안 보이던 것이 보이는데, 어찌 더 사랑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반대로, 아는 것이 없으면 보이지 않는다. 다음 세대의 고민과 염려가 보이지 않고, 그들의 관심사가 무엇인지 모르면 그들이 보이지 않는다. 공간적으로 그들과 함께 할지라도, 동상이몽(同床異夢)이 될 뿐이다. 다른 생각을 하면 소통의 오류가 생기고, 오류가 생기면 결국 멀어진다.

우리의 핵심은 다음 세대를 아는 것이다.
그렇다면 그들을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어떻게 해야 그들에게 다가갈 수 있을까?

개인적인 대답들 중 하나는 독서이다. 물론 독서만이 대답은 아니다. 여러 방법이 있을 수 있다. 다만 다음 세대는 시대의 흐름에 특히 민감한데, 독서는 시대의 흐름을 잘 읽는 방법이다.

기실 서점에 가서 책의 제목만 훑어보더라도 시대의 관심사가 보이지 않나! 졸작 《다음 없는 다음세대에 다가가기》에서도 많은 부분을 강조한 것이 독서이다. 교역자, 장로, 교사, 부모 할 것 없이 모든 영역에서 공통적으로 강조한 것이 바로 독서였다. 독서는 우리에게 많은 대답을 주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의 손에는 책이 들려있어야 한다.

#한 손에 성경, 한 손에 책

“한 손에는 성경을, 한 손에는 신문을”. 칼 바르트(K. Barth)가 했다고 알려진 말이다. 위로는 하나님의 뜻과 계획을 알기 위해 성경을 가까이 해야 하고, 아래로는 세상에 대한 깊은 이해를 가지기 위해 신문을 가까이 해야 한다. 오늘의 말로 치환해 보면 이렇지 않을까? ‘한 손에는 성경을, 한 손에는 책을’.

그리스도인의 손에는 책이 들려 있어야 한다. 필자는 교사 세미나를 나가면 반드시 이 말을 한다. “여러분! 독서를 지금보다 많이 하셔야 합니다.”

어떤 교사들은 이렇게 반문한다. “성경만 열심히 읽으면 되는 것 아닌가요?” 성경을 열심히 읽어야 하는 것은 두 말 하면 잔소리다. 문제는 성경만 읽을 때, 즉 한 손만 사용할 때 발생한다.

운전도 한 손으로 하면 사고의 위험이 높다. 마찬가지다. 성경만 보겠다는 것은 운전을 한 손으로만 하겠다는 것과 다를 바 없다.

복음의 본질은 절대로 변하지 않는다. 다만 복음을 담는 그릇은 시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부리가 긴 두루미에게는 호리병과 같은 식기가 필요하고, 핥아먹는 여우에게는 납작한 접시가 필요하다.

예수 그리스도라는 본질은 절대로 변하지 않는다. 다만 그 복음의 본질을 오늘의 문화에 담기 위해서는 상황에 맞는 그릇이 필요한 법이다. 독서는 그런 그릇을 만드는 행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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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사베이

독서를 많이 하면 그릇도 커진다. 독서에 대해 수많은 위인들이 그 중요성을 강조하고, 독서에 대한 명언이 엄청나게 많은 것, 수많은 성공한 분들이 성공의 비결로 독서를 꼽는 것을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유영만은 《독서의 발견》에서 말한다. “책을 읽어야 지금의 나를 잃어버리고 또 다른 나로 변신할 수 있다.” 쉽게 말해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나는 더 큰 그릇이 되고, 그릇이 커지면 다음 세대를 담을 수 있는 능력도 커진다. 그러니 다음 세대를 이해하려면 반드시 독서도 해야 한다.

#읽는 만큼 소통이 된다

통즉불통(通則不痛), 불통즉통(不通卽痛). 통하면 아프지 않고, 통하지 않으면 아프다는 이 말은 허준의 동의보감에 나온다. 즉 혈액순환이 잘 되면(통하면) 아프지 않으나, 반대 경우는 아프다는 뜻이다. 이것이 어디 혈액순환에만 적용되는 이야기겠는가. 사람과의 관계, 특히 다음 세대와의 관계에도 적용이 된다.

다음 세대를 이해하려면, 다음 세대와 통해야 한다. 김호연의 《불편한 편의점》에서, 독고는 이렇게 고백한다. “결국 삶은 관계였고 관계는 소통이었다. 행복은 멀리 있지 않고 내 옆의 사람들과 마음을 나누는 데 있음을 깨달았다.” 다음 세대와 행복하고 싶다면 마음을 나누어야 하고, 마음을 나누기 위해서는 소통을 해야 한다.

문제는 도대체 어느 지점이 다음 세대와 통하는 지점이란 말인가?
어디가 터치 포인트(Touch-point)인가? 모두 답답해하는 부분이다.

그런 점에서 독서는 기회다. 다음 세대라 해도 아이들은 모두 다른 생각과 성격을 가지고 있다. 이들과 통하기 위해서는 이들의 마음이 움직이는 지점을 정확히 알아야 한다. 이 지점을 이해하거나 찾아내는데 있어서 독서가 아주 좋은 방법이다.

손흥민 씨 아버지인 손웅정 씨도 이렇게 말했다. “기회라는 것은 아주 조용히 옵니다. 그리고 그 기회는 악착같이 내가 만들어야 합니다. 미래가 나에게 어떤 모습으로 다가올지 책을 읽으며 예의주시하며 관찰해야 합니다. 책을 통해 미래를 준비했을 때, 의외의 기회, 꼼수가 아닌 내가 노력한 만큼 기회를 잡을 수 있습니다.” 손웅정 씨는 독서를 해야 기회를 잡을 수 있다고 말한다.

개인적으로 독서를 해서 가장 좋은 점 중 하나는 아이들에게 응원해줄 말들이 생긴 것이다. 유명한 책의 짧은 문구들을 스마트폰에 많이 저장하는 편이다. 나중에 이 문구들을 성경 말씀과 함께 힘들어하는 친구들에게 보냈다.

많은 말들이 아니었다. 그저 몇 줄이었다. 그러나 그 몇 줄에 그 친구는 자신의 어려움을 더 많이 이야기해주기 시작했다. 책을 통해 준비했더니, 기회를 잡은 것이다.

다음 세대와 소통하는 방법들은 많다. 그러나 나는 독서가 소통하는 아주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독서는 가장 빠르게, 가장 안전하게 타인을 이해하는 가이드이기 때문이다.

더불어 시간과 장소 구애 없이 많은 전문가들을 만날 수 있으니, 이보다 더 좋은 배움이 어디에 있겠는가! 그런 점에서 이렇게 묻고 싶다.

“그래서 당신이 어제 읽은 책은 무엇인가요?”

김정준 다음 세대
▲김정준 목사.

김정준 목사

울산대흥교회 교육목사
영남신학대학교 신학과·신학대학원
전남대학교 대학원 문학 석사
한남대학교 대학원 박사 수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