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편지
남산 주위를 열심히 걷던 때가 있었습니다.

가파른 길을 오르내리고 계단도 뛰어오르다 보면
배드민턴장을 빙빙 도는 사람들을 보게 됩니다.
그때는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왜 저 좁은 배드민턴장을 돌기만 할까? 남산 주위를 반 바퀴만 돌아도  
배드민턴장을 수십 바퀴 도는 것보다 훨씬 더 운동이 될 텐데.......'
그런데 지금은 어떨까요?
지금은 내가 그 배드민턴장을 빙빙 돌고 있습니다.
우리는 저마다 다양한 모습으로 살아갑니다.
자전거를 타고 한강변을 씽씽 달리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천천히 걷는 사람도 있고,
가다 서다를 수없이 반복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우리는 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각자의 이유는 무시한 채 자기 생각대로 판단하다보면
상처를 남기거나 싸움이 일어날 수도 있습니다.
반대로 겸손한 자세로 배려하는 모습은
상처를 치유하고 화해하게 만듭니다.
당신은 어떤 모습으로 다른 사람들을 바라보십니까?
다른 사람에게 일어나는 일은 언제든지 내게도 일어날 수 있습니다.

이화영/금호교회 담임목사

*교통문화선교협의회가 지난 1988년부터 지하철 역 승강장에 걸었던 '사랑의 편지'(발행인 류중현 목사)는, 현대인들의 문화의식을 함양하고 이를 통한 인간다운 사회 구현을 위해 시작됐다. 본지는 이 '사랑의 편지'(출처: www.loveletters.kr)를 매주 연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