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원엔지니어링
▲유원엔지니어링 박성규 대표는 “직업을 생계유지 수단인 잡(job)으로 볼 것인지, 하나님의 소명인 콜링(calling)으로 볼 것인지 생각해 봐야 한다” “모든 사람은 살아있는 것 자체가 콜링이며, 우리의 직업뿐 아니라 우리가 하는 모든 일을 통해 예수님을 영화롭게 하길 원한다”고 말했다. ⓒ이지희 기자
유원엔지니어링은 대형건물의 냉난방 공조시스템과 사이포닉 지붕 우배수시스템 등을 공급하며 에너지 절감 및 효율화에 앞장서고 있는 국내 대표적인 공조시스템 전문기업이다. 1996년부터 21년의 짧지 않은 세월, 유원엔지니어링을 설립하고 이끈 박성규 대표가 굳게 붙잡고 온 경영 원칙은 바로 '인간 존중' '끊임없는 도전과 혁신'이었다. 40년 경력의 엔지니어로서 늘 선진 기술과 기계 설비를 다뤄왔지만, 이 모든 것은 고객과 회사 구성원들을 향한 섬김과 배려, 사랑을 실천하기 위한 것임을 잊지 않았다. 하나님과의 관계에서뿐 아니라 인간 관계에서 신의(信義)를 중시하는 그의 철학과 원칙은 1946년 남하하기 전 평북 선천 정주에서 믿음생활을 시작한 그의 부모님으로부터 물려받은 신앙 유산이자, 30년 가까이 아침 큐티를 생활화하면서 깨달은 정수 같은 것이었다. "삶 가운데 실천하는 신앙이 중요하다" "사람과 얼마나 좋은 관계성을 갖고 있느냐가 사업의 성패를 결정한다"고 여러 차례 강조한 박성규 대표는 주변을 부드럽게 밝히는 빛으로, 은은하게 퍼지는 향기로 그의 자리에서 그리스도인의 역할을 다하고 있었다.

지난 9일 서울 성동구 아차산로 삼환디지털밴처타워 내 유원엔지니어링에서 박성규 대표를 만났다. 킹덤컴퍼니를 본격적으로 알고 도입한 지는 3년 전부터였으나, 이미 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을 실천하며 킹덤컴퍼니로서 기능해 온 유원엔지니어링의 지나온 길과 박성규 대표의 간증을 들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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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규 대표는 직원들을 인격적으로 대하며 설비업계에 처우가 가장 좋은 회사로 만들기 위해 노력해 왔다. 유원엔지니어링 직원 야유회 사진. ⓒ유원엔지니어링
대형건물 공조시스템 프로바이더로 명성을 얻기까지

유원엔지니어링은 대형건물의 온도 조절과 환기를 책임지는 냉난방 공조시스템으로 병원, 호텔, 공공시설 등에 시스템을 공급하는 프로바이더 업체다. 또 대형건물의 경우 비가 내리면 지붕 위의 신속한 배수가 중요한데, 사이폰식 우배수 시스템을 개발해 공급해 왔다. 이 시스템은 경사를 주어 물과 공기를 함께 빼는 중력식 우배수 시스템보다 관의 굵기를 1/3로 줄이고, 수평 구조로도 가능하여 공사비 절감과 공간 활용을 높였다. 사이폰식 우배수 시스템은 1999년부터 수원월드컵경기장, 현대자동차, 녹십자, 송도센트로드, 신도림디큐브타워, 영흥화력 5•6호기, 한국전력, 국립현대미술관, 필리핀 아레나돔 공연장, 코엑스몰, 인천아트센터, 대전과학기술대학교, 국립세종도서관, 을지대학병원, 인천국제공항, 한국교육개발원 신 청사, 송파문정지식산업센터, 송도 코스트코 등 1천여 현장에 도입됐다.

유원엔지니어링이 개발한 에너지 절약형 개별온도제어시스템 섬 퓨저(Therm-fuser) 변풍량 디퓨저는 냉난방 변풍량 기능을 갖춘 일체형 열에너지구동 취출구로, 공기순환이 잘 되고 균일한 온도를 구현하는 장점을 갖췄다. 2003년부터 SKT 본사 사옥, 미군부대, 대한상공회의소, 엔씨소프트, 성수 이마트, LIG대구 사옥, 동국제강 사옥, 판교이노밸리클러스터, 인천성모병원, 부산은행 등 100여 곳에 설치되었다. 이 외 도로 및 철도 터널환기와 방재설계에서도 기술력을 인정받았으며 시스템에어컨, 냉동기 등 장비를 미8군사령부, 판교산학연R&D센터 등에 납품해 왔다.

1996년 기술사사무소로 출발할 때만 해도 유원엔지니어링은 건축사무실과 대형건설사의 하도급 업체로 지금의 모습과는 사뭇 달랐다. 1999년 법인을 세우고 회사 체질을 바꿔 전문 시스템 공급업에 뛰어들면서 회사는 크게 성장했다. 또 해외에서 시스템, 장비만 들여오는 것이 아니라 국내 상황에 맞춰 기술 서비스를 추가해 설계와 기술영업을 더욱 강화했다. 지금은 건축기계설비, 공조냉동기계, 토목소방 등 50여 명의 전문가가 근무하고 있으며, 올해 450억 원의 연 매출을 예상한다.

박성규 대표는 "우리는 시스템을 설계자들과 클라이언트에게 설명하여 설계에 반영하고, 건설회사에 설명해 계약하고 시스템 설치까지 해야 하므로, 사람과의 관계 유지가 굉장히 중요하다"며 "인간 관계를 유지하면서도 미래 성장을 위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계속 만들어가야 했기 때문에 개인 시간은 부족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평일은 물론 주말에도 사업에 집중할 수 있도록 배려해 준 아내에게 고마운 마음을 잊지 않고 표현했다. 이화여대 간호학과를 나온 그의 아내는 20년간 시어머니를 모신 후, 두 딸과 함께 미국으로 건너가 간호사로서 경력을 쌓고 최근 13년 만에 귀국했다.

기업 발전의 디딤돌 된 사람 중심의 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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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규 대표는 “사실 우리는 걱정이 많아서 하나님이 주신 은혜를 다 누리지 못하고 산다”며 “살아보면 내가 결정한 것 같지만, 결국 하나님의 뜻에 따라 일이 성사되는 것을 깨닫게 된다”며 바른 자세, 바른 생각, 하나님에 대한 순수한 믿음을 붙들고 살아갈 것을 당부했다. ⓒ이지희 기자
박성규 대표는 기계기사 1급(1976), 건설기계기사 1급(1977), 건축기계설비기술사(1990) 자격증을 가진 엔지니어로, 연세대 기계공학과 졸업 후 육군ROTC 15기 병기장교로 복무했다. 그리고 대우자동차 시설부, 극동건설 사우디 병원 현장, 미극동육군공병단, 삼영설비 설계실, 신공항공단설비 등 국내외 설계, 시공 및 감리 분야에서 두루두루 식견과 인맥을 쌓은 뒤 회사를 설립했다. 천성적으로 다른 사람이 시키는 일보다는 하고 싶은 일을 주체적으로 해나가는 것을 선호해 안정적인 직장과 연봉, 미영주권 취득 자격 등의 혜택을 내려놓았다.

1996년 회사를 세우고 곧 IMF가 터졌지만, 그는 1년 반 동안 20여 명의 직원 중 한 사람도 구조조정을 하지 않고 오히려 개인 재산을 팔아 월급을 주며 자기 사람들을 챙겼다. 당시 그가 보여준 희생과 섬김의 리더십은 직원들과 돈독한 신뢰관계를 구축하는 밑거름이 되었다. 또 다른 위기는 사람과의 관계성을 가장 중시하는 그의 철학 때문에 찾아왔다. 사람을 온전히 믿었고 좋아했기 때문에 대규모 투자를 했으나 손실을 입은 것이다. 그러나 심은 대로 거두는 진리는 그를 비껴가지 않았다. 회사가 어려울 때, 평소 그가 교제해 온 사람들의 도움으로 다시 회사는 오뚝이처럼 일어났다. 위기 때마다 빛을 발한 일관성 있는 사람 중심의 경영은 기업 발전의 디딤돌이 되었다.

투자 손실로 어려움을 겪을 때도 박성규 회장은 사옥을 팔아 부채를 갚고 직원들의 처우 개선에 힘썼다. 21년간 직원들에게 한 번도 월급날을 어겨본 적 없고, 연말이면 보너스도 항생 챙겨주던 그는 임금을 동결하면 사옥을 팔지 않고도 회복할 수 있다는 내부 권유에도 사옥을 팔아 부채를 갚고 직원들을 챙겼다. 그 결정에는 지금도 후회가 없다고 했다. 회사 설립 초기부터 함께하며 핵심임원이 된 직원들은 당시 그의 방으로 찾아와 "몇 년 안에 사옥을 다시 사드리겠다"며 오히려 그를 위로했다. 박 대표는 "큰 감동을 받았다. 기업은 사람이고, 사람을 버리면 안 된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된 중요한 계기였다. 이런 직원들이 있다면 회사가 절대 망하지 않는다고 확신했고, 위기를 통해 오히려 더 큰 자신감을 얻게 됐다"고 고백했다.

몇 차례 위기를 통해 얻은 또 다른 깨달음은 '회사의 주인은 하나님'이라는 사실이었다. 앞서 IMF 때에도 친분을 계속 유지하던 미국 엔지니어링 회사에서 일을 주어 어려움을 넘겼고, 두 번째 위기 때도 8년간 미극동공병단에서 일한 것을 인연으로 미8군에 제품을 공급하며 도움의 손길을 받았다. '하나님의 허락 없이는 회사가 문 닫지 않는다'는 확신이 생겼다. "오히려 위기 속에서 좀 더 안정적이고 좋은 기회들이 왔다"고 말한 그는 6년 전부터 영업, 사업 아이템 개발, 직원 교육에 집중하고 나머지 업무는 다른 임원에게 위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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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원엔지니어링 직원 야유회 사진. ⓒ유원엔지니어링
"신앙은 삶으로 드러나는 것"

박성규 대표는 "신앙을 삶으로 보여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나의 삶이 보기에 아름다우면, 그다음 단계에서 전도가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몸담았던 회사에서 퇴사한 지 몇 년 뒤, 회사가 부도 나자 대표가 임원들에게 송사를 걸어 5년간 괴로움을 겪은 경험을 털어놓았다. "그 대표가 큰 교회 장로님이었는데 아침 7시마다 성경공부를 했다"며 "당시 임원 중 교회 다닌 사람은 저와 그분이 유일했는데, 그 일 후 저는 신앙을 삶에서 실천하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직원들에게 신앙을 강요하지 않고, 직원들을 인격적으로 대하며 설비업계에 처우가 가장 좋은 회사로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또 직원들을 훌륭한 사회인으로 육성하는 것을 사명으로 생각하고, 회사 초기부터 직원 교육에 신경 써 왔다. 덕분에 이직률은 거의 제로에 가깝다고 했다.

박 대표는 "처음부터 변함없이 그래왔던 것처럼 직원들에게 좋은 사람, 마음이 따뜻한 사람으로 대하면서 계속 기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 열매로 박 대표가 어릴 때부터 다니고, 13년간 장로로 섬겨온 신촌 대현교회에 몇몇 직원이 함께 다니게 되었다.

오래전부터 이익배당을 받지 않고 있다는 그는 "내가 없어도 회사가 잘 유지될 수 있도록 회사를 사회적, 공적 기관으로 만들 책임이 모든 크리스천 CEO에게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내 회사이고, 내가 돈을 많이 벌고, 내가 그만둘 때 다 가져간다는 개념으로 경영하면 안 된다. 임직원에게 섭섭하지 않게 처우해주고, 나의 노후는 하나님께 맡기면서 하나님과 사람들 앞에서 당당하고 떳떳하게 살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한 실천으로 그는 5~6년 정도 내다보며, 자신의 지분을 줄여나가고 회사를 지속 가능한 발전 구조로 전환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또 새로운 설계시스템을 개발하고, 미국, 중국, 일본, 싱가포르 등지로의 해외 진출에도 신경 쓰고 있다.

박성규 대표는 매일 큐티 후 나라와 교회, 회사를 위해 기도하고, 친인척, 자식에 대한 기도를 한다. 그는 "21년 전 회사를 시작할 때처럼 지금도 하나님의 계획을 다 알지 못하지만, 내가 그린 그림보다 하나님은 항상 훨씬 더 좋은 것을 만들어주셨다"며 "최선을 다하고, 올바른 자세로 오늘을 살면서 내 삶과 회사를 하나님께 맡기고 간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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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규 대표는 오래전부터 이익배당을 받지 않고 있다. 그는 “내가 없어도 회사가 잘 유지될 수 있도록 회사를 사회적, 공적 기관으로 만들 책임이 모든 크리스천 CEO에게 있다”고 강조했다. ⓒ이지희 기자
킹덤컴퍼니를 추구하는 동료와 창업을 준비하는 청년들을 향해 그는 "담대하라. 미래에 대해 두려워하지 마라"고 조언했다. "사실 우리는 걱정이 많아서 하나님이 주신 은혜를 다 누리지 못하고 산다. 살아보면 내가 결정한 것 같지만, 결정하도록 하나님께서 일하셨고 결국 하나님의 뜻에 따라 일이 성사되는 것을 깨닫게 된다"고 그는 말했다. 그리고 "바른 자세, 바른 생각, 하나님에 대한 순수한 믿음을 잃지 않는다면 나머지는 하나님의 계획 속에서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크리스천이면 가정에서는 가장 좋은 남편과 아내, 아버지와 어머니, 또 가장 좋은 자식이 되어야 합니다. 사회에 나오면 가장 일 잘하는 전문가가 돼야 합니다. 직업을 생계유지 수단인 잡(job)으로 볼 것이냐, 하나님의 소명인 콜링(calling)으로 볼 것이냐도 생각해 봐야 합니다. 교회는 크리스천 직업인들이 사회 활동을 통해 하나님께 예배하고 영광 돌릴 수 있도록 도와야 합니다. 모든 사람은 살아있는 것 자체가 콜링이며, 우리의 직업뿐 아니라 우리가 하는 모든 일을 통해 예수님을 영화롭게 하길 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