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가주한인목사회
▲남가주한인목사회 김영구 신임 회장. ⓒLA=이영인 기자
"보라 형제가 연합하여 동거함이 어찌 그리 선하고 아름다운고(시 133:1)".

남가주한인목사회(이하 목사회)가 출범한지 어언 반세기를 맞이했다. 더욱이 다가오는 2017년은 종교개혁 500주년과 맞물려 있어 의미하는 바가 더 크다.

뿐만 아니라 현재 우리 모두는 '세상 패러다임'의 총체적 대변혁기 현실 속에서 예측할 수 없는 혼돈과 암흑기를 지나고 있기 때문에, 목회자들을 대변할 뿐 아니라 이민 한인사회를 대변하는 목사회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이렇듯 한 치 앞도 가늠하기 힘든 짙은 안갯속 같은 세상을 살아내는 가운데, 우연의 일치일까? 신임회장 김영구 목사와 수석부회장 샘 신 목사 모두 50대 후반이다. 어떤 단체를 이끌어 가기엔 더할 나위 없이 안정감 있고 균형 잡힌 연령대다. 나이 50이면 하늘의 뜻을 안다는 지천명(知天命)이라고 했던가? 하나님의 뜻을 이미 익히 알고 있는 이순(耳順) 문턱의 그들이 이끌어갈 제50대 남가주한인목사회에 거는 기대가 자못 크다.

신임회장으로 선출된 김영구 목사(나눔장로교회)는 취임 첫날부터 바쁘다. '앉아서 기다리는 목사회'가 아니라 발품 팔아 '찾아가는 목사회'을 통해 결코 쉽지 않은 이민교회 목회자들의 말못할 애환을 나누며, '함께 울고 함께 웃는' 연합과 화합의 실타래를 엮어가기 위해서다.

의욕과 열정만 앞서는 것이 아니다. 그는 벌써 믿음의 발을 내디디며 행동으로 실천해 가고 있다.

김 목사는 제50대 목사회가 능력껏 해낼 수 있는 모든 '섬김 사역'의 중심은 "목회의 기본으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했다. 즉 목회의 기본인 전도와 선교, 그리고 구제 사역에 충실한다는 것이다. 그 일환으로 다음과 같은 사역을 펼쳐 나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작은교회 살리기

이곳 LA 지역 대부분의 한인 이민교회들은 열악하기 그지 없다. 성도 수도 50여 명 안팎인 경우가 절대 다수이다. 김 목사는 그들의 고충을 너무도 잘 안다. 김 목사가 시무하고 있는 교회도 그 처지가 이들과 별반 다를 바 없기 때문이다.

가장 안타까운 것 중 하나가 어린이 주일학교다. 그래서 비록 두세 교회에 불과하더라도, 서로 연합하여 어린이 주일학교를 섬길 수 있도록 연합 사역을 펼쳐 나갈 예정이다.

또 내년 한 해 동안 적어도 40개의 작은교회를 방문하여 예배를 섬기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목사회 임원을 중심으로 주일 오후나 평일 어느 하루를 정해 해당 교회를 방문, 함께 예배를 드리면서 상호 교제를 통해 연합과 화합의 장을 마련하고자 함이다.

김 목사는 이미 이러한 '섬김 사역'을 실천하고 있다. 비록 시무 목회자뿐 아니라 모든 성도들의 연령대가 거의 80대 가까운 몇 안 되는 작은교회를 찾았지만, 노년에도 불구하고 젊은 세대 못지 않은 복음 전파를 향한 열정을 갖고 있음을 보고 많은 도전을 받았다고 한다.

◈탈북민 선교

김 목사는 이미 오래 전부터 탈북민을 향한 하나님 주신 긍휼함을 품고 탈북민 선교에 앞장서고 있다. 그는 같은 동족이지만 한인교회에 제대로 적응하기 힘든 그들의 고충을 너무 잘 알고 있다. 이들을 위로하고 복음화시키기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계획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내년 4월 망명한 탈북민들에게 한국 방문 기회를 제공할 예정이다. 지난 16일 체결한 전라남도 완도군기독교연합회와의 업무협약을 통해 진행될 예정이다. 해마다 완도군에서 열리는 완도 페스티벌에 이들을 보내, 제주도까지 관광시켜 준다는 계획이다.

또 내년 7월쯤 목사회 주최로 '탈북민 선교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 대회는 시애틀 지역 고향선교회를 이끌고 있는 윤요한 목사와 함께한다.

◈목사회 지정 선교지

비록 회장단은 새롭게 바뀌었지만, 목사회가 지속적으로 섬길 수 있는 선교지를 지정하여 교회를 세워주거나 정기적인 단기선교 등을 진행하기로 했다. 단기선교는 효과의 극대화를 위해 가까운 멕시코 지역을 염두해 두고 있다. 이를 위해 선교 분과도 별도 운영할 예정이다. 처음에는 두 달에 한 번 꼴로 방문한 뒤, 점차 선교의 지경을 넓혀나갈 예정이다.

남가주한인목사회
▲수석부회장 샘신 목사. ⓒLA=이영인 기자
◈몽족 선교

수석부회장인 샘 신 목사는 이미 몽족 선교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이는 몽족 선교가 얼마나 절실한지를 잘 말해준다.

몽족은 원래 중국과 베트남, 라오스, 태국 국경의 산악지대에서 2천 년 이상 살아온 소수민족이다. 베트남 전쟁 때 독립을 조건으로 미군 편에서 협력했으나, 1973년 미군이 철수하면서 뿔뿔이 흩어지게 됐다. 그 일부가 미국으로 망명해 소수 커뮤니티를 이뤄 열악한 환경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현재 미국에는 몽족이 약 26만 명이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캘리포니아 북부 프레즈노 지역에만 약 6만 명이 있고, 미네소타주의 세인트폴, 밀워키, 미니애폴리스 등지에 흩어져 살고 있다.

남가주한인목사회가 그들을 돕기 위해 발벗고 나섰다. 몽족 선교에 대한 관심이 점점 높아지는 가운데, 몽족 어린이들을 돕기 위한 프레즈노 몽족 어린이 합창단 초청 찬양제가 20일 오후 열릴 예정이다.

◈원로목회자 섬김 사역

원로목회자 섬김 사역도 지속적으로 이어갈 예정이다. 그 일환으로 원로목사 초청 1일 관광을 준비 중이다. 뿐만 아니라 목사회 주최 모든 행사에 원로목회자들을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하여, 노년에 오히려 더 왕성한 사역 참여 기회를 제공할 예정이다. 그래서 11일에 개최될 장학금 수여식에도 수여자로 참여할 수 있도록 초청한다.

◈편찬사업

종교개혁 500주년을 기념하고 다음 세대에게 우리 민족의 뿌리를 알리고자 편찬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별도의 편찬위원을 구성하여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세대간 화합과 연합

제50대 회기는 목회자의 세대간 차이 극복이 절실함을 느껴 그 해법의 기초를 다지는 회기로 삼을 계획이라고 한다. 한인 최초 전직 경찰 출신이며 4.29폭동을 직접 경험한 1.5세 신 목사를 수석부회장으로 영입한 이유가 거기에 있다. 1세와 1.5세대가 협력하여 2, 3세에 이르는 다음세대 목회자를 반듯하게 세워가는 바람직한 가교역할을 기대해 본다.

◈장학사업

탈북민들을 비롯해 어려운 가정들을 돕기 위한 장학사업도 계속 이어 간다는 방침이다. 그 일환으로 지난 11일에는 탈북민 8개 가정을 포함한 지정 장학금 수여식을 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