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는 470만의 장애인이 있다. 전체 인구의 10분의 1에 해당한다. 안타까운 것은 이들의 90%가 제대로 재활 혜택을 받지 못하고 어려운 가정 환경 속에서 좌절과 절망을 안고 살아가고 있다는 현실이다.

"저는 하나님께 받은 은혜가 매우 커서 그에 보답하고자 하나님께서 가장 사랑하시는 장애인들을 섬기는, 하나님의 심부름꾼일 뿐입니다."

지난 1984년 하나님께서 주시는 감동에 순종하여 장애인들을 섬기기로 결단하고 (사)엘림장애인선교회를 설립, 오늘날까지 32년째 섬겨 오고 있는 고창수 목사의 겸손한 말이다.

그런 그의 직책은 만년 사무총장이다. 처음도 섬김이요 마지막도 섬김이기 때문이다. 낮은 자리에서 섬기는 자세가 준비되지 않고는,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불편한 장애인들을 섬기는 일을 버텨낼 수 없기 때문이다.

엘림장애인선교회 여름산상대부흥성회.
▲엘림장애인선교회 여름산상대부흥성회.

고 목사가 장애인을 섬기기 시작하면 한 일은 시각장애인나 지체부자유자들을 재활원에 소개시켜 주고 상담하는 것이었다. 그 후 인쇄업 경영을 통해, 누구나 쉽게 배울 수 있는 식자 기술을 장애인들에게 전수하여 취업할 수 있도록 돕기도 했다. 그러다가 1990년도 이후에는 장애인들을 향한 영성운동을 중점 사역으로 펼쳐 나갔다. 영혼의 치유(구원) 없이는 결코 육신의 고통을 극복할 수 없다는 점을 경험으로 깨달았기 때문이다. 그렇게 시작된 것이 올해로 26회째 매년 7월경 열리는 여름산상대부흥성회다. 특히 올해는 메르스 전염병 확산으로 모든 집회가 취소되는 가운데 치러, 더욱 큰 하나님의 은혜를 체험하는 성회가 됐다. 이 밖에도 8월을 제외한 매월 크고 작은 성회를 통해 장애인 영성사역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이 산상대회는 어느덧 한국 장애인들이나 그 가족들에게는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리는 연중행사로 자리매김하게 이르렀다. 크리스천이든 아니든 그 어느 누구나 참가할 수 있도록 문을 활짝 열고, 하나님의 사랑으로 그들을 맞이하기 때문이다. 비신자에게는 주님을 만나는 영혼 구원의 장이 되고, 크리스천에게는 영성을 회복해 하나님과 더 가까워지고 그 사랑을 사모하게 되는 계기를 만들어 준다.

이 여름산상대부흥성회 참석을 위해 전국 각지(해외 포함)에서 모이는 장애인들의 숫자는 2천 명이 넘는다. 그리고 그 지체들을 돕는 자원봉사자들만도 1천 명에 이른다. 총 3천 명 이상이 4박 5일간 경기도 포천에 위치한 한국중앙기도원에 모여 동고동락한다.

그런데 이 성회 참가비는 무료다. 약 1억 5천만 원의 비용이 소요되는데, 고 목사는 이것을 기적이라고 한다. 하나님께서 하시지 않고는 절대로 감당할 수 없는 비용이기 때문이다.

이 성회가 더욱 특별한 것은 자유롭지 못한 지체들을 돕기 위해 수백 명의 군장병들이 자원봉사자로 파견된다는 것이다. 자연스럽게 군장병 선교로 이어짐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실제로 이 성회를 통해 예수님을 영접하는 군장병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 그 기적은 올해도 어김없이 이어졌다. 또한 1명의 중증 장애인을 씻기기 위해 두서너 명의 장병들이 1시간여 도움을 줘야 하는 불편함 속에서도, 환한 미소로 답례하는 장애인들의 천진난만함은 오히려 자원봉사자들의 피로를 풀어 주는 청량제로 작용한다.

이 성회를 진행하며 고 목사가 극복해야 할 문제는 단지 인적·물적 부분들만이 아니다. 어쩌면 그것은 가장 극복하기 쉬운 부분일 수도 있다. 한 예로, 지난 1993년도 성회에서는 장애인들이 갑자기 단체로 달려들어 던진 돌(마치 죽이기로 작정한 듯)에 맞아 응급실에 실려 가기도 했다. 이를 계기로 고 목사는 강력한 영적 무장의 필요성을 느끼고, 중보기도모임을 결성하여 오늘날까지 30명 이상이 일 년 내내 매주 끊임없이 기도해 오고 있다. 30명 이상의 중보기도자들이 매주 1회씩 함께 모여 기도하고 있다.

엘림장애인선교회 여름산상대부흥성회.
▲고창수 목사(오른쪽)와 미주 후원이사인 에스더 김 선교사(왼쪽).
엘림장애인선교회는 현재 하와이, 뉴욕, 시카고, LA 등에 걸쳐 해외 지부도 결성하여 장애인 섬김 사역을 세계화하고 있다. LA지부장은 김천환 목사(사랑의띠선교회 담임)다. 지난 11월 말, 3년 만에 LA지부를 찾은 고 목사는 미주후원회의 초석을 마련하고, 보다 더 적극적인 장애인 섬김에 나섰다. 초대 이사장으로는 헨리 김 목사, 이사에는 에스더 김 선교사가 각각 동역하기로 했다. 헨리 김 목사는 시각장애를 가진 원로목사이며 은퇴교수이기도 하다.

고 목사는 나이 13세에 처음 교회를 다니기 시작한 후 16세에 비로소 하나님을 인격적으로 만나게 됐다. 그 이후로 그는 단 한 순간도 장애인 섬김을 멀리하지 않았다. 그런 그에게 한 가지 소원이 있다고 한다. 그것은 지금까지 이 선교회를 지켜주신 에벤에셀 하나님께서, 이제는 예비하신 후임자를 보내 주셨으면 하는 것이다. 더 풍성한 하나님의 사랑으로, 더 많은 장애인들의 영혼 구원이 이루어지길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기 때문이다.

고 목사는 말한다. "육체적 장애는 불쌍한 것이 아니라 단지 불편할 뿐입니다. 진짜 불쌍한 것은 온전한 육체에도 불구하고 영혼이 곤고한 사람입니다. 예수님을 만나지 못한 영혼이 진짜 불쌍한 사람입니다."

하나님을 만난 사람은 그 감격을 안다. 그런데 그 지름길은 어쩌면 환하게 미소짓는 장애인들의 얼굴에서 찾는 것이 가장 빠를 수도 있다. 이순(耳順)을 바라보며 어린아이처럼 환하게 웃는 고 목사의 얼굴을 보며, 그것이 정답인듯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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