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순서대로) 임성빈 부원장, 양혁승 교수, 전우택 교수, 이상민 변호사. ⓒ강혜진 기자

한반도평화연구원(KPI, 원장 전우택 교수)이 19일 한국기독교회관 조에홀에서 ‘평화에 대한 기독교적 성찰 II -교회 안의 평화’를 주제로 제47회 KPI 평화포럼을 개최했다.

이번 포럼은 1부 주제발표, 2부 종합토론으로 진행됐으며, 전우택 원장이 사회를 맡은 가운데 임성빈 KPI 부원장(장신대 교수), 양혁승 교수(연세대 경영학과), 이상민 변호사(법무법인 에셀)가 발제자로, 김선욱 교수, 조제호 처장, 권혁률 선임기자(CBS)가 토론자로 나섰다.

‘그리스도와 평화! 그리스도인과 평화?: 한국교회와 평화에 대한 신학적 소고’를 주제로 첫 발표한 임성빈 부원장은 “성경에는 우리가 평화를 이뤄가는 것이 하나님의 의를 이루는 것이라고 분명히 말씀하고 계신다. 기독교인들은 이에 순종해야 하는 이들이기에 그리스도인들의 평화 추구는 필수적인 것”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문화적 모판은 평화랑 많이 가깝지 않기에 평화가 어렵다”고 했다.

임 부원장은 먼저 교회 내 반평화적 상황에 대한 원인을 신유교적 인식론과 한국 기독교 문화에서 찾았다. 그는 “경전에 대한 존중감이 한국에 기독교가 뿌리를 내리는 데 좋은 역할을 했다. 그러나 신유교의 실재론적 경향으로, 자신의 해석과 다른 해석이 나오면 사문난적으로 몰아 싸울 뿐 아니라 정치적 이익까지 추구하면서, 표면은 경전 해석의 차이지만 실제로는 정치 때문에 갈라지는 부정적인 분열을 낳았다”면서 “기독교 신앙을 받아들인 구한말 사람들에게 가장 중요한 인식론적 토대가 이 같은 신유교적 인식론이었기 때문에, 한국교회 안에서도 이러한 일은 동일하게 일어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한국 기독교는 이 뿐 아니라 유교와 불교 등이 혼합되어 있기 때문에, 우리는 철저한 복음적·신앙적 기독교가 아니면 샤머니즘으로 빠지기 쉬운 모판에 있다. 기독교가 십자가와 부활 중심이 아닌 현실주의적 승리를 이야기하게 되었고, 이것이 21세기 개인주의적 소비 문화와 연결되면서 자본주의가 추구하는 것을 만족시키지 못한 교회는 실패한 교회 같고, 십자가만 강조하는 목회자는 굉장히 실패한 목회자 같이 됐다. 목회자는 제대로 된 십자가를 전하기 힘든 형태가 됐다. 교회가 십자가와 부활 중심의 종교적 언약공동체가 아닌, 자기 욕망을 충족시키는 이익공동체의 형태가 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임 부원장은 평화를 만들기 위한 첫 번째 여정으로 삼위일체 되신 하나님과의 화해를 꼽았다. 그는 “삼위일체 하나님에 대한 올바른 이해에 기초하여 하나님께만 영광을 돌리는 하나님 이해, 즉 삼위일체적 신론은 평화를 이루기 위한 기독교인들의 삶의 기초”라면서 “삼위일체의 하나님의 능력은 강제적이지 않고, 오히려 창조적·희생적이며 다른 이들에게 힘을 불어넣어 주는 사랑이다. 우리는 이를 토대로 평화를 이뤄가는 삶의 보다 구체적인 태도로, 자기 나눔과 이웃 돌보기, 그리고 공동체를 형성하는 사랑을 추론해 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리스도인들이 평화를 이루기 위한 기본적인 요소로 은혜, 인간의 존엄성, 사랑과 정의, 생명 중심의 생태학과 공동선을 꼽았다.

그는 “우리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신앙인이란, 세상에서도 출중하고 교회 사역에 도움을 줄 만큼 재력과 능력을 갖춘 사람일 때가 많다. 세상과 문화를 지배하는 가치를 우리도 맹목적으로 추구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리스도인으로 이 점을 반성하지 않을 수 없다. 신앙인다운 신앙인이란 간구하는 사람이며, 무엇보다 회개하는 사람을 뜻한다고 할 수 있다. 회개하는 사람이 신앙인이다. 이 사람은 현실을 통찰하며 자신을 냉철하게 돌아보고 이웃과 세상과의 화해를 통해 평화를 이뤄가는 사람, 즉 하나님 앞에서 살아가는 사람을 뜻한다”고 했다.

이어 “교회가 교회다움의 협의체적인 구조와 기능을 회복하여, 이익을 위한 논쟁이 아닌 진리를 위한 논쟁을 해야 한다”면서 △종교개혁 정신 회복 △사람을 세우고 공동체를 세우는 데 힘 발휘 △위계적 권위구조(유교적 기독교) 극복 △집사직의 회복과 여성·청년들의 참여 등을 과제로 제시했다. 더 나아가 한국 사회의 평화 정착을 위한 실천과 과제로 △공공성 회복을 통한 정체성 회복 △포괄적 사회 문화 수용 △남북한 평화공동체를 향한 비전 제시 등을 꼽았다.

이 밖에 양혁승 교수는 ‘교회 내 평화에 대한 구조적 접근’, 이상민 변호사는 ‘교회 안의 갈등과 해결 방안’을 주제로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