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국창 장로가 지난 6월 박근혜 대통령에게서 철탑산업훈장을 받던 모습.

동국성신 회장 강국창 명예장로(73·서울수정교회)는 지난 6월 27일 청와대에서 열린 ‘2015년 대한민국 중소기업인대회’에서 철탑산업훈장을 수상했다.

강 장로는 가나안전자정밀과 동국성신, 동국개발 등을 통해 국내 4곳과 해외(중국·멕시코) 3곳에서 공장을 가동 중이며, 제주도에서는 스프링데일 골프&리조트를 설립·운영하고 있다. 지난 2010년 가나안정밀이 1천만 불 수출탑을, 2014년 동국성신이 1천만 불 수출탑을 각각 수상하기도 했다.

연세대 전기공학과 출신의 강국창 장로는 냉기 유지를 위해 냉장고 문에 장착되는 마그네틱 장치를 비롯해 세탁기 공기방울 펌프 장치, 전자밥솥 보온 센서 등을 국내 최초로 개발한 ‘가전의 전설’이다. 가전제품에서 ‘성능’이 필요한 주요 부품들을 개발하고 제작해 온 강 장로는 지금도 ‘남들이 안 하는’ 연구가 그렇게 재미있을 수 없다고 한다.

7남 2녀 중 셋째로 강원 태백에서 태어난 그는 대부분 고교 졸업 후 곧바로 광산에 가서 일하던 시절 다락방에서 독학하다시피 공부해 연세대에 입학했고, ROTC 3기를 나왔다. 처음엔 30대 1의 경쟁을 뚫고 기업에 입사해 5-6년 만에 개발부장과 기술부장까지 역임하며 승승장구했다. 그는 개발부장으로 일본을 오가면서 부품 국산화를 위해 공장 작업을 눈여겨 보다, 직접 회사를 차려 개발에 나섰다. 처음엔 잘나갔지만, 8-9년 만에 경리담당 상무가 돈을 빼돌리면서 부도가 났다.

그때부터 1년 반 동안이 그에게는 가장 힘든 시절이었다. 당시 부정수표단속법 때문에 경찰들이 집을 지키고 있어, 친구들 집을 전전해야 했다. 당시 누군가가 교회로 가자고 했다. 그러나 젊은 나이에 사업을 하다 보니, ‘교회는 할 일 없는 사람이나 가는 곳’이라는 생각이 많았다. 그렇게 핍박하고 욕하던 교회였지만, 망하고 나니 고집이 꺾여 결국 따라가게 됐다. 처음 따라간 곳은 순복음교회였는데, 나중에 부모를 전도해 함께 다니기 위해 가까운 곳으로 교회를 옮겼고, 그때부터 성결교회와의 인연이 시작됐다.

처음 교회를 갔을 때는 ‘다들 나만 보는 것 같아’ 얼굴이 화끈거리고 부끄러웠다고 한다. 그런데, 다들 자신을 쳐다보기는커녕 바쁘게 본당을 향해 뛰어가더란다. 다소 안심하고 들어가 앉았는데, 더러 의사나 외교관들도 보였다. ‘나보다 바쁜 사람들도 교회에 많이 다니는데, 내가 이를 무시했구나’ 싶어 이들을 따라 신앙생활을 하기 시작했다.

파주 오산리기도원에 가서 금식기도도 해 봤다. 남들 따라 흉내내는 정도였지만, 절실한 기도제목이 있었다. ‘그간 하나님이 안 계시다 생각하고 사업하다 10년 못 채우고 망했는데, 한 번 더 기회를 주시면 하나님과 사람 앞에 부끄럽지 않은 회사를 만들어 보고 싶다’는 것이었다.

금식기도 3일째에 마음에 기쁨이 찾아왔다. 하나님께서 ‘나가서 해 보라’고 하시는 것 같았다. 이제까지는 사람을 피해 다니기만 했는데, 용기를 얻어 산을 내려온 다음 거래처들의 문을 다시 두드렸다. 거래처 중역들은 “어디 갔다 이제 왔느냐”고 반겨줬다. “먹고 살아야겠으니 한 번 도와달라”고 했더니, “다 당신이 개발한 것들인데 일은 줘야 하지 않겠느냐”고 화답하면서 재기를 시작할 수 있게 해 줬다.

▲지금도 기술개발이 가장 즐겁다는 강 장로는, 회장임에도 작업복 차림으로 업무에 임하고 있다.

성능부품 개발에만 매진하던 강 장로는 2010년 제주도에서 골프장과 리조트를 기반으로 하는 ‘휴양 산업’에 뛰어든다. 40여 년간 제조업에 몸담았지만, 한국의 미래 산업은 레저와 관광에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양어장을 운영하던 제주도 마을 사람들이 ‘골프장 하나 만들어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그곳은 제주도에서 감귤 농사가 가장 잘되는 곳이었는데, 농사가 안되는 곳부터 개발이 이뤄지다 보니 발전이 늦어졌다고 한다.

그가 만든 ‘스프링데일 골프&리조트’는 친환경 휴양시설로 유명하다. 골프장에서는 잔디를 많이 기르기 때문에 물이 많이 필요한데, 지하수이고 비용도 많이 드는 ‘제주 삼다수’ 대신 ‘창조의 섭리’ 그대로 빗물을 사용하면서 ‘친환경 녹색경영 대상’을 여러 차례 수상했다. 빗물을 받아 놓으려면 ‘그릇’이 필요해, 골프장에 호수를 11곳이나 만들었다. 이 호수에서 냉난방에 필요한 열을 모두 뽑아 쓰면서 에너지 절약도 가능해졌다.

또 보통 목장 같은 곳에 골프장을 짓는 것과 달리 수림이 울창한 곳에 필요한 곳만 나무를 베어내고 잔디를 심는 형식으로 만들어, 오픈 3년밖에 되지 않았지만 ‘마치 30년 된 골프장 같다’는 찬사를 듣고 있다고 한다. 이는 “이미 제주도에는 골프장이 29곳 있다”, “가장 늦은 시작이지만, 남들과 똑같이 해선 안 된다”며 제주도에 직접 들어가 진두지휘한 강 장로의 노력이 빚은 결실들이다.

강 장로는 교회에서 여러 차례 건축위원장을 역임하며 ‘교회를 짓고 나면 공장과 살 집도 한 채 지어달라’는 기도도 응답을 받았다. 또 매달 목회자를 초청해 ‘근무 시간’을 할애해 공장에서 전 직원이 참석하는 ‘임직원 예배’를 드리고 있다. 그는 “하나님께서 예배드리는 모습을 좋아하시는 것 같다”며 “몇십 년 동안 계속 하다 보니 직원들이 찬송가도 잘 부르는 등 웬만한 교회 부흥회 같다”고 말했다.

강국창 장로는 현재 연세대 총동문회 상임부회장과 ROTC중앙회 자문위원, 한국기독실업인회(CBMC) 중앙회 부회장과 국가조찬기도회 이사 등을 맡고 있으며, 북한 어린이 돕기에도 앞장서고 있다. 최근 회사 차원에서 지진이 발생한 네팔을 돕기 위해 성금 1,800만 원을 쾌척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그는 “먹고 살 형편이 되면 남을 도와야 한다. 남을 돕기 위해 돈이 필요한 것 아닌가”라며 “이 땅에서의 상은 거의 다 받은 것 같아서, 남은 삶은 하늘나라 상급을 위해 사용하길 원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