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건축 마감재의 전문 업체로 널리 알려진 리빙스톤의 장근조(장충교회 장로) 대표.
국내 ‘에코하우스 1호’라 할 수 있는 리빙스톤의 모델하우스는 뜻밖에도 지하 2층에 위치하고 있다. 흔히 지하실은 높은 습도와 곰팡이로 불쾌한 냄새가 나기 마련인데 리빙스톤의 사무실로 쓰고 있는 ‘에코하우스’는 지상에 위치한 여느 사무실보다 오히려 공기가 맑고 상쾌했다. 방향제를 뿌려놓은 것도 아니고 제습기나 환풍기를 돌린 것도 아니었다.

철제 계단을 따라 내려가다 보면 벽면 곳곳에 수채화 풍의 그림이 그려져 있고 천장에는 천지창조를 연상시키는 청색의 채색화가 있다. 지하 2층으로 내려왔다는 사실을 잊고 도리어 천상으로 올라가는 듯한 착각을 일으킨다. 그러나 아무리 벽면과 천장의 색상이 자연스런 조화를 이루고 있다고 해도 지하실의 냄새가 코를 진동했다면 그 아름다움은 반감될 수밖에 없었을 터.

17년 째 천연건축마감재를 취급하고 있는 리빙스톤 장근조 대표는 지하실의 공기가 상쾌하게 느껴지는 이유를 이렇게 설명한다. “우리 사무실은 규조토라는 마감재를 사용해서 이렇게 공기가 맑게 느껴지는 거다. 느낌만 그런 게 아니라 오염물질 농도를 재보면 실제로도 아주 깨끗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사옥 내부 구석구석을 에코하우스 이념으로 아기자기하게 꾸몄다.        ⓒ리빙스톤 제공

보통 집이나 사무실, 특히 지하 사무실의 실내공기는 벽지와 페인트, 또 바닥재 등의 접착제와 가구 같은 데서 나오는 유해화학물질로 상당히 오염되어 있다. 지하실은 각종 화학물질 뿐 아니라 높은 습도와 곰팡이 때문에 공기의 질은 더욱 떨어지게 된다. 상식적으로 보면 가장 공기가 나빠야 할 지하 사무실에서 깨끗한 공기를 마실 수 있게 해준 규조토 마감재란 대체 무엇일까.

공기 중의 유해화학물질을 자연 정화하는 규조토 벽재

“새집증후군”이란 말을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현대의 모든 건물은 유해한 화학물질들로 심각하게 오염되어 있다. 인체에 유해한 화학물질은 비단 새로 지은 집뿐만 아니라 오래된 집에서도 끊임없이 방출되기 때문에 WHO(세계보건기구)에서는 이를 “빌딩증후군(Sick Building Syndrome)”이란 말로 경고한 바 있다.

요즘 사람들은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하루의 대부분을 실내에서 보낸다. 어른을 기준으로 우리가 하루에 마시는 공기의 양은 13Kg으로 음식물 섭취량(1.5Kg)의 8배가 넘는다. 하지만 우리가 마시는 ‘실내 공기의 질(Indoor Air Quality)’에 대한 관심은 깨끗한 음식을 섭취하려는 관심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할 것이다. 보통 인테리어에 대한 관심은 색상과 디자인에만 집중되어 있어 공기 정화나 유해물질 방출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무관심한 것이 사실이다.

장근조 대표는 규조토 벽재가 실내공기의 주 오염원인 포름알데히드와 휘발성유기화합물질(VOCs: 벤젠, 톨루엔, 크실렌, 자일렌, 스티렌 등)을 단시간 내에 흡착하여 분해하는 탁월한 정화기능을 가진 천연 마감재라고 소개한다. 규조토 벽재는 또한 미세먼지나 이산화탄소, 부유세균, 곰팡이 등 인체에 해로운 각종 오염물질들을 자연 정화하는 놀라운 능력을 가지고 있다.  

▲식물성 플랑크톤 규조토.리빙스톤의 대표적인 천연마감재다.
규조토란 쉽게 말해서 식물성 플랑크톤의 화석이다. 바다나 호수에 살던 플랑크톤이 죽어 규산질(SiO2)로 해저에 가라앉게 되는데 이런 상태로 8백에서 1천만 년 정도 지나 만들어진 화석화된 퇴적암이 바로 규조토다. 플랑크톤이 죽으면서 내뿜는 아주 작은 공기방울 때문에 규조토에는 보이지 않는 작은 구멍들이 수없이 많다. 이러한 미세기공이 숯보다도 5천배 이상 많아서 불순물을 여과하는 탁월한 기능을 가진 탓에 그동안 주로 콜라, 맥주, 간장 등의 여과제로 사용되었다. 벽면 마감재로 개발된 규조토는 바로 그 미세기공의 힘으로 지하 2층의 공기를 쾌적하게 만들어 낸 것이다.

장 대표는 “유해화학물질을 흡착한 다음 재방산하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냄새를 없애주고 소리를 흡수하는 기능도 있다. 또 단열효과가 매우 뛰어나 에너지를 절감해주고 결로를 방지해준다. 1천 3백도의 열에도 타지 않는 방화재이면서 음이온과 원적외선을 발산해서 건강에도 도움을 주기도 한다. 사용해 보신 분들로부터 아주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특히 아토피에 걸린 어린이를 둔 가정이나 호흡기 질환이 있는 분들, 최근에는 교회와 어린이집, 병원 같은 데서도 호응이 좋다”라고 설명했다.

▲지역주민들도 부담없이 들를 수 있는 카페

▲글로리아 홀(콘서트 및 소형집회실)

‘에코하우스’를 통해 창조 질서 회복

장근조 대표의 꿈은 규조토 벽재와 천연페인트, 천연벽지 등 리빙스톤의 주요 아이템과 더불어 현대의 모든 집을 에코하우스로 만드는 것이다. 요즘 일반명사가 되어버린 ‘에코하우스’라는 말도 우리나라에서는 장근조 대표가 선구적으로 사용했던 용어다.

▲에코하우스는 사람의 집도 자연소재로 지어, 최후에 흙으로 돌아가는 ‘선순환’을 일으키게 한다.
“세상에는 세 가지의 종류의 집이 있다. 첫째는 우리가 사는 집과 빌딩, 학교, 병원, 교회 등 모든 건축물이고, 둘째는 우주(宇宙)라는 거대한 집이고, 세 번째는 ‘눈에 보이지 않는 인생 그 자체’이다.”

그는 남은 인생을 에코하우스를 만들어 보급하는 일에 헌신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에코하우스는 곧, 에코교회, 에코병원, 에코빌딩을 만드는 것이고 이는 에코빌리지, 에코시티, 에코월드로 나아가는 것이다. 에코하우스는 결국 하나님이 만드신 창조의 질서를 회복하는 일이 된다.”

2008년도부터는 서울시가 추진하고 있는 아토피 없는 서울 프로젝트의 아이템으로 선정되어 모든 어린이집을 ‘아토피 없는 어린이 집’으로 바꾸는 작업에도 참여하고 있다. 아파트와 주택은 물론 청와대 사랑채 공사, 서울 장충교회 등 많은 공사를 통해 도심의 건물을 에코하우스로 만드는 데 기여하고 있다.

특히 장충교회(서울 중구 장충동 소재) 건축위원장으로서 한국 최초의 에코처치(Church)를 만들어 금년 2월에 입당했다.

지하 2층을 벗어나 지상 2층으로 올라가면 또 다른 에코하우스가 나온다. 바로 선교사 쉼터인 ‘산돌하우스’다. 장근조 대표가 11년째 운영하고 있는 선교관으로 규조토 벽재와 천연페인트, 천연벽지로 마감한 명실상부한 에코선교관이다. 옥상에는 작은 텃밭을 일궈 유기농 채소를 선교사에게 공급하고 있기도 하다. 지금까지 전 세계에서 무려 1천여 가족의 선교사가 거쳐갔다.

그는 “자연은 하나님의 형상이 담긴 작품이다. 이를 제대로 보존하지 못한 것에 대해 기독교인들이 반성해야 하고 창조의 질서를 복원하는 데에 모두가 동참해야 한다”며  에코하우스를 만드는 기업, 리빙스톤이 창조 질서 회복의 중심에 서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문의)02-563-14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