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순서대로) 장세율 대표, 강철환 대표, 이철 씨, 강철호 목사. ⓒ강혜진 기자

북한전략센터와 겨레얼통일연대가 25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北 사이버테러의 온상 평양과기대 지원 중단 촉구 전문가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장세율 겨례얼통일연대 대표, 강철환 북한전략센터 대표, 탈북자 이철 씨(가명), 강철호 목사 등이 참여했다.

북한 사이버부대에서 근무했었다는 장세율 대표는 “평양과학기술대학 졸업생들의 배치가 상당히 정치적이다. 북한 중앙급 대학의 경우 전문 요원들이 배치돼 있다. 과기대의 경우에도 중앙당에서 직접 배치하는데, 이들의 기준 자체가 상당히 높다. 북한은 ‘군사강국, 정치강국을 했는데, 이제 경제강국만 이루면 선진국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하면서 경제강국을 위한 단위의 파견을 많이 하고, 외국 투자 기업이나 해외 진출 기업에 졸업자들을 집중적으로 배치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평양과기대 졸업생들은 군수산업 총국 같은 곳에 가는데, 연구산업으로 배치받아서 소프트웨어 프로그램과 관련된 일을 한다. 테러 조직에 충분하게 관련이 있다는 것이다. 일단 졸업 배치가 되면 그 임무에 충실할 수밖에 없다. 실제 대남 사이버부대라고 하면 예전에는 총무부 소속 백신 연구소 등인데 현재는 기술 정치국으로 바뀌었다”고 전했다.

또한  “우리가 연평도·천안함 사태 등을 다 겪었는데, 북한에 적게 주어서 포탄이 날아오는 것이 아니다. 원칙적인 지원을 하지 않으면 대한민국에 안보가 없을 것이다. 저희 탈북민들이 북에서는 김 부자의 폭정에 피눈물을 뿌렸다면, 여기서는 말이 통하지 않고, 우리를 밟고 인권을 유린한 정권과 가깝게 교제하니 또 한 번의 피눈물을 흘린다”고 했다.

북한 보안성에서 근무했었다는 이철 씨는 “지금까지 북한에서는 김일성대학 등에서 재래식 컴퓨터 기술을 익히게 했다. 수재들을 보내어 양성한 후, 작년부터 연변과학기술대학에 한 해 10명씩 보냈다. 연변과기대 이름으로 영국으로 유학을 시킨다. 지금 과학기술대학의 설비 자체가 북한 교원들에게는 너무 최신이기 때문에 외부 강사들이 학생들을 가르친다. 이렇게 해커부대를 양성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에서 동정심을 담아 북한을 지원하면, 북한은 핵과 화학적 물질을 내려보낸다. 이를 과학기술 수재들이 조종한다. 또한 사이터테러의 기본적인 기술 인력을 평양과기대에서 양성하고 있다. 해킹, 사이버테러, 보이스피싱 등을 배운 이들이 이 기술을 어디에 써먹겠는가? 자신들의 경제난을 극복하기 위한 보이스피싱에 들어갈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가 평양과기대를 지원하는 것은 외견상 상당히 인도적이고 북한의 글로벌 인재 양성을 돕는 의미있는 일이라고 볼 수 있지만, 이는 우리에게 상상할 수 없는 무기가 되어 앞으로 통일한국 시대에 큰 타격을 입힐 수 있다. 총과 칼이 되어 돌아오지 않도로 해야 한다”고 했다.

▲기자회견이 진행되고 있다. ⓒ강혜진 기자

강철호 목사는 “저는 한국교회 목사이자 탈북민의 한 사람으로서 한국교회가 평양과기대를 지원해 주었다는 사실이 개탄스럽다”며 “평앙과기대 중앙에 ‘영생탑’이 세워진 것을 보았고, 이 문제의 심각성을 계속 제기했다. 한국 기독교가 김일성·김정일 사상을 교육시키는 대학에 엄청난 돈을 지원하는 것은 큰 문제라고 본다”고 했다.

강 목사는 “평양과기대는 인민생활을 위한 과학기술을 공부하는 곳이 아니라, 군사 분야 사이버테러자들을 키우는 대학이다. 얼마 전 중국에서 만난 탈북민 형제는 ‘한국교회가 우리에게 하나님을 믿으라고 하면서 어떻게 자신들은 김일성·김정일 사상에 동조할 수 있는가?’라고 물었다. 한국 기독교는 정치색을 버려야 한다”고 했다.

강철환 대표도 “외부에서 북한 주민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방법 중에는, 북한 정권이 허용하는 것과 허용하지 않는 것이 있다. 북한 정권은 다양한 정보들을 막고 있는데, 이를 뚫고 북한 주민들에게 알려 주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한국교회가 북한 주민들을 대상으로 제대로 선교하고 정보를 제공하고자 한다면, 라디오·USB·DVD 등을 통해 정보를 주민들에게 직접 전달할 수 있는 길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강 대표는 “평양과기대를 통해 북한에 헌금하는 것은, 선교는 고사하고 대한민국의 안보를 위태롭게 하는 것밖에 되지 않는다. 정말 진실된 방법으로 북한에 선교해야 한다. 북한 정권이 막고 있는 방법을 뚫고 들어가서 하는 것이 선교이지, 북한이 허용하는 길을 따라가서 하는 것은 다 거짓이고 위선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자금 지원 중단을 촉구했다.

평양과학기술대학교는 지난 2009년 남과 북이 합작해 설립했으며, 지난해 첫 졸업생을 배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