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세미나. ⓒKUIS 제공

한반도국제대학원대학교(총장 최한우, KUIS) 개교 10주년 기념 이슬람 세미나가 ‘글로벌 이슈: 중동 IS와 난민 문제’를 주제로 18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반도국제대학원대학교(KUIS) 강당에서 열렸다. 이날 세미나에는 최한우 총장을 비롯해 서동찬 교수(KUIS), 김형식 교수(KUIS), 박준형 박사(인터콥 M&M사역 총무) 등이 강사로 나섰다.

▲최한우 총장. ⓒKUIS 제공

특히 ‘글로벌 지하드와 이데올로기’라는 주제로 발표한 최한우 총장은 “현재 이슬람 현상은 순수 종교운동을 넘어서 종교사회적 이데올로기 관점, 문명사적 관점, 성경적이고 영적인 측면에서 이해돼야 한다”면서 “이 세 가지 관점은 결코 상호 분리되지 않고 보완적”이라고 말했다.

최 총장은 “서구 문명에 대한 이슬람의 대응은 다양했지만, 1917년 발생한 사회주의 혁명은 이슬람 세계에도 영향을 미쳐서 민족국가 단위 안에서 좌·우파 혹은 중립적 노선을 선택하도록 했다. 세계가 미·소 냉전 체제에 놓이게 되면서 20세기 이슬람 부흥운동 역시 정치적 이데올로기화로 집중됐고, 이슬람 정치운동은 대개 사회주의 좌파 사회혁명 이론과 통합됐다. 급진주의 지하드 운동은 이슬람 원리주의를 지향하면서, 반서구·반제국주의 프롤레타리아 글로벌 운동으로 진화했다”고 설명했다.

최 총장은 또한  “서구에 대한 이슬람권의 저항의식은 십자군 전쟁을 위시해 끝없이 갈등해 오면서 생긴 고질적인 역사적 반목에서 기인한다. 역사적 경험에 따른 서구 기독교 문명과의 불신에 뿌리를 두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심층적으로 보면 내용이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면서 “급진주의 무슬림들은 서구 기독교 문명이 아닌 서구 사상의 기반을 이루고 있는 인본주의 헬레니즘 사상과 물질문명에 대한 저항운동을 전개하고 있는 것이다. 서구에서는 이미 기독교 문명은 붕괴됐으며, 헬레니즘에 기반한 인본주의적 세속적 물질문명이 자리잡고 있다”고 했다.

이어 “무슬림 엘리트는 지난 2, 3백여 년 동안 서구 진영에 의해 주도된 근대화의 결과를 가까이서 보며 매우 부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 개발지상주의 및 성장지상주의에 입각한 서구적 근대화는 결국 지구 환경 파괴, 인간성 상실, 인간 소외 등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또한 무슬림 지식인들과 성직자들은 서구 사회에 만연한 개인주의 및 이기주의, 음주 문화, 성적 타락, 황금만능주의 등을 거론하면서 서구 문명의 도덕적 타락상을 개탄한다. 타락한 서구인들이 세계에서 리더십을 행사함으로써 세계가 타락하고 이는 결국 인류 미래의 재앙이 될 것이므로, 서구 문명의 리더십을 해체시켜야 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 총장은 “‘영성’은 포스트모더니즘에서 매우 중요한 영역이 되고 있다. 세계적으로 대부분의 종교권에서 확산되고 있는 종교적 근본주의 운동이 암시하듯, 지금 지성에 대한 영성의 반란이 일어나고 있다. 비종교권에서는 포스트모더니즘, 종교권에서는 근본주의 운동으로 대변되는 이와 같은 새로운 물결은, 이슬람 근본주의 운동이 단순히 이슬람 종교에만 국한되는 현상이 아니라 범지구적 포스트모더니즘 현상과 맥락을 같이 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이슬람 운동도 과거 정치적 이슬람의 오류와 실패를 극복하면서, 새로운 시대에 맞는 글로벌 이슬람 운동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9.11 사태 이후 미국 및 유럽 동맹국들이 전개하는 ‘테러와의 전쟁’은 세계 무슬림들을 국토의 경계를 초월하는 방향으로 유도하고 있다. 그들은 국가를 장악하지 않아도 세계 곳곳에 국부적 무슬림 공동체를 세울 수 있다고 믿는 것이다. 그리고 그 공동체들은 거주 국가의 세속적인 현행법을 넘어 독자적 이슬람법의 지배하에 운영되는 것이다. 이것이 앞으로 전개될 이슬람 국제 운동”이라고 했다.

최 총장은 마지막으로 “이슬람 운동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이 나와야 하는데, 세계 지도자들이 IS와 같은 단체들을 극히 예외적인 경우라고 해서 무력으로 없애면 이들은 다른 형태로 또 나오게 돼 있다. 기독교인들 가운데 사랑과 섬김의 예수 운동이 일어나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