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제100회 총회에서 연금재단 문제와 관련해 가입자회장 이군식 목사가 발언하고 있는 모습. ⓒ크리스천투데이 DB

지난 9월 14-17일 열린 예장 통합 제100회 총회에서는 가립회계법인 3명의 회계사가 진행 중인, 총회연금재단(이하 연금재단) 특별 외부감사 1차 보고가 있었다.

지난 제99회 총회에서 외부감사가 결의됐으나, 전 이사장 김정서 목사 측은 여러 핑계를 대며 이를 미뤄 오다 소위 ‘고리대금업’ 논란 이후 총회를 한 달여 앞두고서야 수락해, 총회 기간 완전 보고가 이뤄지지 못했다. 보고를 진행한 가립회계법인 이천화 대표는 “2012-2014년 3년간의 각종 자료를 조사했다”며 “관련자들에 대한 접근에 어려움이 있었다”고 애로사항을 밝혔다.

지적사항은 총 8개항으로, 이는 ‘무등록대부중개 및 횡령’ 혐의로 기소된 연금재단 브로커 박모 씨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에 자료로 제공되기도 했다. 지적사항 첫 번째는 ‘투자일임계약서상 주요 기재사항 누락’이다. 이 대표는 “957억 원 가량의 자금 중 공모펀드의 비중은 30%에 불과하고, 나머지 70%를 투자자금운용사를 통해 주식을 사고파는 형태의 1인펀드에 투자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때 투자자문사와 투자일임계약서를 작성하는데, 계좌가 어디에 개설돼 있고 계좌번호가 무엇이며 기금운용전문가가 누구인가 등이 반드시 기록돼야 함에도 누락돼 있었다”며 “계약서 32건 검토 결과 담당자 24건, 거래증권사 21건, 계좌번호 26건 등이 누락돼 있었다”고 보고했다. 또 투자자문사가 한화증권에서 메리츠증권으로 변경됐음에도 계약서가 미작성돼 있었고, 운용사 선정 절차에 대한 자료도 발견하지 못했다.

두 번째로 ‘전 특별감사의 증권계좌 관련 내용’이다. 지난 2011년 특별감사 금융기관 선정이 개인 임의로 선정된 것 아닌가 하는 의혹이 제기됐다. 앞서 한화에서 메리츠로 투자자문사가 변경된 건에 대해서도 증권계좌 관리담당자 확인을 요청했는데, 2011년 당시 특별감사였던 이모 씨로 확인됐다. 특별감사를 실시했던 인물이 투자 자문에 나섰다는 것.

이 대표는 “증권계좌 관리자는 월 150만 원의 급여와 영업성과 수수료를 받는다”며 “한화증권은 2015년부터 대표가 바뀌면서 매매수수료 기준으로 지점 계좌 담당자에게 지급하던 개인 성과급을 폐지했는데, 연금재단 투자자문사가 한화에서 메리츠증권으로 옮겨진 것도 이와 관련된 것 같다”고 말했다.

▲총회에서 연금재단 이사 해임에 대한 표결이 진행되고 있다. ⓒ크리스천투데이 DB

세 번째로 ‘이사회 결의 없는 사업 추진’이다. 2012년 10월 28일 이사회에서는 1인펀드 포함 출자 건의 연장에 있어 기금운용위원회와 이사회의 재승인을 받도록 했으나, 이를 건너뛰었다는 것.

이사회는 한화증권에 개설돼 있던 100억 원에 대해 2013년 1월 17일 평가손실이 생겨 해지를 결의했으나, 실제 해지 날짜는 이로부터 124일 후인 5월 21일이었고, 하루 뒤 이사회 결의 없이 동일 상품에 재투자한 것으로 확인됐다. 재투자 상품도 2013년 12월 28일 결손이 생겨서 해지를 결의했는데, 하나는 2014년 1월 3일 바로 해지해 6억 7천만 원의 손실을 기록했으나 나머지 하나는 6월 26일에야 해지했다.

네 번째는 ‘순연금 수준 악화가 예측된다’는 내용. 순연금이란 납입금에서 지출된 연금 급여, 해약이나 퇴직으로 인한 반환금 등을 차감한 현금의 차이를 말한다. 순연금은 2010년 202억 원이었으나, 2014년부터 감소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이 대표는 “감소 요인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지만, 감소 추이가 계속 떨어지는 중”이라며 “2014년 4월 작성된 연금재단 내부 컨설팅 보고서에 따르면, ‘향후 15년 내에 연금 수지가 마이너스’ 즉 연금이 고갈된다는 전망이 나와 있다”고 전했다.

다섯 번째는 ‘대체투자 자산의 비중 증가 및 이자율 감소’다. 이 대표는 “유동성 없는 부동산이나 비상장 주식 등에 투자한 비중이 크게 늘어났는데, 대체투자 자산은 관리나 회수 가능성, 유동성 확보 등에서 주식보다 확률이 떨어진다”며 “기존 연금재단 결산보고서상의 연평균이 아니라 일일 평균 자산으로 투자금액을 환원해 보면, 2012년 122억 원에서 2014년 587억 원으로 크게 상승했다”고 평가했다.

여섯 번째는 ‘기금운용 가이드라인상 결함’이다. 연금재단은 현재 대체투자 자산에 50% 이상 투자가 가능하도록 규정돼 있는데, 리스크가 높은 대체투자 자산의 특성상 비율이 너무 높다는 것. 이 대표는 “연금재단은 주식투자 52%에 대체투자가 24%인데, 국민연금은 대체투자율이 9-10%에 주식도 30%를 넘지 않고, 사학연금은 이 비율이 더욱 낮다”며 “국민연금·사학연금에 비해 안전자산 비중은 낮고 위험자산 비중은 높다”고 말했다.

산출 수익률도 기존 연금재단의 주장과 차이를 보였다. 연금재단은 H개발이나 G기업 대출건 등을 투자에 포함시켰으나, 특별감사에서는 이를 손실로 반영했더니 투자 수익률이 연금재단이 주장한 4.74%에서 0.7%로 급감했다. 대체투자가 회수됐을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의 차이가 크다는 것.

▲총회 후 전 이사장 김정서 목사 측에 의해 봉쇄된 연금재단 사무실. ⓒ크리스천투데이 DB

일곱 번째로 ‘투자 수익률 비교’이다. 연금재단의 2006-2011년 평균 수익률은 총 4.85%였으나, 2012-2014년에는 2.42%에 불과했다. 위 손실 가능성 있는 자산을 포함시켜도 3.97%이다. 그러나 국민연금은 2012-2014년 수익률이 5.42%이고, 다른 주요 연금도 같은 기간 4.16%를 기록했다. 연금재단보다 낮은 수익률을 비롯한 연금은 공무원연금 뿐이었다.

이 대표는 “연금재단은 2013년 7월 특감 후속조치 보고에서 수익률이 특감 전 4.72%에서 12.26%으로 올랐다고 했지만, 이러한 계산이 어떻게 나오는지 확인할 수 없었다”며 “나머지 시장 변화와 연금재단의 개별 투자 수익률을 분석한 결과 저희가 산출한 가중 수익률은 2012년 3.55%, 2013년 3.62% 정도로, 12%는 과도한 수치”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과도한 소송비용 지출’이다. 연금재단은 2012년부터 총회 당시까지 총 51건의 소송을 진행했고, 이 중 연금재단이 제기한 소송이 29건으로 절반 이상이었다. 이 대표는 “소송비용으로 현재까지 약 5억 원을 지출했고, 향후 지출 예정된 성공보수가 최대 3억 3천만 원”이라며 “이 금액은 2013-2014년 연금재단의 관리·운영 및 급여 지출분을 초과하는 거액”이라고 폭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