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포경찰서 소속 경찰들과 대화하고 있는 에릭 폴리 목사(한국순교자의소리 공동대표). ⓒ한국순교자의소리 제공

매년 풍선에 5만여 권의 성경책을 넣어 북한에 보내온 한국순교자의소리(Voice of the Martyers Korea, VOM)가, 최근 남북 대치 국면 가운데 이 사역을 제지받은 데 대해 “평화적이고 비폭력적인 방식으로 거부한다”고 밝혔다.  

한국순교자의소리는 지난 24일 발표한 성명에서 “우리는 지난 15년 동안 풍선 사역을 포함한 여러 가지 사역을 평화적·합법적으로 지속해 왔다”면서 “풍선을 보내는 일로 남한과 북한 시민의 안전이 위험해진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어 “시민의 안전을 위해 풍선을 보낼 때 경찰에는 알렸지만 언론에는 알리지 않았고, 시민 거주 지역에서 멀리 떨어져 밤에만 날렸으며, GPS와 고가의 안전 절차 등을 포함한 풍선 기술로 의도한 장소에 정확하게 떨어지도록 노력해 왔다. 이러한 점들이 오히려 다른 풍선을 날리는 단체들에게 모범이 될 수 있다고 믿는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북한 체제를 비판하거나 선정적·자극적인 내용의 전단이나 돈을 넣어 보내는 일부 단체들과 달리, 북한 정부가 공인한 성경책을 보냈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우리가 날리는 것은 북한을 비방하고 반대하는 전단지가 아니라, 북한 정부가 직접 출간하고 공인한 성경책이다. 우리가 보내는 성경책은 북한 정부가 자신들의 인권 보고에서 자랑스럽게 사용 중인 성경 본문을 사용한 것이다. 북한 당국은 ‘모든 북한 시민이 읽을 권리가 있고 북한법에 종교의 자유가 있기 때문에 성경을 읽는 것이 보장되었다’고 주장한다”고 지적했다.

오늘날의 위기 상황과 관련해서는 “남북한의 안전은 두 정부가 70년간 지켜 온 시스템에 의해 계속 심각한 위험에 빠지게 됐다. 심지어 오늘날 남북한 권력자들은 무력 사용과 위협이 한반도에 행복과 안정을 가져다 줄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전쟁의 위험에 놓인 이 시점에서 남한과 북한 뿐 아니라 전 세계에 흩어진 한민족은 종교, 나라, 정당에 상관없이 자신들의 변화에 집중해야 하고, 권력자들의 말과 무력을 의지해서는 안 된다. 억지스러운 평화를 만들기 위해 무력을 의지하는 것은, 우리를 전쟁의 위기로 계속 몰아 넣는 결과를 낳는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이들은 “성경은 모든 사람이 존귀하고, 음식을 먹을 가치, 평화적으로 살아갈 가치가 있다고 가르친다. 우리는 이같은 성경적 메시지 수용하도록 하기 위해 무력을 사용하지 않는다. 권력자나 국가가 무력을 무한히 신뢰하는 이 순간에도 우리는 진리를 전할 것이다. 국가의 법을 기꺼이 지킬 것이나, 우리들의 마음, 상상력, 행동이 국가의 무력에 속박되기를 거부한다”고 밝혔다.

한국순교자의소리 한 관계자는 “이 문제를 영적으로 보고, 인간의 힘으로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다. 풍선을 다시 북한에 보낼 수 있도록 기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풍선 사역을 막기 위해 사무실 주변에 상주하고 있는 경찰들의 수를 줄여줄 것을 요청하고, 이로 인해 불편을 겪는 이웃들에게 사과의 메시지를 전달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