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선교신학회 제4차 정기 학술대회가 진행되고 있다. ⓒ김진영 기자

한국선교신학회(회장 전석재) 제4차 정기 학술대회가 22일 서울 장로회신학대학교(총장 김명용) 세계교회협력센터에서 열렸다. 황병배 교수(협성대)가 주발제자로 나섰고, 이어 신진학자들의 순서가 마련돼 허성식(장신대)·배명덕(서울신대) 박사가 발표했다.

황병배 교수는 ‘St. Patrick의 켈트 전도법과 청소년 이해에 기초한 효과적인 전도 전략 연구 -한국 10대 청소년 전도를 중심으로’를 제목으로 발표했다.

황 교수에 따르면, 켈트 기독교는 5~12세기에 걸쳐 북잉글랜드, 콘월, 웨일스, 스코틀랜드, 브리타니와 아일랜드 전역에 있었던 교회로, 수도원적 삶의 형태와 성인들 사이의 우정, 여성들의 은사에 대한 존경 등을 통해 대단한 결속력을 가지고 있었다. 성 페트릭은 A.D 400년경 아일랜드 켈트족의 기독교 부흥을 이끌었던 대표적 인물이다.

황 교수는 특히 “성 페트릭은 로마식이 아닌 켈트식 전도법을 활용했다”며 “로마식 전도법은 복음의 선포로 시작해 그것을 받아들인 사람들을 교회 공동체로 받아들이는 반면, 켈트식 전도법은 복음의 선포가 아니라 사람들과의 관계를 여는 것에서 시작한다. 그리고 그 관계망 안으로 들어온 사람들로 하여금 대화와 사역을 통해 성장하도록 돕는다”고 했다.

그는 “켈트 전도법에선 믿음의 수용이 아니라 사람들과의 관계가 먼저”라며 “오늘날 한국의 청소년들은 대부분 ‘노방전도’보다는 ‘관계전도’를 통해 교회 공동체 안으로 들어오고 있다. 이는 오늘날 가장 적합한 전도방법이 ‘관계전도’임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했다.

실제 황 교수는 청소년들의 전도 현황을 파악하기 위해 10대 청소년 9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그에 따르면, 조사 결과 응답자의 87%가 관계전도를 통해 교회에 나오게 된 반면, 노방전도를 통해서는 3%만 나왔다. 선호하는 전도법에도 응답자의 82%가 관계전도를 지목했다.

황 교수는 또 “성 페트릭은 복음을 전하는 데 있어서 단어, 명제, 개념, 관념적 신학을 강조하는 로마식 방법보다는 켈트인들이 쉽게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상징, 비유, 이미지, 음악, 그림 같은 것들을 사용했다”며 “이는 효과적인 청소년 전도 전략을 찾는 우리에게 선교적 통찰을 준다”고 했다.

그는 “오늘날 청소년 세대는 포스트모던 문화에 동화돼 있다. 그들은 객관적이고 절대적인 가치 개념을 인정하지도, 일방적인 소통을 좋아하지도 않는다. 논리적이기보다는 직관적이고, 이성적으로 이해하는 것보다 경험하는 것을 더 중요시한다”며 “때문에 그들에게 기독교 진리를 논리적으로만 이해시키려고 한다면 실패만 경험할 것”이라고 했다.

▲황병배 교수(가운데)가 발표하고 있다. 왼쪽은 좌장을 맡은 김한성 교수(아신대), 오른쪽은 논찬자인 하충엽 교수(숭실대). ⓒ김진영 기자

황 교수는 “포스트모던 세대는 켈트인들처럼 예술, 음악, 시, 드라마, 이야기, 체험 등에 더 잘 반응한다”면서 “그러므로 이러한 것들을 매개로 복음을 전한다면 더 효과적일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아울러 그는 “성 페트릭의 켈트 전도가 크게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들 가운데 하나는 당시 야만인으로 버러졌던 사람들을 외면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한국교회가 효과적인 청소년 전도 전략을 세울 때, 복음이 꼭 필요한, 낙오된 청소년들을 함께 고려해야 할 것이다. ‘비행청소년 상담’ ‘약물, 성, 인터넷 중독 청소년 회복’ 사역 등이 그 예”라고 강조했다.

이어 ‘레슬리 뉴비긴의 선교적 논쟁이 한국교회에 던져 주는 선교신학적 의미’를 제목으로 발표한 허성식 박사는 “정치, 경제, 문화 등 모든 면에서 모든 나라들이 점점 더 다원화 사회로 변모해 가고 있다”며 “이런 다원주의 사회에서 교회는 공통적인 문제들에 직면하게 되고, 이를 잘 처리해야만 교회다운 교회로 세워지게 될 것”이라고 했다.

허 박사는 그 공통적인 문제들을 △교파주의 △교회 성장 위주의 선교 정책 △교회의 세속화 △종교다원주의 △교회의 공공성 상실로 꼽았다. 그러면서 “한국교회는 여전히 다원주의 사회인 한국에서 교회의 분열이라는 문제에 대한 해답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또 서구 다원주의 사회에서의 교회들이 씨름하고 있는 세속화와 종교다원주의, 교회의 공적인 복음 증거 능력 상실과 같은 문제들에 대해서도 고민해야 한다”며 “이런 문제들을 가지고 (레슬리) 뉴비긴이 치열하게 씨름했다. 이제는 한국교회를 염려하고 고민하는 그리스도인들의 차례가 아닌가 생각해 본다”고 전했다.

끝으로 배명덕 박사는 ‘효과적인 일본 선교를 위한 신(神) 개념 및 신(神) 호칭 연구’를 제목으로 발표했다. 배 박사는 “일본인의 신(神) 개념 속에서 하나님(God)이 ‘가미’라는 용어로 수용됨으로써, 기독교의 유일하신 창조주가 일본의 가미 개념 안에 있는 ‘야오요로즈의 가미’ 가운데 한 호칭으로 사용됐다”며 “때문에 기독교의 교리(특히 신론과 기독론)가 흔들리게 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배 박사는 새로운 신(神) 호칭으로 ‘창조주’(創造主)를 뜻하는 일본어 ‘츠쿠리누시’를 제안했다. “츠쿠리누시는 지금까지 가미 개념의 영향을 받아 유일하신 창조주 하나님을 이해하지 못하며 살고 있는 일본인과 여러 가지 선교적 관제들로 인해 탈진해 있는 일본교회에 새로운 힘을 더해 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