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진단과 대안’을 주제로 세미나가 진행되고 있다. ⓒ강혜진 기자

한국교회사학연구원·한국기독교회사학회는 14일 오후 2시 마포구에 소재한 한국교회사학연구원 세미나실에서 ‘창립 17주년 및 200회 기념세미나’를 개최했다. ‘한국교회 진단과 대안’을 주제로 열린 이날 세미나에서는 이양호 박사(연세대 교수)의 사회로 정성진 목사(거룩한빛광성교회 담임)가 ‘상식이 통하는 교회’, 김진두 목사(영등포중앙교회 담임)가 ‘한국교회 진단과 미래 방향’을 주제로 각각 발제했다.

▲김진두 목사. ⓒ강혜진 기자

특히 김진두 목사는 한국교회의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을 살핀 후, 미래의 방향을 제시했다. 김 목사는 먼저 한국교회의 긍정적인 면으로 ▲사도행전적 초대교회의 부흥 ▲민족개혁·구원을 이룬 교회 ▲열정적인 신앙의 자원 ▲풍부한 인적·재정자원 ▲세계 선교에 위대한 공헌 등을 들었다. 반면 부정적인 면으로는 ▲교회의 세속화 ▲물량·성공주의 ▲과도한 수의 신학교 설립과 목회자 배출 ▲무분별한 교회 개척 및 설립 ▲기복주의 신앙 등을 꼽았다.

김 목사는 “목회자를 비롯해 평신도들도 믿음·행함·구원에 대한 명확한 성서적·신학적 이해를 해야 한다. 한국교회가 너무 사도 바울의 구원론에 치중한 것이 아닌가 하는 신학적인 반성을 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이른바 ‘실천증명론’을 소개했다. 실천증명론이란 개인이 구원을 받았는지 여부를 실천을 통해서 증명해 보인다는 이론이다.

김 목사는 “성경에 보면 예수님께서 종말과 심판에 대한 말씀을 많이 하셨다. ‘오직 믿음으로 구원받는다’보다 ‘행함으로 구원받는다’는 말씀이 많다. 야고보서도 믿음으로만 아니고 행함이 중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우리가 이를 깊이 생각해야 한다”면서 “선을 행할 때마다 구원의 확신이 커지고 깊어지고 강화되는 것이다. 구원의 확신은 눈물로만이 아니라 행함으로써 얻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실천적 칼빈주의자들로 구성된 청교도들은, ‘예정의 원인’보다 ‘예정의 목적’을 중심으로 신학을 형성했다. 예정의 목적은 하나님의 거룩하심을 따라 성화를 이루는 것으로, 청교도 신학은 선행의 기회와 성화론이 매우 아름답게 형성·발전돼왔다”고 했다.

김 목사는 “세계 교회사를 볼 때, 청교도 신앙의 영향을 가장 크게 받은 곳이 바로 한국교회다. 그들에게서 청교도 신학에 있어서 의신칭의 신학의 영향을 받음과 동시에, 선행과 성화에 대한 신학적인 영향도 받았다고 본다. 우리가 이 부분에 대한 연구를 다시 활발히 시작해서, 청교도들의 선행과 성화에 대한 교리를 새롭게 강조해야 한다. ‘구원에 대한 새로운 역사적 이해’가 한국교회 갱생의 방향을 제시한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신앙과 삶의 분리 극복 ▲극단적 개신교주의 교정 ▲교회의 거룩성 회복 ▲교회의 사회적 도덕성 등을 강조하고, ▲각 교단의 목회자 후보생 인원수 조절 및 영성훈련 강화 ▲목회자의 수입 평준화 ▲대교회 지양과 교구교회 중심의 목회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강혜진 기자

한국기독교회사학회 전 회장인 이정숙 박사(횃불트리니티신학대학원대학교 학사부총장)는 “21세기 현대인들에게 역사학은, 단순히 과거를 재구성하고 현재를 이해하고 미래를 가늠하는 정보 제공 기여자 이상의 일을 해야 할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한국교회를 진단하고 위기적 상황을 돌파할 수 있는 대안의 지혜 역시 교회사에서 찾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박사는 이어 “오늘날 한국교회에서 자행되고 있는 다양한 역기능들은 교회사가들의 눈에 결코 낯선 모습들이 아니다. 하늘 보좌를 버리고 베들레헴 말구유에 뉘이셨던, 십자가의 수치와 죽음의 고통을 사랑으로 받아들이셨던 예수 그리스도 우리 주님의 삶이나, 가장 성경적이면서 적용 가능한 대안들을 궁구하며 자신을 개혁하고 교회를 개혁한 종교개혁자들과, 교회가 제도화되고 신앙이 화석화될 때마다 일어났던 수많은 믿음의 증인들의 이야기는 계속해서 알려져야 한다. 그들의 이야기는 절망 중에서 우리가 여전히 소망을 말할 수 있는 근거이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한국교회사학연구원 원장 이양호 박사는 “이제는 한국교회가 교회가 아닌 나라와 민족을 위해 무엇인가를 하고자 할 때 믿지 않는 이들이 감동을 받을 것이다. 새해에는 우리가 한국인들이 존경하는 인물인 김구·이상재·안창호 선생들을 연구해서 발표해보자. 이런 분들을 발굴해서, 한국에 제2의 김구, 제2의 이상재 등과 같은 큰 교계 인물들이 나오고, 이들이 우리 사회를 바르게 이끌어갈 때, 한국교회가 발전하고 선교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더욱 한국교회를 위해 공헌하는 연구원이 되도록 기도해 달라”고 전했다.

세미나에 앞서 김명구 박사의 인도로 진행된 예배에서는 민경배 목사(한국교회사학연구원 명예원장)가 설교했다.

▲(왼쪽부터 순서대로) 성만찬을 인도한 민경배 목사와 성찬위원으로 나선 유정우·류지수 목사. ⓒ강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