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계 지도자 20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제13회 한국 선교지도자포럼이 진행되고 있다. ⓒ류재광 기자

한국세계선교협의회(이사장 박종순 목사, 회장 이영훈 목사, KWMA)가 제13회 한국 선교지도자포럼(한선지포)을 27일부터 1박 2일간 경기 가평 생명의빛예수마을에서 개최하고 있다. 올해 주제는 ‘한국 선교계의 폐단 분석과 대안 마련’이다.

▲기조강연하는 한정국 사무총장. ⓒ류재광 기자

첫날 기조연설에서 한정국 KWMA 사무총장은 “한국 선교계는 탈출구를 찾지 못하는 한국교회에 새로운 ‘희생의 빛’이 되어, ‘선교하는 한국교회’가 세계 모든 민족을 섬기는 마지막 ‘섬김 대국’이 되는 일에 앞장서야 한다”며 “2014년 우리는 다시 한 번 날개를 펴 피 묻은 예수의 복음을 모든 민족의 가슴에 심고, 그리스도의 계절이 임하도록 하자는 우리 선배들의 기도는 오늘 우리의 순종적 의지와 실천으로 가까운 미래에 현실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 사무총장은 “KWMA는 이를 위해 각 국가마다 한인 선교사 또는 목회자협의회가 구성되고, 이들 대표가 전 세계 한인 선교사/목회자협의회로 연결되며, 지금까지 달려온 KWMF(세계한인선교사회), KWMC(세계한인선교대회), KWMA, 그리고 KIM NET(Korea International Mission Net) 등이 세계적인 협의체(Global Council)를 조직해 마지막 시대에 위대한 선교 주자로 하나님께 귀하게 쓰임받기를 간절히 소원한다”고 제안했다.

이에 앞서 2014년 한 해 선교계를 돌아봤다. 그는 “우리 한국 선교 지도자들은 지난 수 년간에 걸친 한국교회의 침체가 선교계에도 몰려올 두려움과 함께, 새로운 선교적 돌파구를 기대하면서 2014년을 맞았다”며 “그리하여 ‘변혁하는/시키는 한국 선교’라는 제목으로 야심찬 대회 및 전략회의를 도모하였으나, 예상치 못한 세월호 사건이 터지면서 한국 사회의 총체적 위기 앞에 서게 되었고, 이 속에서 78개 중소도시 선교 페스티벌은 20개 미만의 도시에서 작은 규모의 선교 랠리로 치를 수밖에 없었다”고 회고했다.

그러나 지난 5월 말 세계 한인선교동원대회, 7월 열린 제6차 세계선교 전략회의(NCOWE VI)와 18개 권역별 선교전략회의(RCOWE), 9월 후속 적용대회 등을 통해 자신학으로서 한국 신학과 자선교학으로의 한국 선교학을 찾는 계기를 마련했고, 다음과 같은 결과물을 도출했다고 한정국 사무총장은 자평했다.

한국 신학: 고난 동반한 복, 위기와 변혁, 민족·세계복음화

먼저 한국 신학의 세 가지 발견이다. 첫째는 축복 또는 기복 형태로 한국 민족이 희구하는 복을 성경에서 말하는 진정한 복, 즉 구원과 하나님이 주시는 각종의 복 개념으로 연결하고 이를 십자가의 고난과 동반시킨다는 ‘고난을 동반하는 福의 신학’, 둘째는 구한말과 일제 강점기 등 민족사의 수많은 위기 속에서 한국 사회변혁의 기초가 된 교회의 전통을 이어가는 ‘위기와 변혁의 신학’, 셋째는 민족 복음화가 세계 선교로 승화 발전된 한국교회의 탁월한 사례를 전 세계에 소개하자는 ‘세계 선교를 수반한 민족 복음화 신학’이다.

이 같은 세 가지 ‘자신학’에 대해 한 사무총장은 “한국교회는 자화상을 바로 바라보면서, 더 이상 서구적 교회 문화에 머물지 않고 한국 민족과 문화에 깊이 뿌리 내려야 하는 새로운 ‘민족 종교’로의 길을 가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했다.

▲자료를 살펴보며 진지하게 경청하는 참석자들. ⓒ류재광 기자

선교 현지 중복투자 막기 위해 협의회 구조로 적극 전환을

또 KWMA 정책위원회와 선교지의 수많은 제안들을 묶어, 한국 선교계의 반성과 내일을 향한 대안을 ‘선교 현지를 친목회(Fellowship) 구조에서 협의회(Association) 구조로 전환’, ‘선교구조 개선과 함께 선교사역/선교사 태도의 업그레이드’, ‘대안 마련과 혁신적인 조치’ 등으로 정리했다. 그는 “세월호 사건 처리조치 속에서 선교계도 쌓인 폐단이 있음을 고백하고, 리서치팀 가동으로 이를 조사해 대안 마련에 나서게 됐다”며 “이 과정에서 한국 선교계의 문제점은 새로운 것이 아니라 KWMA 25년 역사에서 수없이 지적돼 오던 것임을 알게 됐고, 이번 포럼에서 이를 시정하기 위한 급진적(radical) 강구도 필요하다고 본다”고 전했다.

구조 전환에 대해 한 선교사는 “한국 선교는 지난 30년간 대단한 양적 성장을 했지만, 선교지 대도시에 집중된 중복투자의 심각성을 뼈저리게 느껴왔다”며 “이제는 선교지에서도 자정 및 자발적 조치 강구의 소리가 높아지나 지금의 친목회 구조로는 속수무책이어서 일부 선교지에서는 협의회 구조로 전환하고 있는데, 이를 본부 차원에서 적극 설득·유도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선교사역/선교사 태도의 업그레이드에 대해선 “한국 선교사들의 개척 열의와 성과를 인정하고 싶지만, 사역 태도가 선교적으로나 후원교회 등에 설명될 수 있는(Accountable) 사역이 돼야 한다고 믿는다”며 “즉 사역 책무와 함께 재정의 투명성도 함께 담보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는 결국 선교사의 기질과 사역태도와 연결돼 한국 선교사의 질적 향상 문제와도 직결된다”며 “이번 리서치는 모두의 공감대를 더 확산하고, 더 신선한 대안과 함께 한국 선교의 업그레이드를 위해 지혜를 모으기 위함”이라고 했다.

‘대안과 혁신적 조치’와 관련해선 “한국 선교계는 지난 20년간 ‘잃어버린 세월’을 살아온 한국교회 상황을 가볍게 여기지 말고, 이미 우리 앞에 다가온 위기의 본질을 심각하게 생각하여 대안 마련에 온 힘을 쏟아야 할 것”이라며 “과감한 폐단 철폐와 함께 대안 마련에 주저함 없이 실천하는 혁신적 자세가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예수님이 우리 가운데 계신다면 아주 강력한 조치를 강구할 것이라 생각한다”며 “그리하여 한국 선교계는 2030년을 향해 질적 성숙으로 양적 성장까지 끌어올리는 미래 계획을 힘써 추구하자”고 강조했다.

한정국 사무총장은 마지막으로 “세계를 다니면서 느낀 것은, 한국교회만큼 선교에 너그러운 교회가 없다는 사실”이라며 “우리는 뼈를 묻는 자세로 선교지로 갔고 부득이 한국으로 귀환하는 선교사들을 위해 한국교회는 그 보금자리 마련에 열심인데, 이 위대한 헌신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한국 선교계는 뼈를 깎는 자성의 노력으로 현재의 폐단을 과감히 척결하고 보다 전략적 선교에 매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