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홍 목사. ⓒ크리스천투데이 DB

“여호와께서 솔로몬에게 이르시되 내가 네게 무엇을 줄꼬? 듣는 마음을 종에게 주사 주의 백성을 재판하여 선악을 분별하게 하옵소서(열왕기상 3장 5~9절)”.

솔로몬 왕의 시대는 길지 않았던 이스라엘 통일 왕조시대의 황금기였다. ‘솔로몬의 영광’이란 말이 남아 있을 정도의 시대였다. 그리고 길고 긴 인류의 역사에서 숱한 왕들이 지나갔지만 지혜의 왕이라면 솔로몬을 손꼽을 정도로 그는 지혜로운 왕의 최고봉이다. 그의 지혜는 하늘이 준 지혜이다.

불세출의 왕 다윗이 죽은 후 어린 나이에 왕위에 오른 그는 자신의 부족함을 인정하고 일천 번의 제사를 드렸다. 하루에 한 번씩 드리는 제사를 일천 회를 계속한 것이다. 그의 이런 정성에 하나님이 귀히 여기시고 그에게 임하여 말씀하셨다.

“솔로몬이 그 제단에 일천번제를 드렸더니 기브온에서 밤에 여호와께서 솔로몬의 꿈에 나타나시니라. 하나님이 이르시되 내가 네게 무엇을 줄꼬 너는 구하라(열왕기상 3장 4-5절)”.

이때 솔로몬이 구한 것이 자신의 장수를 구한 것도 아니요 부를 구한 것도 아니었다. ‘잘 듣고 잘 분별하는 지혜’를 구하였다.

“나의 하나님 여호와여 나는 아이라. 출입할 줄을 잘 알지 못하나이다. 누가 주의 이 많은 백성을 재판할 수 있사오리이까? ‘듣는 마음’을 종에게 주사 주의 백성을 재판하여 선악을 분별하게 하옵소서(열왕기상 3장 7~9절)”.

솔로몬이 하나님께 구한 것이 ‘잘 듣는 마음’, ‘잘 듣는 귀’를 구하였다. 하나님이 그의 이런 마음을 귀하게 헤아리셔서 그에게 지혜를 주셨다.

‘듣는 귀’는 최고 지도자에게 있어 가장 소중한 덕목이다. 잘 들어야 좋은 지도자가 된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지도자들에게는 ‘듣는 마음’, ‘듣는 귀’가 부족하다. 김영삼 대통령 시대에 청와대 부활절 예배에 강사로 가서 예배드린 후 대통령과 식탁을 나눈 적이 있다. 한 시간 칼국수 식사를 나누는 중에 김 대통령의 이야기만 듣다 끝났다. 내가 한 마디 끼어들 기회도 없었고, 그가 나에게 한 마디 물은 적도 없었다. 마치고 나오는 자리에서 겨우 한 마디 할 수 있었던 말이 기억난다.

“장로님, 앞으로는 좀 들으십시오”.

나는 지금도 생각한다. 김영삼 대통령 통치 기간에 IMF 재난이 닥친 것은 그에게 듣는 마음이 없었기 때문이었을 것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