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기인대회에 참석한 500여명의 교계 지도자들과 교인들이 통성기도하고 있다.

수많은 교회들이 높은 은행 이자로 인해 재정난에 허덕일 뿐 아니라 급기야 건물이 경매에 의해 이단에 넘어가는 수모를 겪고 있다. 이 같은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 교계 18개 교단 장로 대표들이 ‘선교은행’ 설립추진위원회(위원장 전광훈 목사)를 조직하고, 18일 한국기독교연합회관 3층 대강당에서 발기인대회를 개최했다.

▲전광훈 목사.

이날 에스겔서 37잘 1~3절을 본문으로 설교한 추진위원장 전광훈 목사(예장 대신 총회장, 청교도영성훈련원장)는 “한국교회는 뼛조각처럼 흩어져 있지 말고, 이스라엘을 향한 에스겔 선지자의 말씀처럼 서로 붙고, 힘줄이 생기고, 살이 덮이고, 하나님의 생기가 부는 역사가 일어나야 한다”며 “1200만 교인들이 하나로 붙기만 하면 1년에 100만명씩 성장하는 ‘복음의 인프라’를 만들 수 있다”고 역설했다.

전 목사는 특히 선교은행 설립 계획을 4단계로 나눠 설명하면서, 이 과정에서 교회와 기독교인들은 재정적 부담을 전혀 지지 않고도 엄청난 유익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먼저 첫 단계는 시중은행에서 선교(신용)카드를 발급받아 사용하는 것이다. 이미 시중은행 중 4군데가 선교카드를 발급해주고 있으며, 모든 교인들과 교회와 기독교 기업들이 이를 기존 신용카드만큼만 사용하면 산술적으로 연간 약 5조원의 수익이 창출된다고 전 목사는 설명했다.

전 목사에 따르면 두 번째는 선교은행이 독자적으로 신용카드를 발급해주는 것으로 첫 단계보다 약 4배인 연간 20조원의 창출된다. 세 번째와 네 번째는 은행과 금융지주회사를 설립하는 것으로, 각각 연간 100조원의 수익을 창출한다.

전광훈 목사는 이를 통해 각 교회에 저이자(2% 이하)로 대출을 해주고, 20만명 이상의 일자리도 창출하겠다고 했다. 그는 “미국의 경우 록펠러·카네기재단 등이 교회의 선교에 크게 기여했는데, 한국에는 그런 기업이 없다”며 “이 일을 선교은행이 감당하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 과정에서 비리가 발생하지 않도록, 재정 관리는 전적으로 법무법인 로고스에 맡기겠다고 밝혔다. 또 과거 기독교 은행 설립을 빙자한 사기사건이 있었던 것에 대해서는 “당시 사건은 은행 설립 출자금을 모금해 가로챘던 것이지만, 선교은행은 별도의 모금을 전혀 하지 않기 때문에 그럴 일이 전혀 없다”고 일축했다.

전 목사는 마지막으로 “이 일은 교회 이기주의가 아니”라고 밝혔다. 그는 “지금 많은 기업과 은행들이 외국 자본에 넘어가서 국부가 유출되고 경제식민지화되고 있는데, 선교은행이 바로 서면 이 나라 경제까지 지킬 수 있다”며 “특히 북한·이슬람권 투자를 통해 선교와 통일 및 국가적 이익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했다.

이날 참석한 이들 중 정인찬 백석대 신학대학장은 “선교카드만 개설해도 교회를 살리고 주의 종들을 도울 수 있다”며 “한국교회가 똘똘 뭉쳐 신뢰 프로세스를 갖고 협력하면, 이 일을 통해 큰 열매를 맺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UCLA 대학원 경제학 박사이기도 한 이혜훈 새누리당 전 의원은 “많은 교회들이 재정 문제로 너무나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선교은행의 취지는 운영에 필요한 저가의 최소 금리만 받아, 고액의 마진을 교회로 돌려드리고 하나님나라 사역에 사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이라고 했다.

▲발기인대회 참석자들이 전광훈 목사의 설명을 경청하고 있다.

이 밖에도 이날 예배에서는 남상훈 장로(예장 합동 전 부총회장)가 취지문을 낭독했고, 은행 고위간부 출신으로 선교은행 실무를 주도할 홍순양 장로(예장 합동)가 인사했다. 주요 18개 교단 장로 대표들도 자리했다. 이 교단들의 장로 숫자는 총 25만여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