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빌리 오픈 마이크 톱10’의 국내 콘서트가 25일 저녁 서울 길음동 주빌리센터에서 열렸다. ⓒ송경호 기자

최근 내슈빌과 뉴욕 등 미국 공연을 성황리에 마치고 돌아온 ‘주빌리 오픈 마이크(OPEN MIKE) 톱(TOP)10’의 국내 콘서트가 25일 저녁 서울 길음동 주빌리센터에서 열렸다.

지난 3월 마무리된 국내 기독교 최초 CCM&워십 서바이벌 오디션 ‘제1회 오픈 마이크’에서 톱10에 오른 이들은 오디션을 주최한 ‘주빌리 코리아’(뮤직대표 이형민 목사)와 함께 약 6개월 동안 훈련을 받았고, 그 실력을 검증받기 위해 얼마 전 미국으로 향했다.

이들은 CCM의 본고장이라 불리는 내슈빌과, 마이클 잭슨, 스티비 원더, 빌리 홀리데이 등 전설적인 흑인 뮤지션들을 배출한 뉴욕의 아폴로극장에서, 뉴욕 주빌리팀과의 협연 속에 그 동안 갈고 닦은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그리고 바로 이날, ‘톱10’의 데뷔를 기다리던 국내 팬들에게 첫 선을 보인 것. ‘톱10’은 곧 발매를 앞둔 1집 앨범 ‘더 레스트’(The Rest)의 수록곡들을 선보이며, 한층 성숙해진 무대를 선물했다. 이제 이들은 더 이상 ‘톱10’이 아닌 하나의 팀으로서, 그 자체로 ‘팀1’이라 불리기에 손색이 없었다.

오디션 당시 앳되고 다듬어지지 않은 아마추어와 같은 모습은, 이들을 훈련시킨 전문가들의 손을 거치며 그야말로 환골탈태해 프로들의 그것을 보는 듯했다. 가장 눈에 띈 것은 역시나 ‘톱1’에 뽑혔던 보컬 전정숙 양. 전 양은 이날 1집 앨범의 타이틀 곡인 ‘더 레스트’(The Rest)를 비롯해 ‘주님만이’ ‘예수 그리스도’ 등을 열창했다. 특히 ‘주빌리 코리아’ 이형민 대표의 신곡 ‘예수 그리스도’는 예수만이 우리의 그리스도임을 고백한 노래로, 전 양의 호소력 짙은 목소리는 관객들의 가슴을 울리기에 충분했다.

전 양이 ‘톱1’ 다운 모습을 보였다면, 또 한 명의 여성 보컬인 김예원 양은 19살이라는 나이가 믿기지 않을 만큼 풍부한 성량과 성숙한 감성으로 좌중을 압도했다. 오디션 이후 받은 훈련의 강도와 양이 상당했음을 짐작케 했다. 닿기 어려운 고음을 척척 처리하는 여유라니. 청춘의 위력인가.

‘일취월장’이라는 단어는 두 남성 보컬인 여두혁·임효식 군에게도 과하지 않았다. 사실상 이날 무대의 서막을 장식한 ‘The Name’은 임효식 군을 위한, 임 군에 의한, 임 군의 노래였다. 이날 사회자로 진행까지 맡으며 재치있는 모습도 보인 그는, 펑키한 느낌의 이 노래와 찰떡궁합. 딱 떨어지는 수트를 입었을 때의 시각적 안정감, 만약 노래를 눈으로 볼 수 있다면, 임효식 군이 부른 ‘The Name’이 그랬으리라.

▲톱10은 내슈빌과 뉴욕 등 미국 공연과 트레이닝을 통해 한층 성숙해진 무대를 선보였다. ⓒ송경호 기자

여두혁 군은 꽤 많은 노래를 소화했다. 미국에서 공연한 뒤의 피로감이 목소리에 조금 묻어 있었지만, 특유의 안정적인 톤과 목소리의 부족함을 메우는 감성은, 언제나 그를 ‘믿고 쓰는’ 신뢰의 원천이다.

보컬만 있었던 건 아니다. 건반의 강진성·임경호 군, 베이스의 신성광 군, 기타의 허승민·이중권 군, 드럼의 류건희 군 모두 이날 무대를 빛냈던 주인공들. 이들 연주팀의 합주무대는 가사가 있는 노래 만큼, 아니 그 이상으로 많은 가사를 전달했다. 무엇보다 서로 눈을 맞추며 연주한 것은, 악기를 조율하듯 시선과 마음을 조율한 프로다운 자세. 

이렇게 훌륭했지만, 아직 가야 할 길이 멀다. 이제 겨우 발걸음을 뗏을 뿐. 그런 이들이 닮아가야 할, 사역의 모델은 좁은 길을 앞서 걸었던 선배 뮤지션들이 아닐까. 이날 게스트로 참여한 CCM 사역자 나영환 씨는, 이런 의미에서 ‘톱10’의 무대를 완성한 ‘11번째’ 멤버였다. 이미 오디션 때부터 심사위원으로, 또 멘토로 참여한 그는 직접 작사·작곡한 ‘그저 감사할 따름입니다’를 부르며 큰 울림을 남겼다. 다른 어떤 곳보다 ‘톱10’의 마음 깊숙한 곳에.

대미는 임효식 군과 김예원 양이 함께 부른 ‘Heart of Offering’과, ‘톱10’이 모두 무대에 올라 합창한 ‘This is Our Song’이 장식했다. 하나님께 드리는 음악이 세상의 그것과 다른 것은, 단순히 인간의 ‘감정’을 넘어선 그 무언가가 그 안에 있다는 것. 이 두 곡을 통해 우리는 그것을 느꼈고, 보았으며, 비로소 만졌다. 놀랍게도.

전정숙 양은 무대를 마친 뒤 “앞으로 하나님의 일을 하는 선교사로서 한 발 한 발 앞으로 내딛을 것”이라고, 임효식 군 역시 “가야 할 길이 멀지만 사명감을 가지고 나아갈 것”이라고 했다.

이형민 대표는 “이번 공연으로 오픈 마이크 1기 공연투어가 잘 마무리돼 기쁘다. 미국을 포함한 세 차례의 공연을 통해 자신감이 많이 생겼고, 내면적으로도 더욱 깊어진 것 같다”며 “이제 톱10 각각의 스타일을 고려한 매니지먼트를 통해 솔로나 팀으로서 본격적으로 사역할 것이다. 한국 크리스천 뮤직의 발전을 위해 쓰임받았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