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한국루터회(총회장 김철환 목사)가 26일 종교개혁기념주일을 맞아 ‘종교개혁 497주년 기념예배’와 함께 ‘루터전집 번역·출판사업 기념식’을 용인 루터대 대강당에서 개최했다. 

▲루터회 관계자들과 번역진들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류재광 기자

루터회는 종교개혁 500주년을 “칠천만 동포여, 하나님께로 돌아갑시다!”라는 주제로 준비하고 있다. 그 최대 역점사업으로 루터전집 및 관련 도서를 제작할 계획이다. 제2의 종교개혁이 필요하다는 한국교회에, 루터의 저작과 그의 사상을 잘 소개하는 양질의 도서들을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현재 기독교 출판사인 ‘컨콜디아사’를 통해 출판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번역·출판사업 기념식에서 김철환 총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루터는 개신교회의 중심 인물이고, 그의 글들은 인류에게 있어 성경 다음으로 가장 큰 선물”이라며 “성령의 감동으로 써내려간 루터의 글들을 통해 한국교회 개혁의 바른 방향을 제시할 수 있길 바란다”고 밝혔다.

▲인사말을 전하는 김철환 총회장. ⓒ류재광 기자

기념사를 전한 박종화 목사(경동교회 담임, 국민문화재단 이사장)는 “모든 진실은 사실이지만 모든 사실이 진실은 아니다. 과거에 있었던 역사와 인물들의 모든 사실 중에서 살아있고 공감되고 필요한 것이 바로 진실”이라며 “사실을 넘어선 진실을 기록한 루터의 저작들을 번역하게 된 것을 축하드린다”고 했다.

축사한 김문기 교수(평택대, 한국교회사학회 회장)는 “루터야말로 복음과 복음적 삶을 가르쳐 준 가장 큰 스승 중 하나요, 수없이 많은 교단과 교파로 나뉜 한국교회에 구심점이 될 수 있는 인물”이라며 “이번 번역작업을 통해 한국교회가 새롭게 되길 바란다”고 했다.

이후 김선영 교수(실천신대)가 번역진을 소개하고, 김주한 교수(한신대)가 번역자를 대표해 답사했으며, 엄현섭 총장(루터대)가 번역작업 및 번역진을 위한 기도를 인도했다. 김주한 교수는 “많은 이들이 루터를 단순한 행동가로 알고 있지만, 그는 사실 이론가이기도 했다”며 “인문학의 위기라고 하는 이 때, 이 작업은 한국교회를 반석 위에 세우고 길이 빛나는 작업이 될 것”이라고 했다.

루터는 일생 동안 서신·주석·탁상담화 등 무수한 저술을 남겼고, 그의 전집 중 대표적인 바이마르판은 무려 총 127권(8만쪽)에 달한다. 하지만 그의 저작들은 대부분 16세기 당시 라틴어와 독어로 되어 있어, 그의 영향력과 업적에 비해 번역된 것은 드문 편이다.

루터회는 일단 주석서로 되어 있는 1권에서 30권까지는 2차로 번역하기로 하고, 루터의 신학을 깊이 이해할 수 있도록 결정적 도움이 되는 31권에서 55권까지는 2017년 종교개혁 500주년까지 번역하기로 했다.

이 작업에는 현재 한신대, 서울신대, 루터대, 장신대, 연세대, 감신대, 실천신대, 평택대 등 교단과 교파를 초월해 국내외 유수한 신학자들이 참여하고 있다.

▲‘종교개혁 497주년 기념예배’. ⓒ류재광 기자

한편 번역·출판사업 기념식에 앞서 루터회 예전에 따라 진행된 ‘종교개혁 497주년 기념예배’에서는 김철환 총회장이 ‘말씀이 육신이 되어’(요 1:14)라는 주제로 설교했다. 그는 “우리의 구원은 착한 행실이나 의가 아닌, 오직 십자가에서 대속하신 예수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말미암아 가능하다”며 “그러나 동시에 우리는 고통당하는 이웃을 위해 선행을 베풀고, 남이 아닌 스스로를 개혁하고 하나님 앞에 바로 서고자 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날 예배 헌금은 세월호 교사 유족들을 위해 사용될 예정이다.

▲예배에서 성찬식이 진행되고 있다. ⓒ류재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