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드리스콜 목사. ⓒ페이스북

시애틀의 대형교회인 마스힐교회(Mars Hill Church) 담임직을 사임한 마크 드리스콜(Mark Driscoll) 목사가, 이후 처음으로 공식석상에 나와 심경을 밝혔다.

20일(이하 현지시각) 댈러스 포트워스 지역에서 열린 게이트웨이 컨퍼런스(Gateway Conference)에 참석한 마크 드리스콜 목사는 “목회자들에게도 인도자가 필요하다. 현재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나와 가족들을 위해 기도해 달라”고 부탁했다고, 크리스천헤드라인뉴스가 22일 보도했다.

당초 주최측과 드리스콜 목사는 컨퍼런스에서 신상발언은 하지 않기로 사전 협의했으나, 사회를 맡은 로버트 모리스 목사의 제안으로 드리스콜 목사가 이 같은 언급을 했다.

댈러스 근처에 소재한 게이트웨이교회(Gateway Church)의 모리스 목사는 “드리스콜 목사가 이 컨퍼런스에 초청을 받아 함께했다. 이 자리에 나오는 것이 그에게 매우 쉽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우리는 그를 십자가에 달 수 있지만, 이미 누군가가 그를 위해 십자가에 달리셨다. 부상당한 아군에게 총을 쏘는 것과 같은 일들은 이제 그만두길 바란다. 이는 교회 안에서 매우 슬픈 일”이라며 그를 향한 비난을 자제해 줄 것을 당부했다.

이어 모리스 목사가 드리스콜 목사에게 마이크를 넘기자, 참석자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그를 환영했다. 마이크를 넘겨받은 그는 “내가 무슨 말을 하기를 원하는가?”라고 물은 뒤, “설교를 쉬고 있는 목사에게 마이크를 넘기는 것이 얼마나 위험안 일인지 알고 있는가?”라는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드리스콜 목사는 “예수님께 내가 신앙적으로 성장해 나가면서 놓치고 있었던 ‘맹점’(blind spots)을 보여 달라고 기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가족들은 3번 이사를 했다. 집에서 누군가가 체포되는 일이 있었고, 목숨의 위협도 느꼈다. 나와 8살부터 17살까지의 자녀 5명 등 가족들을 위해 기도해 달라. 최근에 많이 울었고, 나와 가족들에게 매우 힘든 시기였다”고 고백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목회자들과 교회 임원들에게 “모든 목회자들에게는 자신을 이끌어 줄 선배 목회자가 필요하다. 목회자 여러분, 가족들은 여러분이 가족을 이끄는 목자가 되어 주길 바라고 있다”고 했다.

이에 모리스 목사는 “드리스콜 목사가 1년에 50번, 때로는 1주일에 6번 설교를 했다”면서 “이것은 건강한 목회 방식이 아니었다. 그가 ‘목회를 지금과 다르게, 그리고 더 잘 할 수 있게 도와 달라’고 요청한 데 대해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한 “어떻게 ‘올해 언론에서 가장 안 좋게 오르내렸던’ 드리스콜 목사와 노스캐롤라이나 대형교회의 스티븐 퍼틱 목사를 한 자리에 초대하게 되었는지 모르겠다”고 농담을 던졌다. 이에 드리스콜 목사와 퍼틱 목사는 서로 웃으며 악수를 하는 풍경을 연출하기도 했다.

대형교회 지도자이자 기독교 베스트셀러 작가로서 승승장구해 온 드리스콜 목사는, 최근 표절로 인해 명성에 흠을 입었다. 또한 자신의 저서 ‘Real Marriage’ 판촉을 위해 교회의 자원을 활용하고 베스트셀러 리스트를 조작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드리스콜 목사는 자신의 저서를 향한 표절 의혹과 관련, 실수를 인정했다.

설상가상으로 드리스콜 목사의 목회에 대한 교회 내부에서의 비판이 제기되면서부터, 그는 본격적으로 추락하기 시작했다. 교인들은 드리스콜 목사에게 권한이 과도하게 집중되어 있으며, 그가 해외선교를 위한 모금액을 워싱턴 주 교회의 내부 용도로 사용하는 등 불투명하게 재정을 집행해 왔다고 지적했었다.

드리스콜 목사 사퇴 촉구 시위에 참가한 교인은 “그의 거만한 태도를 더는 참을 수 없다”며 “이제 그는 모든 것을 내려놓아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드리스콜 목사를 둘러싼 논란이 끊이지 않던 가운데, 그가 창립에 참여한 단체 ‘사도행전29장네트워크(Acts 29 Network)’까지 그를 협회 이사회에서 제명하면서 “장기간 사역에서 떠나 동료들에게 도움을 받을 것”을 권고하기도 했다.

이에 강단을 떠나 6주간 자숙의 시간을 갖던 그는, 결국 지난 20일 사임 의사를 밝히고 담임목사직에서 물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