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독선연의 과거 목사안수식 모습. ⓒ크리스천투데이 DB

예장 합신총회(총회장 우종휴 목사)는 지난 제99회 정기총회에서 한국독립교회·선교단체연합회(회장 신상우 목사, 이하 한독선연)에 대해 “교단이 아니”라며, 한독선연의 목사안수 역시 인정하지 않기로 결의했다.

한독선연은 기존 교단에 속하지 않은 교회들과 선교단체 등으로 구성된 연합회로, “복음주의 신학 바탕 위에서 ‘초교파·범교단·비정치’ 성령공동체”를 추구한다고 밝히고 있다. 매년 두 차례 목사안수식을 개최하고 있다.

국내 교단들에 비해 역사는 길지 않지만, 이름만 대면 알 만한 일부 유명 대형교회들을 비롯해 횃불트리니티신학대학원대학교 등의 신학교와 CCC·두란노서원·마커스미니스트리 등의 선교단체가 여기에 속해 있어, 비교적 건전한 연합단체로 평가받고 있다.

때문에 합신 측의 이번 결의에 다소 논란이 일고 있다. 일단 교단에 관련 안건을 질의한 수원노회 측은 한독선연이 ‘교단’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 노회 한 관계자는 “이번 총회 전까지는 (합신이) 한독선연의 목사안수를 어느 정도 인정해 왔다”며 “그러나 모 목사에 대한 문제를 계기로, 한독선연이 교단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알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서 ‘모 목사’는 당초 합신 수원노회 소속 교회 목사였으나 지난해 초 탈퇴하고 한독선연에 가입한 A 목사를 지칭한다. 수원노회는 A 목사를 역시 지난해 면직시켰다.

수원노회 관계자에 따르면, 이 목사를 받아들인 것을 항의하는 과정에서 한독선연의 정체성을 보다 분명히 알게 됐고, 이에 교단에 관련 질의를 해 지난 정기총회에서 해당 결의가 이뤄졌다는 것. 

“한독선연에 대한 분풀이” 의혹

그런데 수원노회는 교단에 보낸 관련 질의서에서 “본 노회에서 면직된 사람을 목사로 받아들인 것은 한독선연이 본 교단의 권위를 인정하지 않는 처사임이 분명한데, 우리 교단에서는 이 단체를 건전한 교단으로 인정해야 하는지 명확한 답을 주시기를 바란다”고 적었다.

자칫 “교단이 면직했으니 한독선연 역시 이에 따라 A 목사를 받아선 안 된다”는 논리로 비칠 수 있는 부분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합신 측의 이번 결의가 “갈등 관계에 있는 A 목사를 가입시킨 한독선연에 대한 일종의 분풀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한다. 교단을 떠나 한독선연 가입을 희망한 A 목사를 비판하는 것 이상으로, 그를 받아들인 곳까지 문제를 삼는 것은 ‘월권’이라는 시각이다.

한독선연은 국내 웬만한 교단 못지 않게 까다로운 가입 절차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독선연 관계자는 “A 목사가 가입할 당시 별다른 문제가 없어 승인했던 것”이라며 “가입을 심사함에 있어 합신 측 징계 여부를 참고할 수는 있어도, 그것이 절대 기준일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한독선연은 기존 교단 정치구조에서 나타나곤 했던 여러 병폐들을 씻고자, 교단의 틀을 벗고 회원들의 수평적인 연합 속에서 한국교회의 발전을 도모해 왔다”며 “목사안수 역시 매우 엄격한 기준을 적용해 진행했다. 합신 측의 이번 결의가 교단의 권위만을 내세운 무리한 결정은 아니었는지 묻고 싶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