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이 바자회 물품을 둘러보고 있다.

해마다 중추절 직전 토요일은 상암동 지역 추석 잔치가 벌어지는 날이다. 바로 ‘이웃 사랑 나눔 바자회’가 개최되는데, 이는 상암동교회(담임 신민규 목사)가 주관하지만 상암동 지역주민 모두가 함께 동참하는 동네 축제다. 오전 10시에 시작해서 오후 5시까지 총 7시간 동안 실시되며, 15회째를 맞은 올해는 9월 27일에 실시했다.

이 바자회는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형태를 띠고 있다. 중추절을 앞두고 실시하기 때문에 추석에 어울리는 선물 등을 구경할 수 있으나, 다른 바자회와 크게 차이는 없다. 아나바다 코너를 비롯해서 10여 가지의 먹거리, 그리고 교회 바로 옆 기관인 창업복지관에서의 다채로운 놀이체험 등, 해가 갈수록 행사 내용이 다채로워지고 있다. 조림간장이나 김치 등 일부 품목은 예약판매를 해야 할 만큼 지역 주민들에게 인기상품으로 각인되어 있다.

▲바자회 음식을 먹고 있는 주민들.

이 바자회의 목적은 한국 고유 명절인 중추절을 모두가 함께 나누는 데 있다. 행사 당일 대략 7시간 동안 판매한 수익금은 해마다 증가해, 지난 5년간 2천만원 이상의 수익을 올리고 있다. 상암동교회는 이 수익금을 자체적으로 사용할 수도 있으나, 주민센터에 수익금 전액을 기탁하고 있다.

▲신민규 나사렛대 총장.

교회 측은 “교회 안을 들여다 보면 교인들 중에 어려운 이들도 많고 마땅히 도와야 할 부분도 없지 않다”며 “그러나 교회가 교회를 위해 사용한다면 ‘이웃 사랑 나눔’이라는 이름이 필요하지 않을 것이다. 상암동 지역의 상황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는 기관인 주민센터에 그 수익금 사용을 일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상암동교회는 주민센터에 바자회 수익금 사용처에 대해 확인하지도 않는다. 이는 공기관에 대한 공신력을 의심하는 행위가 되기 때문이다. 다만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의 말씀을 그대로 실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