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장통합에서 100주년기념재단에 보낸 2차 공문.

서울 양화진외국인선교사묘원을 관리하고 있는 한국기독교100주년기념재단(이하 100주년기념재단)이 ‘성지 양화진에는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예장통합의 양화진 갈등 재점화 중지되어야’라는 제목의 서신을 발표했다.

100주년기념재단 측은 “예장통합 교단은 이미 끝난 소위 ‘양화진 문제’를 재점화하고 나섰다”며 “지난 6월 초 ‘유니온교회 예배장소 회복’ 건으로 대화를 제안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그러나 선교기념관을 유니온교회 예배 장소로 회복하는 문제는 수 차례의 법원 판결로 불가능하다는 사실이 확정됐기 때문에 대화 주제가 될 수 없고, 예장통합 교단은 대화 당사자도 아니다”고 일축했다.

재단 측은 이러한 내용을 담은 회신을 발송했으나, 예장통합 총회 임원회는 양화진대책위원회가 제출한 ‘교회연합기관에 양화진 정상화 대책위원회의 신설 청원’을 허락했고, 9월 1일 한국교회연합(한교연)에 ‘양화진 정상화 대책위원회’ 신설을 청원했다.

이에 대해 100주년기념재단 측은 “이처럼 예장통합 일부 인사들이 교회연합기관까지 끌어들여 아무 문제가 없는 양화진의 ‘정상화’를 부르짖으며 양화진을 성지로 가꾸는 일에 충성하는 100주년기념교회 교인들을 또 흔들려는 시도를 접하니 극심한 피로감이 몰려온다”고 밝혔다.

이들은 “지난 9년간 예장통합은 양화진 갈등에 개입하여 교단 헌법을 어겨 가면서 이재철 목사를 불법 면직하고, 100주년기념교회에는 ‘교회 이름을 바꾸고 양화진 밖으로 옮기라’는 등 부당한 간섭을 계속했다”며 “그러나 100주년기념재단과 한국기독교선교100주년기념교회(담임 이재철 목사, 이하 100주년기념교회)는 양화진에서의 불법 매장과 묘원 훼손행위를 근절하고 묘역 내 각종 부적절한 기념비를 철거했으며, 9년간 85억여원을 들여 이곳을 성지로 가꾸고, 구정과 추석과 성탄절을 제외한 연중무휴로 참배객을 위한 무료 안내를 시행하는 등 양화진 성역화에 최선을 다했다”고 강조했다.

또 “그 결과 양화진은 이미 오래 전부터 우리나라 개신교를 대표하는 성지로 자리잡았고, 지난 6월 28일 누적 참배객 수가 50만명을 넘어섰다”고 덧붙였다.

100주년기념재단 측은 “대한민국 사법부의 수 차례 판결까지 부정하면서 ‘선교기념관의 유니온교회 예배장소 회복’을 이유로 이른바 ‘양화진 갈등’을 재점화하려는 예장통합의 대화 요청은 유감”이라며 “예장통합은 이미 상당 부분 대사회적 신뢰를 상실한 한국교회를 또 다시 조롱거리로 만들 수 있는 이번 시도를 즉시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와 함께 지난해 12월 예장통합 측의 <내게 천 개의 목숨이 있다면> 출판기념회에서 했던 총회 임원회의 ‘양화진 정상화를 위한 대책위원회’ 신설 제안도 즉각 취소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불법 매장 및 기념비 난립과 묘역 훼손을 저지른 유니온교회의 잘못을 묵인하고, 한국교회 원로들에게 민형사상 고소를 남발한 피터 언더우드나 존 린튼(인요한), 그리고 자신들의 이해관계에 따라 이른바 ‘양화진 갈등’을 끝없이 부추긴 일부 교단 인사들에게 예장통합은 더 이상 휘둘리지 말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재단 측에 따르면, ‘양화진에 있는 선교사 무덤을 파헤치려 한다’는 괴소문이 미국에 있는 선교사 후손에게서 처음 들려온 것은 지난 2005년 9월. 2년 뒤인 2007년 8월에는 유니온교회가 한국교회 지도자들과 미국 선교사 후손들에게 보낸 진정서로 인해 ‘100주년기념교회가 유니온교회를 내쫓았다’는 소문까지 국내외에 퍼지게 된다.

그 과정에서 언더우드 선교사의 4대손 피터 언더우드는 이재철 목사를 ‘사(死)자 명예훼손’ 혐의로 형사 고소했고, 그 무렵 조직된 경성구미인묘지회(회장 피터 언더우드)와 유니온교회는 100주년기념재단과 100주년기념교회를 상대로 두 차례 형사소송을 제기한다. 또 유진 벨 선교사 외손자인 존 린튼 박사는 국무총리실에 진정을 넣었다. 그러나 형사 고소와 진정은 모두 기각·각하된다.

이후 경성구미인묘지회는 민사소송을 제기, 법정다툼 4년 3개월만인 2013년 2월 28일 대법원은 ‘양화진의 법적 소유주는 100주년기념재단이며, 유니온교회는 쫓겨나지 않았다’고 확정 판결을 내렸다. 유니온교회는 이에 승복, 6년간 양화진 선교기념관에 방치했던 교회 집기와 비품을 스스로 반출했고, 법정소송 비용도 완납하면서 양화진을 완전히 떠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