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에서 단기선교여행은 지속적으로 늘어 거의 그 수가 10만명, 그 비용만도 수천억에 달한다. 그러나 단기선교에 쏟는 시간과 열정, 물질과 에너지에 비해, 해외선교사로 헌신하거나 국내에서 선교 사역에 동참하는 인원은 매우 적다. 뿐만 아니라 단기선교 현장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사건·사고로 인해, 단기선교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마저 생긴 것이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교에 있어서 단기선교가 가지는 장점은 단점보다 더 많다. 단기선교를 통해 선교에 대한 꿈을 더욱 구체화할 수 있고, 무엇보다 선교지에서 체험하는 하나님의 역사 또한 부인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단기선교 이후 어떻게 선교적인 삶을 지속해서 살아갈 수 있을 것인가가 매우 중요한 숙제다.

▲세미나가 진행되고 있다. ⓒ강혜진 기자

선교한국파트너스의 21세기단기선교여행위원회(위원장 한윤호 목사)는 8월 30일 오전 서울 회현동 성도교회에서 ‘단기선교여행, 그 이후의 선교적 삶’을 주제로 세미나를 열였다. 이날 세미나는 단기선교 이후 후속교육, 선교적 삶, 국내 선교 기회의 활용, 전문사역 개발, 중장기 선교사 연계 등을 목적으로 진행됐으며, 단기선교 경험자와 선교회 관계자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행사 주제와 동일한 주제로 강의한 고성준 목사(수원하나교회)는 “최근 한국교회 내의 청년들은 계속 줄고 있고, 세상의 경쟁 속에서 살아남기에 급급한 상황인데, 과연 선교적인 동원이나 도전이 무슨 의미가 있는가?”라고 물은 뒤, “그러나 청년 세대들이 양적으로 줄었다고 해도, 하나님나라에 대한 열정과 관심이 줄어든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오늘날 청년들은 창의성 및 자신의 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 합리적인 리더십을 원하며, 그 상황 속에서 최선을 발휘한다. 또한 즉시 경험할 수 있는 것을 원한다. 선교라는 것은 이처럼 계속 바뀌는 대상에 대한 접근이다. 이 흐름을 잘 좇아간다면 생각보다 훨씬 의미있는 일을 할 수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고 목사에 따르면, 선교지의 경우에도 일반적으로 낙후된 지역의 부족 선교를 떠올렸던 과거와 달리, 오늘날에는 도시화가 빨리 진행되어 이제 대부분의 종족들이 도시에 모여 살고 있다. 고 목사는 “이처럼 도시화가 우리에게 주는 특권은, 어느 정도 통일성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대부분의 선교지에서 청년들이 카페에 앉아 커피를 마시며 휴대폰을 쓰는 모습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선교지를 선택할 때에는 가기 쉬운 곳이 아닌, 선교적 필요가 있는 곳을 선택하라고 조언했다. 고 목사는 “보통 대형교회가 아닌 대부분의 중소형교회 사역자들이 단기선교를 계획할 때에는, 비행기 값이 싼 곳으로 간다. 따라서 아시아권이나 배로 갈 수 있는 중국 등으로 간다. 그러나 보통 청년들은 처음 밟아본 땅을 선교지로 품기 때문에, 가기 쉬운 곳이 아닌 선교적 필요가 있는 곳을 먼저 선택해야 한다”면서 “우리 교회의 경우는 중국, 아시아, 중앙아시아, 중동 순으로 선교사를 파송한다. 그 가운데 내가 어느 지역으로 부르심을 받았는지 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진다”고 설명했다.

단기선교 이후, 중단기선교사로 도전해 보자

▲고성준 목사는 “단기선교가 이벤트로 끝나선 안 되고, 어떻게 선교지로 이어질지를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혜진 기자

선교지를 품고, 선교지에서 하나님이 일하시는 것을 경험하도록 하는 것이 단기선교의 목적이다. 그렇다면 ‘단기선교가 끝난 이후의 삶은 어떻게 살 것인가’ 하는 것이 숙제다.

고 목사는 이를 위해 청년들을 1~4년 중단기선교사로 보내는 다양한 프로젝트를 시도했다고 설명했다. 많은 시행착오와 노력 끝에, 6~7년이 지난 현재 그의 교회에서 파송한 중단기선교사들을 통해 많은 현지인들이 예수를 믿게 되었고, 장기선교사에게 연결됐다.

그는 “중단기선교사가 해야 할 사역과 장기선교사가 해야 할 사역이 다르다. 장기선교사는 그 땅에 머물러 있어야 하기 때문에 복음적인 접근 방법이 조심스럽고 신분이 드러나서는 안 된다. 반면 중단기선교사는 단기선교 때 경험한 하나님을 더 경험해 보고 싶어한다. 따라서 마찰이 생길 수 있다. 우리 교회는 젊은 세대들을 중심으로 단기선교팀을 조직해 이들에게 자율권을 준 것이 효과적이었다”고 설명했다.

선교를 갈 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바로 훈련이었다고 한다. 고 목사는 “훈련받지 않고 들어가면 거의 실패했다. 훈련이 모든 것을 좌지우지했다. 기도하면서 영적인 전쟁에 대한 훈련을 시키지 않으면 사역이 어려웠다. 리더의 권위에 순종하는 훈련, 매일 전도하고 기도하면서 자신의 삶을 관리하는 훈련 등을 실시했으며, 동성끼리의 팀이 형성되면 미리 함께 살게 해서 공동체 생활에 익숙해지도록 했다. 이 과정을 통해 함께 시간을 벌 수 있었다”고 했다.

실제로 고 목사는 이들에게 선교지에 가서 해야 할 일과 해서는 안 되는 일을 가르치고, 기도와 전도 등 영성을 중심으로 1년 정도 훈련시켜서 선교지로 보냈다. 이들은 장기선교사의 보호 아래 있긴 하지만 신변의 안전 외에는 청년들이 자체적으로 선교활동을 하도록 했다. 그런데 그 열매가 생각보다 훨씬 많은 것을 보면서 스스로 놀라웠다고 한다.

고 목사는 “중단기선교사들이 마인드만 바꾸면 할 수 있는 일들이 많다”면서 특히 장기선교사는 들어가기 어려운 나라에도 학생 또는 비즈니스의 문은 열려 있으며, 젊은이들이 언어와 문화를 배우는 데 더욱 유연한 점을 장점으로 꼽았다.

중단기선교지를 선택할 때에는 대학이 있고 가능한 언어군이 큰 곳, 장기선교사가 있는 곳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미래 선교사로서의 경험을 하는 것이 크기 때문에, 언어군이 큰 곳으로 가면 더 큰 꿈을 가질 수 있으며, 중단기선교사의 절반 이상이 장기선교로 나가기 때문에 현지에 장기선교사가 있는 곳을 선택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설명이다.

중단기선교의 핵심가치 셋, ‘즐거움·자발성·팀사역’

고 목사는 중단기선교의 핵심가치로 즐거움과 자발성, 그리고 팀사역을 꼽았다. 그는 “‘하여간 즐겁게 있다 오라. 그 나라의 문화와 언어를 배우고 재밌게 있다 오라. 맛있는 것도 많이 먹고 오라’고 조언한다. 선교지에 대한 좋은 추억이 남아야 선교사가 된다”고 했다.

그는 “젊은이들은 생각보다 할 수 있는 일들이 훨씬 많다. 모든 부분을 담당할 수는 없지만, 장기선교사들이 할 수 없는 부분을 해낸다. 친구를 사귀고, 친구가 어려울 때 기도해주는 일 등은 얼마든지 가능하지 않은가? 하나님께서 친히 구원의 역사를 행해 주신다”고 증거했다.

이어 “선교가 위험한 지역은 굉장히 어렵다. 그러나 안정된 지역은 문제가 생겼을 경우 추방될 뿐, 생명의 위협은 없다. 다만 이 원칙이 이뤄지려면 단기선교사와 장기선교사의 커넥션이 없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중단기선교 이후에 몇 가지 권하고 싶은 것으로 현지 취업을 꼽았다. 고 목사는 “대기업이 현지에서 10명 정도 채용하는데, 대부분의 경쟁률이 2:1, 1:1, 미달이다. 조금만 준비돼 있으면 취업이 쉽다. 해외 취업을 하면 4~5년 정도 자신의 비즈니스하면서 선교사로 남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해외 창업 청년 지원 등 정부나 기관에서 제공하는 훈련과 투자의 기회를 찾아볼 것을 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