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회 참석자들이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학회 제공

한국복음주의선교신학회와 한국선교신학회가 ‘다문화와 선교’를 주제로 8월 30일 인천 주안대학원대학교(총장 이광순)에서 공동학회를 진행했다. 이날 발표는 임희모(한일장신대)·장훈태(백석대) 교수가 맡았고, 이종우(백석대)·장남혁(서울장신대) 교수가 논찬자로 참여했다.

“다문화선교 패러다임 새롭게 해야”

먼저 ‘한국의 다문화적 상황과 다중적 다문화선교사 리더십’을 주제로 발표한 임희모 교수는 “현실적으로 외국인은 다문화적 개방과 차이의 존중을 한국에서 경험하고 있지 못하고 있다”며 “한국 당국은 다문화정책을 내걸지만 실은 동화주의 정책을 시행하고, 외국 이주민들이 이에 적응하기를 바란다. 이러한 상황에서 여러 다문화 이론이 생산되고 현장에서 실천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교회도 한국사회에 유입된 외국인 이주노동자와 국제결혼가정 등 이주민들의 고통과 아픔에 동참해 인권선교와 복지선교를 수행했다. 한국교회는 처음에는 이주노동자에 대한 인권선교에, 다음으로 정책적으로 재정 지원이 많은 국제결혼가정을 위한 사회복지적 다문화선교에 참여하고 있다”며 “그러나 프로그램 위주의 행사를 진행하거나 단일민족적 편견에 입각해, 이주민들을 비하하고 복지 지원을 함으로써 한계를 드러내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임희모 교수(가운데)가 발표하고 있다. ⓒ학회 제공

임 교수는 “우리는 다문화선교 패러다임을 새롭게 개념화할 필요가 있다”며 “늘 변화하는 한국의 다문화 상황에서 다중·다문화적 선교리더십이 필요하다. 한국의 다문화선교에 있어서 각 문화권에서 온 이주민들에게 문화적 접근을 할 경우, 그 다문화선교사는 전문적으로 각 문화권을 이해하고 심지어 국가문화를 숙지하고 이주민의 인격과 세계관과 정체성을 파악하여 이주민을 구원하는 복음 선교를 실시할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오늘날 개발도상국의 이주민들이 한국의 편리한 물질문명과 경제적 번영을 찾아, 노동자 혹은 국제결혼여성으로 입국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은 우리에게 좀 더 높은 수준의 윤리적·도덕적 요구를 하고 있다”며 “노동자로, 이주자로 입국한 자들의 친구가 되어 달라는 것이다. 이제 한국은 다문화사회에서 전 지구적 비전을 가지고 개발도상국 친구들의 문화를 인정하고 차이를 존중하고 공존하며 상생하는, 지구적 시민이 되어야 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아울러 “한국 기독교인들은 한국 문화 속에 뿌리를 두고 선교적 사명을 의식하며 살아야 하는 존재들이다. 뿌리가 뽑힌 듯 타국 땅과 문화에 정착해야 할 외국인 이주자들 역시 하나님의 관심 속에서 자기의 문화와 정체성을 유지하며 살았던 사람들”이라며 “이제 한국 기독교인들은 이들 이주민과 더불어 자기들의 문화와 정체성을 서로 나누고 차이를 인정하고 존중하며, 다양한 다문화사회를 지향하며 공존의 삶을 살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다문화 가정의 자녀문제와 한국교회의 선교교육 방안’을 주제로 발표한 장훈태 교수는 “한국 사회는 급속도로 다문화 사회로 변화하면서 문화적 충돌, 가치체계의 혼돈과 정체성 문제로 갈등을 겪고 있다”며 “특히 다문화 가정의 자녀들은 부모 중 어느 한쪽이 외국인이기 때문에 언어와 삶의 방식, 문화 등이 더 혼란스러울 수 있다. 부모의 의견과 언어, 사고의 차이, 가치체계 등을 자연스럽게 배우면서 한국적 사고보다는 포괄적 사고가 더 우세한 상황이다. 이러한 때 발생하는 정체성 혼란은 학교 교육과 멘토링, 교회의 관심과 교육을 통해 해결 가능할 정도가 됐다”고 진단했다.

▲장훈태 교수(가운데)가 발표하고 있다. ⓒ학회 제공

“다문화 자녀들의 고통 이해해야”

장 교수는 “무엇보다 교회는 다문화 공생의 철학을 갖고, 생활 전반에 걸쳐 친외국인 환경을 조성함으로써 사회적 갈등을 해소하는 데 앞장서야 할 것”이라며 “특히 교회는 성경적 다문화 정책을 펼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하는데, 그 길은 목회자와 성도들의 다문화정책에 대한 이해가 선행될 때 가능하다. 한국교회와 사회구성원들은 다문화 가정의 자녀들이 문화와 언어, 전통 등에서 겪는 고통을 이해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 내 다문화 가정의 자녀들을 이해하기 위한 방안으로 △해외 단기 선교 참여로 다양한 문화와 언어 등을 경험하고 △교인들이 이주 노동자·결혼자에 대한 선입견을 버리고 하나님의 형상을 지닌 자로 인정해야 하며 △교회는 다문화 가정 자녀의 정체성 문제, 자존감과 공교육 및 직업교육의 문제, 성교육 문제까지도 이해하고 돌보려는 책임감을 갖는 것 등을 들었다.

또 “다문화 가정 자녀들의 정체성 문제가 심각한 만큼, 한국사회 내 다문화 가정의 기독교 세계관 형성을 위해 한국교회 스스로가 다양한 시각에서 문화적 포용력을 가져야 한다”면서 “다문화 가정 내의 문화·언어가 다양하고 복잡한 현실을 인식하고 소통의 장을 마련해 주어야 한다. 한국교회는 다문화 가정 자녀 문제에 대해 인식적·감성적 차원으로 접근할 뿐 아니라 상황에 맞는 교육시스템 개발로 그들이 자존감과 정체성 문제를 극복하도록 도울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끝으로 장 교수는 “다문화 가정의 자녀 문제는 어느 한 가정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가 안고 가야할 절대적인 사명”이라며 “한국 사회와 교회는 보다 진취적 태도를 갖고 다문화 가정의 자녀들을 감싸 안는 마음이 필요하다. 그들을 차별하지 않고 더불어 살아가는 이웃으로 따뜻하게 포용하는 마음과 생각만이, 보편적 세계시민을 지향하는 선교적 교회를 만들어 갈 수 있다. 교회는 이들에 대한 봉사 프로그램 뿐만 아니라 예배·교육·교제·선교적 마인드 등, 교회의 모든 기능을 통한 다문화 사회의 통합을 위해 끊임없는 노력해야 한다”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