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순서대로) 박기영 목사, 김일생 집사, 김창제 목사. ⓒ신태진 기자

한국기독교군선교연합회가 13일(수)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에서 ‘병영문화 혁신과 종교의 역할’을 주제로 ‘병영문화 혁신을 위한 특별세미나’를 개최했다.

한국군선교연구소 소장 소강석 목사는 “병사들의 병영생활을 안정시키기 위한 군종활동의 중요성을 살펴보는 한편, 군대 사고 예방을 위한 한국교회의 과제와 역할을 조명해 볼 것이다. 특히 종교활동을 통한 새로운 병영문화 모델을 제시함으로써 군 현장에 접목할 수 있는 다양한 사례를 공유하고 발전시킬 수 있는 방법도 찾고자 한다”고 취지를 밝혔다.

연구위원 박기영 목사(육군군목/중령 예편)는 ‘사고 예방과 종교의 역할’이라는 주제의 강연에서 먼저 “종교활동의 활성화, 곧 신앙전력화를 통해 사고를 통계적으로 50% 이상 감소시켰던 사례가 있다. 1969년 한신 장군이 1군사령관에 취임한 후 전군신자화운동을 추진했는데, 사고자 수가 1970년 19,248명에서 1973년 9,041명으로 줄어든 것이다. 장병들의 종교 유무는 부대 내 사고율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임을 알 수 있다”고 했다.

박 목사는 사고 예방을 위한 방안으로 “종교활동이 활성화된 부대의 사고율이 낮다고 보고되고 있다. 또한 군종장교나 성직자들을 통한 사고 예방 활동이, 자살사고 예방에 기여한다는 실제 사례도 많이 있다. 그러므로 종교활동의 활성화와 보장을 통해서 장병들의 종교적 욕구 충족과 부적응 문제를, 군종장교나 성직자들을 통해 상담받음으로 사고 예방에 기여할 수 있어야 된다고 본다”고 했다.

또 “최근 우리 사회에서는 인권이 강조되다 보니, 종교가 없는 장병들에게 종교를 권면하는 것조차 인권침해라고 해서 종교활동 침체의 원인이 되고 있다. 무종교 장병의 인권은 강조하지만, 사고 예방에 긍정적인 종교활동 요인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 장병들의 인권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 안에서 1인 1종교 갖기를 한다거나, 군종장교의 고유한 업무 중에 하나인 종교교육의 활성화를 통해서 장병들의 인성을 순화시키는 일에 더욱 많은 시간을 할애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최근 몇 년 사이에 군인부대의 종교시설에 종교활동 참가자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주말 자유시간 확대 등 생활 패턴의 변화에 따른 영향도 있지만, 특정 종교를 강요하지 말라는 종교 자유 보장 분위기가 군 전반적으로 확산된 탓이 크다고 볼 수 있다. 문제는 이 같은 현상이 장병과 군종이나 군종장교 간의 접촉 뿐 아니라 보호관심 사병 등에 대한 돌봄 기회까지 감소시킬 수 있다는 것”이라며 “한 생명을 천하보다 귀하게 여기는 마음으로 군종장교와 군선교민간사역자들이 함께 힘을 합친다면 군 인명사고 예방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고 했다.

정책위원 김일생 집사(전 병무청장, 3군단장)는 28사단 사건의 원인으로 퇴행적 군 병영 문화의 발본색원 실패, 부대 내 전우 간 인화 단결환경 부재, 간부들의 관리 부실, 가학 성향자 조기 색출 실패, 초급간부에 대한 인사관리 부실/역량부족, 사회 병리 현상의 군대 유입, 천안함 사건 이후의 군 수행 임무의 높은 긴장감 등을 꼽았다.

김 집사는 기독교 군종 활동의 지향 방향으로 “군종장교가 없는 대대 이하 군종병의 활동 지원을 강화할 필요가 있고, 문제병사치유프로그램 진행에 대한 외부 교회의 지원, 민간 성직자의 부대 내 활동 지원을 해야 한다”며 “기독교가 장병 인성 함양과 사고 예방에 결정적으로 기여하고 있다는 인식이 강화돼야 한다”고 밝혔다.

연구위원 김창제 목사(육군대령 예편, 육군 9사단 백마기드온교회 담임)는 “특별히 대대급 병영에서 군종활동을 통해 장병들의 심성을 변화시키는 역할을 담당할 필요성이 있다. 물론 병영이라는 특수한 환경에서의 군종활동은 극히 제한을 받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어떻게 보면 그런 제한 속에서도 할 수 있는 활동의 범위와 내용 또한 대단히 크고 광범위할 수 있다고 생각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최근에 발생한 병영 내 악성사고를 생각할 때, 만약 사고가 발생한 그 부대의 지휘사각지대에 이와 같은 군종활동(목양)의 손길이 조금이라도 미쳤다면 그런 처참한 지경까지는 가지 않았을까 하는 진한 아쉬움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 그런 의미에서 진중교회의 목양사역(군종활동)은 정말 중요하다. 그러기에 가능한 모든 인적·물적 자원과 시간을 투입해서라도 이 활동을 강화해 한다”고 했다.

세미나는 사회 실행위원장 이정우 군종목사, 기도 연구위원 박종길 목사, 인사말씀 소장 소강석 목사, 문제제기 및 주제설명 총무 김대덕 목사, 발제, 질의응답, 폐회기도 연구위원 최석환 군종목사 순으로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