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천 목사(분당중앙교회 담임).

살다 보면 이것이 정말 내 모습인가 생각될 때가 있습니다. 내가 그리던 그림도 아니고, 내가 기대했던 내 모습도 아닐 뿐 아니라, 내가 나라면 이런 모습으로 있을 수 없다 생각되는 그런 모습으로 어느 날 내가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런 때 정신 차려야 합니다. 그것은 분명 내 모습이고, 또 그것을 받아들이고 수습하고 해결해 일어나는 것도 내 몫입니다. 이것을 인정해 일어나는 것도, 부정하여 지구상의 미아로 먼지처럼 떠도는 것도, 내 선택입니다.

살다 보면, 내가 전혀 원하지 않은 상황과 모습과 혼동 속에서 나 자신을 만날 때가 있습니다. 삶의 우환은 삶의 기회와 몰락을 동시에 품고 있음을 우리는 압니다. 불평하고 불만하고 부정한다면 우리의 고난은 길거나 영구할 수도 있습니다. 아파하며 진솔하게 받아들이고 그 속에 나 자신을 돌아보며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면, 삶은 의외로 하나님의 자비의 현장이 되어, 이제껏 체험하지 못했던 새 은혜를 부여합니다.

낮아질 때가, 낮추실 때가 있습니다. 일어나려고 해도 또 주저앉게 되고, 도무지 일어나지 못할 때가 있습니다. 이럴 때 계속 일어나려고만 하는 이는 어리석습니다.

그 순간에는 이미 우리의 힘이 약하여 일어날 수 없다는 뜻입니다. 쇠진한 힘을 소생할 시간과, 미약한 힘을 키울 시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장면 전환을 해야 합니다. 우리가 내 힘의 쇠진과 미약함을 느끼는 순간, 무장적적 힘만 쓰는 것은 어리석음입니다. 힘만 빠지고, 되지도 않고, 그래야 소용 없고 의미 없는 일입니다.

내 힘으로 안 될 때, 우리에게 가장 보편적이면서 또한 유일했던 길은, 주님께 가는 것입니다. 낮아져야 합니다. 주님께서 더 낮출 일이 없도록 더 낮아져야 합니다. 내가 낮아진 스스로 그곳에서 구덩이를 파서라도 더 낮아질 것 없도록 더 낮아져야 합니다.

주께서 화를 푸시기까지, 사람들의 공격의 화살이 무뎌질 때까지 더 낮아져야 하며, 그 낮은 곳에서 영적 능력과 실제적 삶의 회복을 이루며, 진보를 위한 새 시대를 열어야 합니다. 고통을 당하고도 진보의 길을 열지 못한다면, 그것은 너무나 슬픈 모습입니다.

사랑하는 성도님들, 어려움 당할 때 헤쳐 나오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을 잊지 마십시다. 하나님께서 불쌍히 여겨 주시기까지, 하나님께서 우리를 끌어올리시기까지 더 낮아지십시다.

/분당중앙교회 담임 최종천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