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길순 교수. ⓒ병원 제공

높은 기온과 습한 날씨, 아토피 피부염 환자에게는 겨울 만큼이나 건너뛰고 싶은 계절이다.

최근 알레르기 질환의 급증과 함께 유·소아에서 4-5명 중 한 명 꼴로 아토피 피부염 증상을 보이며, 심한 가려움증으로 인해 엄마와 아이가 밤잠을 설치는 일을 흔히 경험한다.

‘아토피피부염’을 잘 치료하기 위해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무엇보다 꾸준한 관리가 필요한 질환임을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 피부 증상이 없어졌다 하여 완치된 것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아토피 피부염은 잦은 재발을 반복하는 질환으로, 악화 요인에 노출되면 다시 증상이 발생하거나 심해진다.

특히 집먼지진드기나 곰팡이 같은 알레르기 물질에 노출되거나 땀, 옷, 비누 등의 자극에 의해, 감염이나 스트레스 등에 의해 악화되기 쉽다. 이런 악화 요인들은 개인에 따라 차이가 있으므로 알레르기 원인 검사나 상담을 통해 본인의 악화 요인을 확인하고 이에 대한 노출을 줄이도록 노력해야 한다.

둘째, 적절한 목욕과 지속적인 피부 보습을 시행해야 한다. 아토피 피부염 환자는 피부 장벽이 깨진 상태로, 피부 바깥쪽에서 미생물이나 오염 물질, 알레르기 물질 등이 쉽게 피부 내부로 들어와 피부의 알레르기 염증반응을 악화시키므로 피부를 깨끗이 해야 한다. 또 건조할 경우 피부 가려움증이 심해지므로 피부를 촉촉하게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목욕은 하루 1-2회 미지근한 물로 저자극성 약산성 비누나 아토피 전용 세제를 사용하여 약 10분 정도 하는 것이 좋고, 목욕 후 3분 이내에 보습제를 발라야 한다. 습도가 높다 하여 보습을 소홀히 하는 경향이 있으나, 여름철에는 자주 씻게 되고 그 결과 피부를 더 건조하게 만들 수 있다. 보습제는 무향, 무색소 등 자극 성분이 적은 것으로 개인에게 맞는 제형을 선택해야 하며, 하루 3회 이상 바르는 것이 좋다. 보습제와 약을 함께 바를 경우 제형 확인 후 로션→크림→연고→오일 순으로 피부에 발라야 하며, 순서를 지키지 않을 경우 약이나 보습제의 흡수율이 떨어져 치료 효과가 낮아진다.

셋째, 일관된 약물 치료를 유지해야 한다. 약제와 치료법을 자주 바꿔 치료하다 보면 오히려 병을 악화시키거나 약에 의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피부의 알레르기 염증을 가라앉히기 위해 ‘바르는 스테로이드제’가 많이 사용되며, 이 약은 약의 강도와 제형에 따라 여러 종류가 있다. 피부 병변 부위에 따라 적절한 강도의 약을 처방에 따라 사용할 경우 큰 문제가 되지 않지만, 전문 의료진의 처방 없이 무분별하게 사용하거나 보습제로 생각하고 남용하는 경우 부작용 발생 가능성이 높아 주의해야 한다.

또 스테로이드에 대한 잘못된 지식으로 지나치게 기피하는 것도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칠 수 있어 문제가 된다. 진물이 심해 피부 감염이 동반된 경우 일시적으로 항생제 치료를 해야 하며, 가려움이 심한 경우는 항히스타민제가 도움이 된다. 심한 아토피 피부염 환자에게는 면역 조절제나 광선치료, 알레르겐 특이 면역치료 등을 시행하기도 한다.

마지막으로, 아토피 피부염은 비염이나 천식 등 다른 알레르기 질환과 흔히 동반되기 때문에 이에 대한 치료도 함께 해야 한다. 부모가 알레르기 질환이 있는 경우 자녀도 아토피 피부염에 걸릴 가능성이 높으므로, 아이의 피부 상태를 잘 관찰하고 초기에 적절한 상담과 조치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최길순 교수
고신대복음병원 알레르기 내과
고신대복음병원 운영 부산광역시 아토피천식교육정보센터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