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벌쏘임으로 인한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일반적으로 벌쏘임 피해는 성묘(벌초) 시기인 추석 전후에 많았던 것을 고려해 볼 때, 7월 초순 ‘말벌주의보‘가 내릴 정도의 피해가 발생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이는 올해 들어 폭염이 지속되면서 말벌 개체수가 급증한 것이 주 요인이다.

‘말벌주의보’와 ‘알레르기’. 얼핏 아무런 관련성이 없어 보인다. 실제 많은 일반인들은 벌쏘임을 단순히 벌레 물림 정도로 인식한다. 벌에 쏘이면 쏘인 부위가 붓고 가려우며, 일시적 통증이 나타난다. 이런 반응은 정상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일부에게는 알레르기 반응이 일어날 수 있으며, 이 경우 반드시 병원을 찾아 적절할 처치와 상담을 받아야 한다. 실제로 지난 13일 울주군에서 밭일을 하던 76세 여성이 말벌에 쏘인 후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다는 보도가 있었다. 벌쏘임에 의한 알레르기 반응이 여성을 사망에까지 이르게 한 것이다.
 
벌쏘임에 의한 알레르기 반응으로는 전신 가려움증 및 두드러기, 부종, 복통, 어지럼증, 호흡곤란, 저혈압, 실신, 의식 소실 등이 있을 수 있으며, 특히 이런 반응들이 복합적으로 발생하는 아나필락시스(알레르기 쇼크) 반응은 생명에 위협을 초래할 수 있어 매우 위험하다. 게다가 알레르기 반응은 같은 원인에 재차 노출되면 증상이 재발되는 것이 보통인 데다, 이전보다 더 심한 반응을 일으킨다.

그러므로 벌쏘임에 의한 전신 알레르기 반응을 경험했다면, 재발을 막기 위해 의료진과 상담 후 면역 요법을 시행받는 것이 좋으며, 같은 증상 발생시 응급약으로 사용할 수 있는 ‘자가 에피네프린펜’을 처방받아 야외활동 시 소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벌쏘임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야외활동 시 긴 옷을 착용하고, 자극적인 향수나 화장품, 헤어스프레이 등의 사용을 자제해야 하며, 화려한 옷을 피하는 것이 좋다. 주변에 과일이나 음료수 등 단 음식을 두지 않아야 한다.

벌쏘임에 의한 알레르기 반응의 원인은 말벌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꿀벌이나 다른 벌들도 원인이 될 수 있으며, 일부 벌독은 개미독과 교차 반응을 일으키기 때문에 동일한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치료 목적으로 사용하는 봉침의 경우에도 벌쏘임과 동일한 알레르기 반응을 유발할 수도 있으니 주의가 필요하다.

/고신대학교복음병원 운영 부산광역시 아토피교육정보센터 김현정 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