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신대 유석성 총장과 튀빙겐대 하인츠 디터 아스만 부총장(왼쪽부터)이 협약서 교환 후 악수하고 있다. ⓒ서울신대 제공

서울신학대학교(총장 유석성 박사)가 550여년 역사를 가진, 독일의 명문 튀빙겐대학교(총장 베른트 엥글러)와 지난 4일 학술교류 협정을 체결했다.

이번 협정 체결식에는 서울신대 유석성 총장과 튀빙겐대 하인츠 디터 아스만 부총장, 위르겐 캄프만 신학부 학장, 위르겐 몰트만 명예교수 등이 참석해 학문적 연구와 신학 훈련에 있어 상호 유익한 관계를 증진하기로 했다.

한국의 신학대학이 500년 역사와 학문을 자랑하는 세계적 명문 튀빙겐대와 교류협력을 체결한 것은 매우 이례적으로, 유석성 총장의 글로벌 교류 강화 프로젝트가 결실을 맺은 것으로 분석된다. 이로써 유럽의 명문대와 아시아의 떠오른 신학대학은 교수와 학생교환·신학연구 등 학술교류협력의 물꼬를 텄다.

서울신대와 튀빙겐대는 이번 협정을 통해 교수 간의 교환을 증진하는 등 연구협력에 적극 나서고, 재학생 신학부 프로그램에도 이를 적극 받아들이기로 했다. 또 학술출판물을 교환하고 학문적 자문도 상호 제공하는 등 신학탐구의 모든 영역으로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유석성 총장은 “두 대학이 상호 밀접하게 협력하면서 교회와 사회에 기여하기를 희망한다”며 “이것으로 신학은 세상에 귀감이 되는 지혜, 즉 예수의 가르침 속에 있는 사랑과 정의, 그리고 평화를 실현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전했다. 유 총장은 이어 “100주년 기념관 내에 ‘튀빙겐 센터’를 만들어 글로벌 교육을 한층 더 강화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독일에서는 튀빙겐대학교를 비롯해 하이델베르크대학교와 예나대학교 등 3개 대학이, 미국의 하버드·예일이나 영국의 캠브리지·옥스퍼드처럼 역사와 전통을 자랑한다. 1477년 설립된 튀빙겐대는 독일 최고 국립대학 중 하나로 독일 5대 교육도시의 하나인 튀빙겐에 위치해 있고, 17개 단과대학에 70개 학과가 있다. 독일에서 개신교와 가톨릭 신학부가 함께 있는 몇 안 되는 대학이기도 하다.

특히 신학계에서는 튀빙겐대학교를 빼 놓고 ‘현대 신학사’를 논할 수 없을 정도이다. 우선 서양 철학사에 큰 영향을 끼친 헤겔(1770-1831)과 <예수전>을 쓴 슈트라우스, 현대 신학사를 빛낸 칼 바르트를 비롯해 루돌프 불트만, 폴 틸리히, 디트리히 본회퍼 등이 튀빙겐을 거쳐갔다. 이외에도 칼 하임이나 아돌프 슐라터, 알브레히트 헹엘, 헬무트 틸리케, 에른스트 케제만, 마르틴 헹엘, 에버하르트 융엘, 위르겐 몰트만 등이 공부했다. 가톨릭 쪽에서는 전 교황인 요제프 라칭거(베네딕토 16세)와 한스 큉, 발터 카스퍼 교수 등이 있다.

또 의학과 화학 분야에서 다수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했고, 1863년 독일 최초로 자연과학대학 개설, 1979년 독일 최초로 한국학 정규 학위과정 개설 등의 역사가 있다. 한국에서는 이규호 전 교육부 장관과 이기수 전 고려대 총장을 비롯해 300여명의 동문들이 활동하고 있으며, 신학부 동문으로는 유석성 총장을 비롯해 연세대 김균진 교수, 장신대 김명용 총장, 소망교회 김지철 목사, 경동교회 박종화 목사 등 30여명이 있다.

▲협약식 다음 날 열린 심포지엄에서 유 총장이 인사말을 전하고 있다. ⓒ서울신대 제공

특히 협정 체결 다음날인 5일 신학부 세미나실에서는 1차 학술교류 사업으로 ‘메가시티와 기독교’를 주제로 두 학교 간 공동 학술심포지엄이 개최됐다. 심포지엄에서는 서울신대 측에서 유석성 총장이 인사말을, 최현종 교수가 발표를 각각 맡았고, 튀빙겐대 측에서는 몰트만 박사 등 3명이 발표했다. 서울신대는 이를 위해 지난 3월 종교사회학회와 같은 주제로 공동학술대회를 열고, 관련 내용들을 논의했다.

유석성 총장은 심포지엄 인사말을 통해 괴테와 노자의 말을 인용하면서 “두 대학이 상호 밀접하게 협력하면서 교회와 사회에 기여하기를 희망한다”며 “이것으로 신학은 세상에 귀감이 되는 지혜, 즉 예수의 가르침 속에 있는 사랑과 정의, 그리고 평화를 실현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교류협정에는 지난해 서울신대 명예 석좌교수 학위를 받은 위르겐 몰트만 박사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몰트만 박사는 유석성 총장의 스승이다.

서울신대는 이번 튀빙겐 대학과 체결을 계기로 유럽과 미국 명문대학교 교류를 확대할 계획이다. 당장 독일의 또 다른 명문인 예나대학과도 교류협정을 추진 중이다. 현재 예나대와는 구체적인 내용을 담은 양해각서가 완성된 상태라 사실상 조인식만 남겨 앞두고 있다.

이미 일본 동지사대학교와 중국 길림사범대에서 국비 유학생의 길을 연 서울신대는 미국 예일대 등과도 교류협력을 추진할 방침이다. 서울신대는 세계 글로벌 명문대학으로 도약하기 위해 세계 명문대학들과 잇따라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