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주일이자 세월호 침몰 사고 후 처음 맞은 주일이었던 20일, 한국교회 강단에서는 깊은 슬픔과 아픔, 그리고 부활의 능력으로 말미암은 간절한 위로와 소망의 메시지가 선포됐다.

▲이정익 목사. ⓒ크리스천투데이 DB

신촌성결교회 이정익 목사는 설교에 앞서 “지난 주간 우리나라 전체를 어둡게 만든 사고가 있었다. 수많은 생명들이 희생됐고 아직도 해결되지 못하고 있다”며 “오늘 아침 모두 부활을 함께 맞이해야 하는데 안타까움이 있다. 가족들 상처가 오죽 크겠는가”라고 말했다. 이에 설교 전 2-3분 동안 그들의 가족들과 영혼과 전체 국민들에게 부활의 은혜로 회복의 은총이 주어질 수 있도록 함께 뜨겁게 기도할 것을 요청했다.

이 목사는 “하나님의 위로와 은혜를 더하시며 주의 말씀으로 복을 받게 하시고, 이번 사건으로 뜨거운 하나님 은혜를 체험하고 경험하는 축복의 시간 되게 하옵소서”라며 “부활의 주님께서 오늘 이 땅에 어두운 곳을 밝히시고 설움과 슬픔을 물러가게 하시며, 하나님의 영광만이 가득한 축복의 땅이 되게 해 주시옵소서”라고 기도했다.

이후 그는 “기쁨으로 맞이해야 하는데, 사실 참 무거운 마음으로 금년 부활절을 맞게 됐다”면서도 “그러나 주님 오늘 부활의 소식을 전해 주시고, 평강의 아침을 허락하셨다”고 말했다. 이 목사는 “부활로 말미암아 일대 혁신이 일어났는데, 이는 새로운 소망”이라며 “예수님의 부활은 일시적 소생이 아니라 영원한 생명으로 변화받은 모범을 제시해 주셨고, 지금까지 인간들이 풀지 못하는 가장 난해하고 극복하지 못한 죽음의 문제를, 예수님의 부활을 통해 우리 미래, 운명과 죽음의 문제까지 일거에 해결해 주셨다”고 강조했다.

▲이재철 목사. ⓒ크리스천투데이 DB

한국기독교선교100주년기념교회 이재철 목사도 “나흘 전 세월호 침몰로 제주도로 수학여행을 가던 안산 단원고 고등학생들을 포함해 많은 사상자와 실종자들이 발생했고, 선체는 아직까지도 바다 속에 침몰 상태 그대로 있다”며 “우리 이 시간, 잠시 동안 한 마음으로 희생자와 그 가족들에게 우리 주님의 은총이 함께해 주시기를, 구조 작업이 조속하고도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기를, 만약 아직까지 선체 속에 생존자가 있다면 꼭 산 채로 구조될 수 있기를, 그리고 구조대원들 가운데 더 이상 희생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주님께서 힘과 지혜를 주시기를, 침묵으로 함께 기도드리겠다”고 요청했다.

이재철 목사는 이어진 부활절 설교에서 “저마다 자기 십자가를 지고 가는 가련하고 슬프고 측은한 인생들에게 주님의 부활보다 더 큰 위로는 없다”며 “주님께서 죽음을 깨뜨리고 부활하셨기에, 부활하신 주님에 의해 우리가 죄와 죽음의 올무에서 벗어나게 되었을 뿐 아니라, 우리가 지고 살아가는 고생과 슬픔의 십자가가 찬란한 부활을 위한 전주곡으로 승화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목사는 “부활이 없었다면, 세월호 침몰 사건으로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분들이 억울하고 원통해서 어떻게 살아갈 수 있겠는가”며 “그러나 주님께서 부활하셨기에, 부활하신 주님 안에서는 새로운 삶의 힘과 소망과 위로를 얻을 수 있다”고 전했다. 그는 “주님 밖에서 지는 세상의 십자가는 수고와 슬픔과 고생의 십자가, 끝내 허망한 죽음의 십자가로 마침표를 찍을 뿐이지만, 부활하신 주님 안에서 지는 십자가는 반드시 새로운 생명과 부활로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종화 목사. ⓒ크리스천투데이 DB

경동교회 박종화 목사는 20일 주일예배 설교를 통해 “부활절을 앞두고 이 나라와 사회에 엄청난 비극이 벌어졌다. 수난주간이 정말 수난으로 꽉 찼다”며 “진도 앞바다에서 죽어가는 자식들을 보며 부모들은, 또 선생님들과 국민들은 얼마나 가슴을 졸일까”라고 말했다.

이어 “죽음 자체도 굉장히 힘들지만 죽음을 생각하는 것, 죽음을 눈앞에 두는 것, 그것과 맞서 싸우는 것, 이 모든 과정이 너무 아프다”며 “수많은 젊은이들이 진 작은 십자가가 골고다 언덕에서 예수님께서 지신 십자가와 포개졌으면 한다. 그래서 어린 생명들이 십자가에서 끝나지 않고 주님의 부활에 동참했으면 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 소망을 하나님의 모든 백성들 앞에서 고백하고 싶다”며 “‘하나님 살려주세요, 바다에서 못 살리면 하늘나라에서 살려주세요’ 이 소망은 이미 2천년 전 골고다 언덕에 있던, 예수님의 십자가를 바라보던 사람들의 소망이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최이우 목사. ⓒ크리스천투데이 DB

종교교회 최이우 목사는 ‘절망 가운데 찾아오신 부활의 주님’(요 20:19~20)이라는 제목의 설교에서 “2014년 부활절은, 2000년 전 예수님의 제자들이 첫 번째 부활절을 맞이하는 분위기 속에서 드리는 것 같다”며 “16일 진도에서 침몰된 세월호로 인해, 대한민국 국민들은 슬픔과 분노와 원망과 안타까움이 가득한 밤을 지새우고 있다. 대한민국 전체가 침몰한 세월호의 작은 방에 갇혀 있는 것처럼 답답함 속에서 부활절을 맞았다. 예수님의 처참한 죽음 뒤 부활절 아침도 오늘과 비슷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안타깝게 생사를 알 수 없는 사람들의 생환을 기다리는 가족들, 그리고 이 땅의 모든 백성들의 아픔과 고통을,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위로해 주시고, 부활의 생명으로, 새로운 소망으로 일으켜 주시기를 기도한다. 지난 금요일 새벽기도 중에 세월호에 갇혀 있는 300여명의 사람들이 눈앞에 보였다. 물이 가슴과 턱에까지 차오르지만, 피할 길이 없다. 그들의 마지막 절규를 생각하며 계속 울었다”며 “닦아도 계속 흐르는 눈물 속에서 그리스도인들의 모습을 생각했다. 숨이 목에까지 차오르는 순간에 죄를 용서해 달라고 주님의 나라에서 함께 만날 것이라고 말하고 최후를 맞이했을 믿음의 사람들을 생각했다”고 했다.

또 “세월호가 침몰하는 순간에 많은 사람들을 배 안에 남겨두고 빠져나온 선장과 선원들에 대해 국민들은 증오·분노·정죄하고 있는데, 나는 기도 중에 그들 속에 있는 나 자신의 모습을 생각했다. 내가 선장이었다면 어땠을까. 하나님께서 이번 부활절을 통해 이 땅에 사는 모든 사람들의 마음속에 책임과 의무를 감당할 수 있는 양심을 부활케 해주시기를 바란다. 선한 양심이 예수님의 능력으로 부활되기를 기도했다”고 했다.

▲삼일교회 송태근 목사. ⓒ크리스천투데이 DB

삼일교회 송태근 목사는 “오늘도 주님은 하나님의 교회 공동체에 갈릴리로 갈 것을 명령하시는데, 갈릴리는 저주와 비난, 배척과 멸시, 조롱과 모욕을 받는 인생들이 살아가는 곳”이라며 “누군가의 도움 없이 존재할 수 없는 슬픈 곳으로 가라는 말씀”이라고 전했다.

송 목사는 “지금처럼 한국교회가 만신창이가 돼 있고 역사 가운데 욕을 먹은 적이 없었다”며 “교회의 영광과 그리스도의 명예와 영광이 땅바닥에 내동댕이쳐져 있는데, 이 잃어버린 영광을 되찾기 위해서는 우리의 모든 에너지를 모아 개인과 교회가 갈릴리로 가서 예수님을 만나, 종합적이고 포괄적인 부활이 일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삼일교회는 예배 후 “슬픔을 당한 이 민족과 특별히 진도에 침몰되어 생사조차 알 수 없는 이들을 위해 기도하자”고 요청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