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박의원 노태성 원장. ⓒ노박의원

요즈음 필자는 교회에서 매주 토요일 열리는 비전스쿨에 다니고 있다. 이 나이에 무슨 비전이냐고 말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이 프로그램에 등록하고 다니면서 새롭게 나의 비전에 대해 생각해 보고, 또 새로운 각오를 다지게 되는 기회가 되고 있다.

비전은 영어로 ‘vision’이라고 쓰는데, 단어의 뜻 그대로라면 ‘본다’이다. 무엇을 어떻게 어떤 시각으로 보느냐가 중요한 문제이다. 여기에 대한 강의를 7주간 들으며 그동안 내가 가졌던 비전이 올바른 것이었는지 생각해보고, 남아 있는 삶 속에서 그 비전을 또 어떻게 구체화시켜 갈 수 있을까를 고민해보고 기도해보는 시간이 되고 있어 열심히 예배와 강의에 참석하고 있다.

삶을 살 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희망적인 비전을 가지고 계획을 세워 살기를 원한다. 물론 아무런 생각 없이 하루하루를 그저 산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우리 모두는 생각을 가지고 살기 때문에 하루의 계획, 1주일의 계획, 한 달의 계획, 1년의 계획 등을 세워 실천을 해보고자 하며 나름대로 힘써 살아간다. 비전과 계획은 그 사람의 처한 환경, 나이, 재능, 바라는 것 등에 따라 모두 달라질 수밖에 없지만, 다들 본인이 생각하는 최고의 선을 위해 노력하며 살고 있다.

이렇게 애쓰고 땀을 흘리며 살아 보려 하지만, 우리의 삶 속에서 뜻하지 않은 일들이 생기게 마련이다. 좋은 일들이 일어나 승승장구하게 되기도 하고 특별한 일이 없이 평탄하게 살기도 하고 어떨 때는 어려운 일이 예기치 않게 찾아와 자신이 가진 비전과 계획에 큰 차질을 주게 되기도 한다. 여러 일들 중 자기 자신의 계획에 큰 영향을 주는 요인 중에 하나는 건강이다. 아무리 좋은 비전과 계획을 가지고 일을 한다고 하여도 불의의 사고나 암과 같은 질병이 찾아오게 되면 모든 일들이 어렵게 된다. 본원에는 각종 병만큼 또 다양한 계층의 환자분들이 찾아온다. 훌륭한 비전을 가지고 좋은 일을 하고 있지만 담도암으로 고생하시는 목사님, 꽃다운 나이에 갑자기 자궁암을 진단받은 대학생, 원인도 모른 채 가슴에 통증을 느껴 병원을 찾아 갔더니 흉선암이라는 20대의 아가씨 등등.

암이 찾아오게 되면 환자분들은 많은 변화를 겪게 된다. 일단 본인이 하고자 했고 하고 있는 일들의 수정이 불가피해질 수밖에 없다. 큰 고난일 수밖에 없는 암을 대하면서 생각도 많이 바뀌어, 평소엔 생각하지도 않았던 삶의 근원적인 문제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게 된다. 남아 있는 삶이 얼마 되지 않음을 알게 되면 그전에 중요하던 것들이 이제는 의미가 없어질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정말 중요한 것은 “내가 누구인가” 하는 문제와 “나는 왜 세상에 오게 되었는가” 또 “나는 어디로 가는가”의 문제일 수도 있다. 여기에 집중하면 다른 문제들은 하찮게 생각될 수도 있다. 사람은 고난을 당하면 인내를 배우게 되고 이를 통하여 성숙해질 수 있다. 암을 극복해내면 평소의 건강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된다.

암을 진단받고 투병 중인 환자분들을 보면, 처한 입장과 병의 경과에 따라 엄청난 스트레스와 함께 불안증·우울증·불면증 등의 증상과 암의 합병증, 항암이나 방사선 치료 등에 따른 부작용으로 고생이 말이 아니다. 거기에 더하여 치료에 따른 경제적인 부담에 따른 스트레스도 몹시 크다. 

이때 우리는 하나님께 부르짖고 구하여야 한다. 하나님과 또 사람 사이의 관계에서 막혔던 것들을 회개함으로 풀고, 필요한 모든 것들을 아뢰고 병이 낫기를 간구하여야 한다. 또 병이 오게 된 원인을 생각해 보고 이를 고치도록 노력하며 기도를 부탁하여 합심으로 기도하여야 한다. 생각하기에 따라 암과 같은 힘든 시련도 우리에게는 복이 될 수 있다. 왜냐하면 고난을 통해 평소에는 세상일로 너무 바빠 떠나지 못했던 일상의 번잡함에서 벗어나, 투병 중에 하나님께서는 내가 무엇을 하기를 원하시는가를 생각해 볼 수도 있고 하나님의 시각으로 바라본 나의 앞으로의 삶을 생각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비전은 말 그대로 보는 것이다. 어려운 때일수록 우리는 기도하며 찬송하며 하나님의 말씀을 읽고 묵상하는 가운데 앞으로의 나의 모습을 주님 안에서 볼 수 있어야 한다. 모든 것이 가능하고 모든 좋은 것을 예비하고 계신 주님께서는 우리가 간구할 때 기꺼이 주시기를 원하신다. 기도하지 않고 믿음을 가지지 않으면 하나님은 역사하실 수가 없다. 우리는 우리가 원하는 것을 그것이 무엇이든 올바르게 힘써 구하자. 찾고 구하고 두드리면 주께서는 주시기를 기뻐하신다는 믿음을 갖자. 세상적인 비전을 버리고 참으로 주님을 만나 주께서 주시는 비전을 갖고 행복하게 남아 있는 삶을 살 수 있도록 주님께서 복 주시기를 기도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