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론보다 진화론을 믿는 이들이 더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갤럽이 지난 13과 16일 2일간 전국 만 19세 이상 남녀 613명에게 인류의 기원에 대한 의견을 물어본 결과 ‘인간은 다른 생물 종에서 진화했다’(진화론)는 응답(45%)이 ‘인간은 신의 의해 창조됐다’(창조론)는 응답(32%)보다 많았다. ‘창조론’과 ‘진화론’ 중 어느 쪽도 선택하지 않은 경우는 23%였다.

지난 2001년 동일한 조사에서는 ‘인간은 신에 의해 창조됐다’는 견해(36%)가 ‘인간은 다른 종으로부터 진화했다’(29%)보다 많아 창조론이 우세했었다. 지난 10여년 동안 진화론을 믿는 응답자는 늘어난 반면, 창조론을 믿는 응답자는 다소 줄어든 것이다.

개신교와 천주교 신자들은 인류의 기원으로 ‘창조론’을 꼽는 경우가 많았다. 또 개신교 신자(133명)의 75%, 천주교 신자(65명)의 42%가 ‘인간이 신에 의해 창조됐다’고 응답해 천주교보다는 개신교가 창조론을 더 믿고 있었다.

반면 ‘인간이 다른 생물 종에서 진화했다’는 견해, 즉 진화론을 믿는 응답자의 비율(개신교 14%, 천주교 31%)은 천주교가 더 많았다. 불교 신자(131명 중 46%)와 종교가 없는 사람(278명 중 63%) 중에서는 ‘진화론’이 우세했다.

성별로 보면 남성은 ‘진화론’ 51%, ‘창조론’ 26%로 ‘진화론’을 꼽은 경우가 더 많았으나, 여성은 ‘창조론’ 37%, ‘진화론’ 40%로 두 견해가 비슷했다. 한국갤럽측은 이 같은 결과에 대해 “남성보다 여성 기독교 신자가 많은 것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연령별로는 저연령일수록 진화론을 믿는 경우가 많아 20대는 63%, 30대는 55%, 40대는 48%가 ‘진화론’을 지지한 반면 60세 이상에선 ‘창조론’(30%)을 믿는다는 응답이 더 많았다. 50대에선 ‘창조론’(38%)과 ‘진화론’(41%)이 비등했다.

고등학교 과학교과서에 진화론의 근거로 시조새 내용이 ‘계속 실려야 한다’는 주장은 42%로 나타나 ‘삭제돼야 한다’(19%)는 주장보다 우세했다. 모르겠다고 답한 응답자는 39%였다.

시조새 관련 내용이 ‘계속 실려야 한다’는 견해는 60세 이상을 제외한 전 연령에서 ‘삭제돼야 한다’는 주장을 앞섰다. 특히 20~30대 젊은 층은 ‘계속 실려야 한다’는 응답이 절반 이상으로 나타났다.

불교(42%)와 천주교(42%) 신자, 종교가 없는 사람(47%)들 중에선 과학교과서에 시조새가 ‘계속 실려야 한다’고 답한 비율이 더 많았다. 이와 달리 개신교 신자들 중에선 ‘계속 실려야 한다’(30%)와 ‘삭제돼야 한다’(31%)는 두 견해가 팽팽히 맞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