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반대하는 촛불시위가 한달이 넘게 계속되는 가운데 서경석 목사(기독교사회책임 공동대표)가 13일부터 촛불시위가 시작된 청계광장에서 매일 오후 6시부터 2시간 동안 촛불시위에 반대하는 1인시위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서 목사는 ‘청계광장 1인 시위를 시작하면서 드리는 편지’에서 “연일 이뤄지는 촛불시위는 한편으로 국민의 광우병에 관한 염려를 전달한 점에서 의의가 있지만, 지금과 같은 양상은 국가 장래를 위해 전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현장에서 이러한 뜻을 밝히고자 한다”고 밝혔다. 서 목사는 “제가 1인시위를 하면 현장에서 시위대로부터 많은 수모와 곤경을 당할 수도 있지만, 이렇게 행동하는 것이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애국행위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서 목사는 조선족 문제로 24일간 단식하다 이틀 전 단식을 끝내 몸이 아직 회복되지 않은 상태다.

서 목사가 밝힌 촛불시위 반대 이유는 네 가지다. 첫째, 이번 촛불집회는 정당한 측면이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MBC와 KBS 등 언론의 과장보도와 인터넷에서의 괴담유포 등으로 광우병의 위험이 너무 과장됐기 때문이다. 서 목사는 “이제는 공영방송이 합리적인 토론을 통해 지금의 난국을 푸는 일에 앞장설 뿐만 아니라, 순수한 의사표시를 넘어 정치선동 집회로 변질되고 좌파적 주장의 선전장이 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며 공영방송의 각성을 촉구했다.

둘째는 광우병으로 인한 국민 불안이 아무리 크더라도 수도 서울의 한복판에서 불법집회가 장기간 방치돼 법치(法治)가 부정되고 있기 때문이다. 서 목사는 “불법시위를 공권력으로 제압하는 것을 마치 경찰이 잘못한 것처럼 보도하는 일부 언론의 태도는 대단히 잘못됐다”고 비난했다.

셋째, 재협상만이 유일한 해결책이라는 주장이 옳지 않기 때문이다. 서 목사는 이에 대해 “협상 자체를 완전히 백지화하는 결정은 우리를 후련하게 할 수는 있어도 이후 있을 모든 국제협상에서 한국은 믿을 수 없는 국가로 낙인찍혀 엄청난 국익의 훼손을 감수해야 한다”며 “제일 좋은 방법은 지금의 여론을 배경으로 추가협상을 최대한 진행해 국민건강에 조금도 부족함이 없는 실질적 재협상 효과를 얻어내는 것”이라고 밝혔다.

넷째, 재협상을 하지 않을 경우 이명박 정부가 퇴진해야 한다는 주장이 옳지 않기 때문이다. 서 목사는 “우리는 그동안 이명박 정부의 코드인사와 밀어붙이기식 정치를 엄중하게 비판해 왔다”며 “이제 이명박 정부는 개각과 인사쇄신을 통해 새롭게 거듭나려 하고 있고, 그렇다면 앞으로 어떻게 새로운 정치를 펼지 지켜보는 것이 옳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쇠고기 문제를 마무리하는 문제는 정부와 국회에 맡겨야 한다”며 이 사안은 퇴진사유가 될 수 없다고 밝혔다.

서경석 목사는 “저와 생각을 함께하는 분들은 저와 함께 반대집회에 참가해 주시기를 호소한다”며 글을 마무리했다. 서 목사는 지난 10일 있었던 집회에 불참한 것에 대해서는 “당시 단식 23일째라 나갈 수 없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