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장복 총장(한일장신대학교)

설교자가 하나님의 말씀을 성도들에게 공급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세 가지 단계를 통과해야만 한다. 이제 그 세 가지 과정 중 두 번째인 ‘주해’에 관해 말해 보겠다. 주해는 성경 본문이 지금 여기의(here and now) 역사 속에서 무엇을 말씀해 주고 있는지를 찾아내는 일이다.


이 과정에서 설교자에게는 깊은 명상과 기도가 필요하며, 하나님의 진리를 볼 수 있는 눈과 들을 수 있는 귀가 필요하다. 여기에서 바로 말씀을 통한 하나님과 설교자와의 개인적인 관계가 형성되고, 이 순간에 소중한 메시지를 부여받아 메시지가 선포될 현장을 찾게 된다. 다시 말해, 주어진 본문으로부터 설교자 자신이 아무런 메시지를 듣지 못하고서는 올바른 설교를 할 수 없다. 그러므로 설교자는 이 과정을 통하여 다음과 같은 질문을 해야 하고, 그 대답들을 경청하도록 해야 한다.

◇하나님은 이 본문 속에서 무엇을 계시하고 있는가?
◇나 자신과 나의 양들은 어느 지점에 서서 이 설교의 말씀을 듣고 있는가?
◇이 말씀 속에 나타난 하나님과 나는 어떻게 해야 성공적인 만남을 이룰 수 있는가?

모름지기 설교자는 이상과 같은 질문을 하면서 메시지의 주인이신 하나님 앞에 초라한 한 인간의 모습을 숨김없이 나타내고 그 응답을 받아야 한다. 여기에서 주어진 응답들은 지체 없이 정리되어야 하고 앞서서 나온 자기 영상들과 연결시켜 설교의 골격을 세워나가기 시작해야 한다.

이 지점에서 주어진 메시지는 살아 계신 하나님이 자기의 종을 통하여 자기 백성들에게 주시는 긴급한 말씀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겸손한 설교자의 자세가 필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이 과정에서는 말씀과 설교자와 그 말씀을 전달받을 회중이 삼각관계를 갖고 새로운 대화의 현시가 이룩되어야 한다.

본문의 메시지를 명확하게 발견하고 그 가운데서 대면하는 하나님 앞에 설교자 자신과 그 회중을 비추어 보며, 거기에서 설교자가 먼저 말씀의 화신이 되는 감격적인 체험을 할 수 있다면 이것은 훌륭한 주해의 결실이라 아니할 수 없다. 클라이드 팬트의 “말씀과의 밀착이 설교자 안에서 먼저 형성되지 못하면, 그 메시지는 결코 말씀의 화신을 이룰 수 없다”는 주장은 너무나 당연하다.

여기서 부언해 둘 문제는, 설교의 주제를 이미 정한 후 본문을 연구하고 주해를 해 나가는 경우이다. 이미 설정된 주제와 본문이 자신이 생각한 것과 일치점을 이루지 못했을 때 설교자는 어떤 자세를 취할 것인가의 문제이다. 이 때에 설교자는 주제를 바꾸든지, 아니면 본문을 바꾸든지 하는 솔직한 결단이 필요하다.